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으로부터 From the landscape

정승호展 / JUNGSEUNGHO / 鄭丞鎬 / painting   2022_0812 ▶ 2022_0828 / 월요일 휴관

정승호_인왕산_캔버스에 유채_162.1×227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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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 페이스북_www.facebook.com/1984seunghojung1984 인스타그램_@seunghojung_ar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주말_11: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이목화랑 YEEMOCK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 94(가회동 1-71번지) Tel. +82.(0)2.514.8888 www.yeemockgallery.co.kr @yeemockgallery

회화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길1. 정승호 작가에게 자연은 마음과 정신, 생각과 통찰이 펼쳐지는 생동하는 현실이다. 자연과 순수하게 만나 교감하고 몰입하는 경험을 통해 작가는 성장하고 또 성장한다. 섬세해지고 또 섬세해지며, 현명해지고 또 현명해진다. 사시사철 나무와 풀과 꽃이 작가를 반긴다. ● 청소년기 조울증을 앓은 이후 작가에게 예술이란 치유활동이고 영혼과 관련된 주제가 되었다. 예술이 치유와 동일한 것은 아니나, 분명 예술에 몸과 마음, 영혼을 어루만지고 평온을 부르는 치유의 기능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불자(佛子)인 작가에게 예술은 영성(靈性)과 연결된다. 꽃들과 나무와 가지들이 작가에게 말을 걸어 어루만지고 격려한다. 정승호 작가에게는 치유하는 예술이 특별히 중요한 미덕이다.

정승호_백매화-서운암 가는길_캔버스에 유채_53×65.1cm_2022
정승호_광양에서-홍매_캔버스에 유채_53×65.1cm_2022
정승호_복숭아꽃 Peach blossm_캔버스에 유채_33.4×45.5cm_2022

자연은 어떻게 우리를 위로하는가?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파장과 우리 몸과 마음의 파장이 같은 주파수를 맞추는 순간 평형과 조화를 이룬다. 우주적 차원에서는 티끌이 응집하고 다시 흩어지는 운동 또는 변화일 뿐이다. 우리는 잠시 현재의 몸에 의탁해 현상(現像)했을 뿐이다. 우리는 마치 특별한 존재라는 자의식으로 가득찬 채 지상을 활보하지만 결국은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아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가 된다. ● 자연을 회화에 담아 온 시간은 인류 문명의 시원과 만난다. 회화의 탄생 시기와도 닿아 있다. 자연과 자연의 모든 산물은 인간 생존과 관련되고 다른 무엇보다 우선된다. 원시 인류나 현대인이나 모두 자연에 뿌리를 두고 성장하고 존재한다. 자연은 회화의 가장 오래되고 앞으로도 쉼없이 다뤄질 주제이다. ● 작가는 오랫동안 전국을 돌며 다양한 자연과 생태환경을 경험했다. 방문하였던 곳을 반복해서 찾아간다. 매번 다른 얼굴로 맞아주는 자연은 작가에게는 평화로운 순간을 경험시켜준다. 그것은 너무도 강렬한 희열이고 감탄이다. 정승호작가는 자연을 떠나서는 회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 자연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정승호 작가의 일상이며 시간의 대부분을 채우는 활동이다. 작가는 자연에 중독된다.

정승호_들풀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1
정승호_뒷길 A back road_캔버스에 유채_2022

2. 남의 길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의 길을 가는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의도하든 그렇지않든 내 길을 가는 것이다. 모든 화가는 그렇게 자기 길을 간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 조밀하고 충실하게 융합해 하나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 그 길을 너무나 리얼하고 구체적이어서 선명하게 감각된다.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그 하나의 길이 눈 앞에 그리고 내 뒤에 뚜렷한 선을 그린다. 화가는 그렇게 하나의 선을 만들며 그 선을 따라 간다. 정승호 작가가 만들어가는 그 선, 그 길은 자연과 만나고 교감하는 가운데 그려진다. ● 어쩌면 작가가 만나는 자연은 한편의 꿈이거나 환타지일지도 모른다. 요정과 정령들이 살아 숨쉬는 대자연을 느끼며 세상을 살아가는 순수한 인간은 더 이상 지상에서 멸종했을지도 모른다. 최후의 원주민들이 동남아의 작은 섬이나 남아메리카 아마존의 밀림에서 가끔 출현한다지만, 현대 인류가 더 이상 자연을 있는 그대로 만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한 비극적 사실이다.

