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人 철인

유지환展 / YOOJIWHAN / 柳智桓 / painting.sculpture   2022_0821 ▶ 2022_0829

유지환_현대인의 내면의 세계-coloured horse_3D 프린트 후 작업, 레진으로 마무리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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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환 인스타그램_@yoojiwhan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갤러리 보나르 기획초대 제11회 유지환 개인展

관람시간 / 11:00am~08:00pm

갤러리 보나르 Gallery Bonart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한강로158번길 91 (망월동 839-4번지) 1층 Tel. +82.(0)31.793.7347 blog.naver.com/gallerybonart

문래동 철인들의 삶 속으로 ● 문래동은 수십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산업화 시기에 쇠붙이와 관련한 크고 작은 산업의 젖줄과 같은 곳이었다. 쇠붙이를 자르고 붙이고 다듬는 요란한 소리가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귀청을 때리는 그곳은 다른 산업화 지역과는 다른 묘한 힘과 분위기를 풍긴다. 고된 육체 노동 속에서 땀과 열정, 기계소리가 뒤범벅이 되어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심지어 우연히 그곳을 지나는 사람에게조차 힘을 충전시키고 알 수 없는 희망이 솟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문래동은 그런 곳이다.

유지환_coloured horse_solitude_series_3D 프린트 후 작업, 레진으로 마무리_2022

한때 산업화의 역군이었던 문래동이 현대 첨단산업화 추세에 밀려 노후지역 재개발 사업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그 대신, 근대적인 분위기와 아직은 사그라들지 않은 에너지를 함께 지닌 문래동에 언젠가부터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작가 유지환은 다섯 계절 전에 문래동으로 흘러들어가 문래인으로 젖어버렸다. 그는 이제 원본 문래인보다 더 문래인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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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환_coloured horse_solitude_series02_3D 프린트 후 작업, 레진으로 마무리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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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현대인, 도시인, 경제인 ● 20대 초반부터 교우해왔던 유지환 작가는 언제나 힘이 넘쳤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폭발하는 힘이라기보다 내재된 힘, 마치 불도저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힘이었다. 그 힘으로 가장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예술가로서 힘들고도 지난한 길을 지치지 않고 달려온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에너지로만 작업하는 작가는 아니다. 사회를 관찰하는 날카로운 눈과 냉철한 사고, 현대인을 보듬고자 하는 마음을 내면에 지닌 섬세한 예술가이다. 그가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현대인을 분석하는 작업을 해 오면서도 끝내 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측은지심과 같은 마음으로 현대인을 위로하고자 하는 작업을 해 온 것은 그의 그러한 섬세한 예술적 기질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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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적 이미지의 '말' ● 왜 '말'일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본인만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닌가 보다. 어느 평론가가 유지환 작가에게 물었을 때, 그는 '그냥..., 내가 말이에요'라고 답했다. 말은 아주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간과 가깝게 지내는 동물이다. 말의 이미지는 상당히 다중적이다.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이면서, 성질이 나면 가장 난폭한 동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순종적이고 부지런한 데다 힘이 좋아서 한번 길들여지면 인간의 다양한 노동에 조력하고, 두뇌도 영리하여 예로부터 왕과 귀족, 엘리트들과 함께 하는 귀하신 몸이기도 했다. 여러 신화에도 등장하는 판타지와 아름다움을 풍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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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환 작가는 세상의 톱니바퀴처럼 살아가는 현대인, 도시인을 말에 비유한다. 제도적 사회에 순응하여 부지런히 자기 역할을 하고 살아가지만 잠시 주어지는 여유조차도 다음 일을 위한 에너지 충전으로 시간을 보내는 우리 현대인들. 그들은 마지막 소멸의 순간까지 자신의 역할을 할 뿐이다. 단단한 쇠와 같은 힘을 지닌 말이 그에게는 바로 현대인의 모습으로 비쳐졌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지만 어딘가 절단되고 상처입은 말들. 유지환 작가가 바라보는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이자, 또한 그 자신의 모습이 '말'인 것이다.

유지환_Metal city_series_3D 프린트 후 작업, 레진으로 마무리_2022

우리에겐 '낭만'이 필요해 ● 우리는 말과 같은 철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현대를 살아낼 수 있다. 그러나 따뜻한 눈빛으로 교감하는 말, 아름다운 신부에게 다가가 순종하는 유니콘, 멋지고 아름다운 갈기를 휘날리며 들판을 질주하는 시원한 자유를 누리는 자, 영웅과 운명을 함께 하는 정복자, 어린 시절 꿈 꾸던 목마.... 철인이 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우리에겐 낭만이 필요하다. 말의 낭만. (2022. 8. 19) ■ 이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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