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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展 / KIMJUNGIN / 金正仁 / painting   2022_0803 ▶ 2022_0823 / 월요일 휴관

김정인_견고한 이미지 관계망1 A solid network of images 1_캔버스에 유채_181.8×227.3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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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2022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 선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주최,후원 /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서울혁신파크 SeMA 창고 SEOUL INNOVATION PARK_SeMA Storage 서울 은평구 통일로 684 1층 전시실 Tel. +82.(0)2.2124.8800 sema.seoul.go.kr

오늘도 더딘 호흡으로 그려 나가는 그림 ● 김정인은 2017년경부터 회화 작업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작업은 그보다 더 오래전에 그렸다고 해도 믿을 법하다. 화면 전체를 뒤덮는 회색조의 톤에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유화 물감이 뿜어내는 물질성 등이 어우러져 만드는 분위기는 지금까지 많은 회화 작업들을 감상하며 기억에 쌓여온 어떤 익숙함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척이나 오래된 미술 매체임에도 회화가 가진 매체로서의 가능성은 아직 고갈되지 않았고, 회화를 재창안하려는 시도는 그래서인지 갈수록 새로운 실험적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김정인의 작업이 어쩐지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이유는 기발한 재료를 끌어온다거나, 다른 분야와 융합한다거나, 혹은 가상 세계와 연결하는 등 회화에서 벌어지는 각종 미래적인 시도를 보는 데 우리의 눈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인_이미지 연대展_SeMA 창고_2022
김정인_견고한 이미지 관계망2 A solid network of images 2_캔버스에 유채_181.8×227.3cm_2022

1. 작가가 회화를 대하는 태도는 그의 작업 세계 전반과도 마주 닿아 있다. 여러 매체 가운데 회화를 고수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상을 캔버스에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기억이 대상을 편집하는 시간을 존중하고, 이미 그려 놓은 부분에 이후 무언가를 덧대거나 다시 그리는 등 화면은 한 번 붓을 놓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고, 수정하며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작가가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도록 허할 때 가능한 과정이다. 이러한 '더딘' 습성은 매체에 대한 입장이면서 동시에 작가가 살아가고 싶은 삶의 속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느릿한 호흡으로 살아가기에 세상은 개인에게 끊임없이 변화를,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강요한다. 그래서 세상의 폭력적인 속도에 작가가 키워온 '저항성'이 작품 세계를 읽을 키워드가 된다.

김정인_견고한 이미지 관계망3 A solid network of images 3_캔버스에 유채_181.8×181.8cm_2022
김정인_이미지 연대展_SeMA 창고_2022

2. 김정인이 지향하는 '저항성'은 어떤 감각일까? '저항'은 미술에서 명확한 계보와 뉘앙스가 굳어진 선명한 개념으로, 권력을 향해 저항했던 예술적 실천을 가리킨다. 김정인은 본인 작업의 좌표를 미술사에서 찾으며 멕시코 벽화운동, 문화대혁명 이후의 변화한 중국미술, 국내 민중미술 등을 계보로 제시하는데, 이는 미술계에서 통용되는 저항의 개념을 대표하는 역사적 사례들이다. * 이러한 선례들이 갖는 명료한 저항의 기호를 김정인의 작업과 비교하자면, 권력을 비판한다는 일반적인 선에서 갖는 유사함만큼이나 명확해지는 것이 둘 간의 차이점이다. 미술의 기존 맥락에서 '저항'은 국가, 식민세력, 자본주의, 세계화, 재개발과 같이 표적으로 삼은 대상과 내용이 구체적이기에 긴장의 날이 예리하게 서 있는 반면, 김정인이 이야기하는 '권력'은 구체적이기보다는 포괄적인 존재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저항성'은 다른 해석을 요청한다. ● 저항은 소재의 선택에서도 드러난다. 작가가 주로 서울의 뒷골목을 배회하며 찾는 그림의 재료는 시대의 흐름에서 소외된 것들이다. 댕강 잘려 버려진 나뭇가지, 한때 우아함을 뽐냈지만 초라하게 길가에 버려진 삼미신 조각상은 어딘가 이 시간을 버거워하며 버텨내고 있었던 기색이 역력하다. 낡고, 바래고, 지친 존재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며 스스로를 투영하는 그림은 대담한 사회적 발언이라기보다는 현대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심리적인 초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정인_견고한 이미지 관계망4 A solid network of images 4_캔버스에 유채_181.8×181.8cm_2022
김정인_이미지 연대展_SeMA 창고_2022

