Oh! Joyful world:변형된 세계

강지만_윤기원_이재열展   2022_0719 ▶ 2022_1023

강지만_into the holic_장지에 돌가루, 채색_130×90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성인 8,000원 / 초·중·고등학생,65세 이상 6,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상원 미술관 LEESANGWON MUSEUM OF ART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화악지암길 99 (지암리 587번지) Tel. +82.(0)33.255.9001 www.lswmuseum.com @lswmuseum

1. 순진해 보이는 인물이 있다. 큰 머리에 작은 몸, 단순한 형태로 다듬어진 인물은 상상인지 꿈인지 모를 상황 속에 놓여있다. 거의 대부분 강아지 또는 다른 동물들과 함께하고 있다. 밝은 오렌지색상의 머리칼과 우화적인 상황 표현으로 인해 동심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작품 전체 색상은 따뜻하고 밝다. 얼굴 표정을 통해서는 속마음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인물은 놀이 중일 때도 있고 들판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을 때도 있다. 곧 닥쳐올 커다란 파도를 앞에 두고 있거나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낯선 장소에 내의만 걸치고 있는 모습도 있다. 다른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장난기 가득한 어린이를 연상케 하는 인물처럼 다른 생명체들도 익살맞아 보인다. 크기는 인물보다 작지만 전체 구성에서는 인물과 동등한 존재로 다루어진 느낌이다. 작품은 자화상의 성격을 띠고 있다. 작가의 심리상황, 일상 속 주변을 대하는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장지에 돌가루를 두껍게 올린 후 다양한 안료로 채색하여 만들어진 회화의 표면은 단순한 형태와 밝은 색감에도 불구하고 빈틈없고 묵직한 느낌이다. 형태를 매만지고 색채를 쌓아올릴 때 조형적으로 최적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장시간 심혈을 기울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강지만_vacation_장지에 돌가루, 채색_127×82cm_2008
강지만_바람_장지에 돌가루, 채색_85×120cm_2015

2. 매끄러운 표면과 단순한 검은 외곽선으로 그린 인물화는 형광빛 마저 감도는 발랄한 색상을 내뿜고 있다. 푸른 눈에 하늘색이며 보라색, 오렌지색 머리칼. 인물은 얼굴을 위주로 그려졌다. 그림속의 인물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작가의 친구, 지인, 동료, 프로젝트의 일원이었던 사람들이다. 검은 외곽선은 2D만화를 연상시키고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화려한 색상을 사용하고 단순한 평면으로 표현했다. 형식상 팝아트를 연상시킨다. 팝아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적극 수용하는 반면 이 인물들은 인기스타는 아니다. 작가의 아주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관계의 폭이 넓어지면서 새롭게 접하게 된 인물들이다. 표현방식은 작업 초기인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일관되었지만 생생하게 살아있는 실제 인물을 그린다는 것은 작가에게 늘 새로운 도전이자 만남이 되지 않았을까? 작품은 실제 대상을 두고 그려졌지만 어디선가 보았음직하다. 팝아트라는 형식 자체가 미술에서 보편화되었고, 평범한 인물의 평범한 모습이기에 그렇다.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실질적 초상화라 할 수 있는 이 작품들이 시간이 거듭되면서 어떤 조형적 또는 내용적 변화를 겪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윤기원_Democrac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560cm_2017
윤기원_H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9.4×130cm_2013
윤기원_윤정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20

3.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기기묘묘한 생명체들이 자연을 배경으로 부유하듯 유영한다. 제목에 쓰인 몽(夢)이란 단어는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열쇠가 된다. 작가는 아주 작은 생명체(예를 들면 벼룩, 개미, 벌 등)를 관찰하면서 생명 자체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핵심은 인간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산수몽」속에는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 초기에는 실제 존재하는 동식물을 모티브로 하여 변형과 왜곡의 과정을 거쳤고 최근에는 아예 외부대상과는 연결점이 없는 상상의 존재들이 만들어진다. 독특하고 다채로운 별종들은 작가의 비밀스런 작은 노트에서 탄생한다. 가로 크기 4m가 넘는 커다란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제목처럼 작가의 꿈속에 들어와 거니는 느낌이 든다. 동양의 선조들은 산수화를 통해 관념의 세계이자 이상 세계를 화면에 펼쳐놓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 신선이며 나그네가 되어보기를 하였다고 하는데, 이 작품들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이재열_산수몽_장지에 아크릴채색_100×70cm_2022
이재열_산수몽_장지에 아크릴채색_91×73cm_2022
이재열_산수몽_장지에 아크릴채색_203×417cm_2022

0. 강원도 문막에 작업실을 두고 20여 년간 회화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세 작가의 작품들이다. 이들은 각자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감수성을 토대로 작업하고 있다. 상상의 세계, 일상속의 감정과 소소한 일과(日課), 자신과 연결된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들이다. 작품들은 밝고 위트 있다. ● 현대미술은 20세기에 극단적으로 미술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내달리다가 이제는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예술가들의 생각을 풀어놓는 '행위'가 되었다. 예술작품은 작가의 의도가 중요해졌기에 결과물인 작품의 형식적 완결성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작품의 의도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사회학적 이론들이 작품으로부터의 감성과 경험을 압도하기도 한다. 미술활동은 창작의 영역이라는 사실로 인해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한 기발한 아이디어나 감각적인 충격을 요구받기도 한다. 지금의 미술은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비관적이 되거나, 살아남기 위해 상업화되기 쉬운 조건하에 있다. 미술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소 부정적인 단면은 가치의 혼돈이라는 시대의 상황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그에 비한다면 조그마한 시골마을에서 묵묵히 자기 작업에 몰두하는 세 작가들의 작품들에서 경쟁적이거나 히스테릭한 면모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경쾌하고 가뿐한 정서가 지배적이다. 작품은 과장도 비난도 없이 각자 경험과 감수성의 뿌리를 따라 일리(一理)있는 세계를 펼쳐 보여주고 있다. 시대를 거울처럼 반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가치를 선택하여 현실을 변형한다. 이 작품들에는 평범하고 작은 것들에 대한 소중함이 내재하고 있다. 따스하고 밝은 정서의 기저에는 그렇지 못한 현실을 향한 안타까움 보다는 조심스런 희망이 자리한다. ● 희망을 느끼는 이유는 작품의 형식과 내용 때문만은 아니다. 작가들의 작품을 대하는 성실한 노력과 꾸준함이 든든하게 받쳐주기 때문이다. 생명과 관계에 대한 존중의 의지가 작가들의 상상력과 만나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래에 펼쳐질 현실 세계의 변화가 얼마만큼 상상을 초월할지 알 수 없고 증강현실이나 메타버스 같은 기술 차원의 변동을 예측하는 뉴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급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형태와 색상과 질감을 통해 회화의 세계에는 이미 무한히 다양한 차원의 세상이 존재하고 있었다. ■ 이상원 미술관

Vol.20220719b | Oh! Joyful world:변형된 세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