정승호_홍백매도 紅白梅圖 red and white plum blossom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2
정승호_할미꽃 Pasque flower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2

정승호 작가의 회화가 재현하는 화려하지 않고 멋을 부리지 않은 표현들은 어쩌면 이러한 비극적 현실에 대한 한 화가가 어찌할 수 없는 가장 소박한 대응일지도 모른다. 이미지와 환영을 다루는 화가는 불가피하게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부터 이탈해 해석하고 번역하고 변형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 정승호작가는 자연의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고 회화를 통해 자연을 되살리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박하지만 담담하고 동시에 확고하며 단호한 신념을 통해 공감하고 표현하는 자연은 어떤 자연일까? 개인의 사적 평화와 행복을 약속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인륜성의 문제에 어떤 희망을 던지는 그런 자연은 아닐까? 예술의 본질은 당장 눈 앞의 이득이나 효과를 또는 일시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다. 세속적인 목적을 위한 예술은 결코 진정한 의미에서 자연의 본질과 만날 수 없다.

정승호_달그림자 Moon shadow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2
정승호_뜰보리수 Cherry elaeagus_캔버스에 유채, 오일파스텔_24.2×33.4cm_2022

3.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인왕산 풍경은 인왕산에서 작가를 위해 제를 올리고 기도하는 비구니와의 인연이 숨어 있다. 오랜 인연으로 작가가 오랜 시간 고민해온 문제를 함께 공감하며 기도해온 비구니의 존재는 작가에게는 인연의 숭고함으로 다가온다. 자연풍광을 담은 풍경이 아니라 영혼의 울림이 있다. ● 법정스님은 살아 있는 것은 모두 행복해야한다고 말했다. 모든 존재는 행복하기 위해 존재한다.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더 나은 상태, 행복을 지향한다. 우리가 본래의 자연을 지향하는 것은 행복하기 위한 타고난 우리의 본성일지 모른다. 자연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인류는 언제나 본래의 대자연으로 회귀하려 한다. 그러나 세상살이는 뜻대로 되기 어렵다. 인류문명은 그 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인류는 자연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나와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헛된 희망일지도 모를 지경이 되었다. 오존층은 남극 대륙 보다도 더 크게 구멍이 뚫리고 태평양 한가운데에는 왠만한 나라보다 거대한 쓰레기 섬이 떠다니고 있다. 아스팔트가 녹아 내리고 비가 오지 않아 뜨겁게 말라가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지역은 태풍과 집중호우로 침수를 반복한다. 기후와 생태 균형이 깨져버린 지구에서 인류는 더 이상 따듯하게 인류를 어루만지는 자연이 아니라 난폭한 자연을 마주하고 있다.

정승호_청매화 Green plum blossom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2
정승호_찔레 열매_캔버스에 유채_53×33.4cm_2021

다른 한편 세상이 첨단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하나의 생활권이 되었다고들 말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과 테러가 쉬지 않고 벌어지고 있으며 현대인이 그도록 신뢰하고 자랑해 온 첨단 네트워크는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세계 지도자를 자임하는 대국의 지도자들도 허둥지둥 우왕좌왕하며 범인과 다르지 않은 미숙한 대처를 반복한다. 불안과 공포가 퍼지고 세계는 합리적이며 지혜로운 관리와 통제를 벗어나기 일쑤다. 예측불허의 우발적 사건이 쉼 없이 벌어지는 것이 오늘날 글로벌한 일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본래 인간이 타고난 본성(자연)을 회복할 수 있을까? ● 세계 곳곳에서 정승호 작가와 같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공감하고 연대하며 자연을 만나고 표현하는 화가들이 무수히 많다. 스스로 드러내려 애쓰지 않는 화가들은 어쩌면 세계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듯 자연을 대하고 그림을 그린다. 그들은 창작에 헌신하는 사도들이 아닐까? 미래, 자신들이 결코 그 과실을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먼 미래를 위해 씨를 뿌리고 물을 주듯 그림을 그린다. 그들에게 자연과 함께 생동하는 회화는 예술이자 동시에 원형적인 기도(祈禱)일지도 모른다. ■ 김노암

정승호_만추 Late Atumn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21
정승호_홍매 향기 Red plum blossoms scent_캔버스에 유채_24.2×40.9cm_2022
정승호_인왕산 둘레길에서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22