3. 시대의 속도감을 서울만큼 극명하게 보여주는 도시가 또 있을까? 수많은 작가들이 현대 서울의 모습을 다각도로 포착해왔다. 재개발로 변해가는 모습을 저널리즘의 시선으로 아카이빙하거나, 과거가 사라지며 생겨나는 공허함을 감각적인 화면으로 표현하거나, 개발을 비판하며 행동주의로 나아가는 등 다양한 접근들이 있었다. 민중미술 작가들이 활동했던 1980년대와 비교할 때 자본주의는 지난 40여 년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고도화되었다. 도시의 겉면이 휘황찬란한 만큼 화려한 조명 바깥으로 밀려난 그늘진 풍경도 그만큼 풍성하기에, 이는 작가에게 다양한 소재들을 제공한다. 천천히 흘러가는 회화의 시간과 함께, 작업을 지탱하는 다른 하나의 축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공간성이다.

김정인_대상을 감싸는 별2 The star surrounds the object 2_캔버스에 유채_90.9×72.5cm_2022
김정인_이미지 연대展_SeMA 창고_2022

권력이 질주하는 속도는 서울 내에서도 각기 다른데, 비껴간 곳 중 하나가 작가의 고향인 장충동과 신당동이다. 작가의 일상이 진행되는 삶의 터전인 이곳은 각종 뉴타운 개발로 소란스러운 타 지역에 비해 개발이 (아직까지는) 덜 이루어졌기에 그가 말하는 느린 시간성이 남아있다. 이 일대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는 김정인에게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듯하고, 작가가 두 다리로 직접 걷고 두 눈으로 관찰하며 수집한 일상의 흔적들은 그의 작업과 삶 모두에 튼튼한 기초 체력을 이룬다. 이렇게 서울은 혼돈의 중심이면서 미래에 대해 기대를 품어볼 수 있는 이중적인 곳이다. 작가는 흩어져 있을 땐 연약한 존재들을 한 화면에 불러 모으고 붓질을 통해 연결하는 '연대'에서 희망을 꿈꾼다.

김정인_잔해를 사수하는 별 A star that guards the fragments left behind_캔버스에 유채_91×116.5cm_2022
김정인_장충초등학교 가는 길 The way to Jangchung elem. school_캔버스에 유채_80.2×116.5cm_2022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속도만큼 연대하는 방식도 변하고 있다. 「꺼지지 않는 불씨」에는 술잔을 부딪치는 두 사람의 손이 만나 하트 모양을 만드는 장면이 있다. 건배를 하며 하트 모양을 만들고, 그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것이 한때 유행이었다. 개인의 관계가 갈수록 파편화되어 가고 있다고들 하는데, 이전의 연대 방식이 소멸하는 대신 새로운 세대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그들이 연대하는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낸다. 작가가 자신의 일상에서 가져온 조각들을 화면 안에 기록하는 방식은 SNS라는 공개된 공간에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전시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김정인의 화면에서 회화의 오랜 익숙함과 서울이 품고 있는 작은 희망, 새로운 세대의 감성이 포개어질 때 그가 제안하는 연대의 빛이 번뜩이는 듯하다. ■ 유한나

* 김정인 박사논문. 사회 구조의 변화로 발현된 저항성에 관한 회화적 표현 연구 - 본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 홍익대학교. 2022.

day of Painting while Taking Slow, Deep Breaths ● It was around 2017 that the paintings by Jungin Kim became available for public viewing. While the works were new, they could easily persuade viewers that they were painted before his times. The atmosphere created by combining shades of gray and covering the entire canvas, as well as the realistic depiction and materiality emitted from oil paints, naturally connected with a certain familiarity gathered in the viewer's memories after admiring many paintings. Painting is an aged art genre, but its potential is still far from exhausted. That seems to be the reason why the efforts to reinvent painting are heading in a newer and more experimental direction. The reason why Jungin Kim's paintings tend to remind viewers of the past might be because they became accustomed to all the future-oriented efforts in painting, such as drawing novel materials, fusing it with other art genres, and linking it with the virtual world.