Path of Juncture for Painting and Nature1. For artist Seungho Jung, nature is a living reality where the mind and spirit, thoughts and insights unfold. Through exploring the subject of "nature," one can easily see the growth in both his professional capacity and personal development. With emphasis in detail and sharpness, he grows wiser by the day. Changing of the four seasons with the trees and leaves welcome our artists to another beginning. ● Following battles with bouts of bipolar disorder in his adolescent years, creative arts became intertwined with both the subject of therapy and soul searching. While arts cannot be prescribed as sole pathway for therapy, it is clear art has elements to aid in healing of one's souls and evoking peace in our minds. For an artist with Buddhist background, art is connected with spirituality. Flowers, trees, and branches speak to the artist, caressing him and encouraging him. For artist Seungho Jung, the art of healing is a particularly important virtue. ● How does nature comfort us? Because humans are part of nature. Equilibrium and harmony is reached when wavelengths of nature and wavelengths of our body match the same frequency.On the cosmic level, it is nothing more than a movement or change in which the dust condenses and disperses again. We only rely on our present body for our consciousness to develop. We lead our lives full of self-consciousness and pre-conceived notion as special beings, but in the end, we disappear as nothing more than a speck of dust. No, we do not disappear, rather we become a part of nature. ● Portrayal of nature in the arts is synonymous with inception of human civilizations. This period of time is also synonymous with birth of "painting" as we know it. Above all, Nature and all its products are concerned with human survival and take precedence over all others. Both primitive and modern humans are rooted in nature, growing and existing. Nature is the oldest and will continue to be a timeless subject of painting and the arts.

2. Jung has travelled throughout the country over the last several years to experience various forms of nature. Plethora of new emotions evoked by each visit is an overwhelming experience that can't be easily described. For Jung, creative arts cannot be discussed without Nature and vice versa. Depiction of nature through painting is Jung's routine and makes up majority of his time. Nature is an inseparable element for Jung. ● Its impossible to follow the path of others in fine arts. Its natural to forge one's own path. Conscious or not, Jung follows his own path as other artists do. To compare against others would be a waste of time. Its best to maximize the time one has been allotted to dedicate to one's path and craft that path to the best of one's ability. ● For Jung, this path is definitive and delicate. No other path is available. He leaves a firm line behind him and continues to forge his own path ahead. Artists are responsible creating such a path and following the 'line' he/she has created. For Jung's forged path, it meets at the intersection of nature and our senses. ● Incidentally, for Jung, nature may really just be a vivid dream or 'fantasy' as others call it. Innocent beings who can readily experience nature in its full form with spirits and fairies may no longer be present in today's world. Only in the far untouched corners of the world, such as islands and realms of Amazon, small indigenous tribes continue to meet 'nature' in its true form. However, it is a tragedy that this experience is out of reach for most of us. ● Jung's interpretation of nature without grandiose style may reflect this tragedy at its smallest form by a lone artist. This is because a painter who deals with images and illusions is inevitably tasked with interpreting, translating, and transforming away from reality as it is. ● Jung seems to have discovered Nature in its original form and is attempting to revive it through his work. How should one assess nature represented with small but resolute beliefs represented through painting? Would it be nature that doesn't stop at guarantees of personal freedom but rather questions topics of humanity and hope? The essence of art is not an effective means to achieve immediate benefits or effects or temporary ends. Art for secular purposes can never really meet the essence of nature.

3. Highlight of this exhibit, "Inwangsan landscape", portrays a small basket that has personal significance for Jung. This basket was used for religious ceremonies and prayers of personal significance. Inclusions of this personal memorabilia in the work reflects the depth of reflection and length of pondering committed by Jung. This work is not a simple portrayal of landscape, but a reverberation of the soul. ● Monk Beop-jung noted that all living things should be happy. All beings exist to be happy. Regardless of weather it is living or non-living, all things exist to aim for a better state and happiness. It may be our innate nature to be happy that causes our longing for nature. All humans try and chase their innate desire to be happy, to return to 'nature'. But life is arduous and doesn't not allow for an easy path to happiness. Humanity has strayed so far from nature that it may be a futile hope to return to nature again. The ozone layer has a hole larger than that of Antarctica, and in the middle of the Pacific Ocean there is an island of garbage, which is bigger than any other country. In some areas, the asphalt melts with the absence of rain while other areas have seen repeated flooding due to typhoons and torrential rains. On the earth where the climate and ecological balance have been disrupted, mankind is no longer facing nature that warmly caresses mankind, but a wild, ruthless nature. ● We often boast of a global community forged by high tech networks and instant messaging, however, across the world, countless episodes of terror and war are continuing to be waged and this "global community" forged by modern technology has been helpless and futile and stopping these events. Leaders of our societies key powers have been late and aloof in their response and actions that are no different from said perpetrators of war and crimes. In a world where fear and irrationality spreads, life of unpredictable and contingent terror events have become the norm. ● In such environment, can we return to 'nature' and can humanity be restored? There are countless artists from all over the world who quietly but clearly empathize with, connect with, and meet and express nature like Seung-ho Jung. Artists who do not try to reveal themselves may treat nature and paint as if they were silently praying for world peace and well-being. One can argue they are apostles devoted to creation. They paint as if they were planting seeds and watering them for the future, a future that is so far away that they will never be able to confirm its fruits. For them, painting that comes alive with nature may be both an art and an archetypal prayer in its most basic form. ■ Kim no-am

Vol.20220812a | 정승호展 / JUNGSEUNGHO / 鄭丞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