1. The artist's attitude towards his painting is related to his art world as a whole. When asked why he stuck with painting out of all the numerous art genres, he answered, "because time flows slowly there." Painters need to respect the time it takes to reshape the subject through their memories, rather than just putting it onto the canvas as is. Or they might be adding onto what was already painted or outright repainting it, because painting does not end only because the artist put down his brush. It returns again and again, flowing with time through repeated revisions. This process can only take place when the artist allows time to flow by slowly. The "slowness" of time is the artist's viewpoint of their medium and, at the same time, the life speed he or she desires. However, the world does not seem to allow artists to lead a slow life. Instead, it continues to urge individuals to change, and change at a very high speed. Therefore, the artist's "resistance" nurtured as an effort to cope with the violent speed of the world becomes the key to reading the world of his art.

2. What exactly is this "resistance" sought by Jungin Kim? "Resistance" is a concept clearly defined by a specific genealogy and nuance, referring to an artistic practice of struggling against a dominating power. Striving to find the coordinates for his artistic activities in the history of art, Jungin Kim presents a genealogy consisting of the Mexican Muralism, Chinese Art after the Cultural Revolution, and the Korean Minjung Art, which are some of the key cases representing the concept of resistance in the history of art. ** A comparison between the clear signs of resistance represented by these art movements and the works of Jungin Kim reveals the difference between the two, which is as clear as their similarity seen through the general tendency towards criticism against authoritative power. Viewed from the context of existing art, "resistance" has a sharp edge of tension, because the subjects and contents it targets—such as state, colonial power, capitalism, globalization and redevelopment—are specific, while the "power" narrated in Jungin Kim's art tends to appear as an all-encompassing being, rather than a specific one. Therefore, the "resistance" portrayed in his paintings requires a different interpretation. ● Resistance reveals itself in the artist's choice of subject. The materials he tries to find for his paintings wandering around back alleys in Seoul are alienated from the stream of the times. Tree branches cut and thrown away carelessly and a carving of the Three Graces, which had once been boasting their beauty but now were mercilessly abandoned by the roadside of a city. They reveal obvious signs of wear and tear, caused by their struggle to cope with the hardships imposed by the passing of time. The paintings, expressing the artist's sympathy toward all those aged, faded and tired, seem to be psychological portraits that can appeal to modern people, rather than making bold social statements.

3. Is there any other city that shows the speed of the times as dramatically as Seoul does? Numerous artists tried to capture scenes of modern Seoul from different angles. Some tried to document the city from a journalist's viewpoint, focusing on the changes caused by various redevelopment projects, while others created sensual images of the emptiness left by the disappearance of the past. Some others went for activism, fiercely criticizing the movement towards urban development. Considering the 1980s, where the Minjung Artists were at the peak of their movement, capitalism has greatly advanced in Korea and continuously evolved in the last 40 years. The external appearance of the cities is now dazzling with its luxury, whereas the scenes outside the spotlight are bleak enough, providing a wealth of inspiration for artists. Along with the slow flow of time in paintings, another main framework of Jungin Kim's art is the spatiality created by the city of Seoul. ● Jangchung-dong and Sindang-dong, the hometown of the artist, are two of the many districts in Seoul that have been less affected by the sheer speed of power wielded by the metropolis. The districts where he stages his daily activities are home to the artist and are still not as affected by the noises of development and redevelopment, including the New Town project. Therefore, they maintain the slowness of time. Day after day, the artist basks in the comfort offered by the slow life in these districts. He walks along the streets of the districts to observe and collect the traces of the daily lives which help nurture his core physical and spiritual strength, needed in his life and work. Seoul might be a hub of chaos to some, but to others it's a city that brings on dreams of a bright future. As an artist, Jungin Kim dreams of finding hope in the "solidarity" between beings who are fragile when scattered apart, by collecting them on a single canvas and bringing them together with his brush. ● The means of attaining solidarity are changing as fast as the speed of development in a modern city. In The Inextinguishable Flame, there is a scene where a couple makes a heart shape by bringing their hands together, while clinking their wine glasses. So, it became a trend to upload photographs portraying happy moments with loved ones, toasting and making the heart symbol on social media. While it is generally said that relationships between individuals are getting more and more fragmented, new generations create their own culture. This means they become more connected with others by using new media, while old generations witness their means of achieving solidarity slipping away. The process of the artist recording fragments of his daily life in a single space reminds us of the culture in which seemingly insignificant daily moments are exhibited and shared through social media. It seems that the flame of solidarity proposed by the artist sheds light onto the long-standing familiarity of painting overlapped on his canvas, with all his small hopes in the hands of the city of Seoul and the sensibilities of the new generation. ■ Hanna L. Yoo

** Jungin Kim, A Study on the Pictorial Expression on Resistance revealed by Changes in Social Structure – Focused on the Author's Works, PhD dissertation, Hongik Universit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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