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배달부

Delivery in Art展   2022_0824 ▶ 2023_0129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금누리_김구림_김덕기_마이클 맨디버그 박보나_송상희_조소희_에이미 시겔 왈리드 베쉬티 등 21명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사전관람예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Cheongju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미술품수장센터 5층 기획전시실 Tel. +82.(0)43.261.1400 www.mmca.go.kr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주제 기획전『전시 배달부』를 8월 24일부터 2023년 1월 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이하 청주관)에서 개최한다. ● 청주관은 지속적으로 미술품수장센터의 특성을 연구한 특화 전시를 개최해왔다. 이번 기획 전시는 미술관의 다양한 활동 중 '이동과 개방'에 주목하여 미술품수장센터의 역할에 새롭게 접근하고자 마련되었다. ● 『전시 배달부』는 현대사회의 배달 문화를 미술과 미술관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전시이다. 항로의 발견과 이동 수단의 발달, 무역과 물류 제도는 미술관의 탄생에 기여했고,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역사를 토대로 미술(관)과 이동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즉 이동의 특징적 활동인 배달과 미술관의 주요 기능인 전시를 연결하여 두 교차지점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양상을 조망하고자 한다. ●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미술관을 배달합니다' 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와 교육 등 여러 프로그램을 배달의 관점에서 조명하여 공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1990년 문화부 출범에서부터 현재까지 미술문화를 보급하고 대중과의 연결을 확장하기 위한 공공지원 사업과 그것을 통한 공적 기능의 발자취를 조명하고자 한다. ●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움직이는 미술관』(2001년 '찾아가는 미술관'으로 개칭), 다중이용시설의 『작은 미술관』(1999-2007) 등은 다양한 장소에 배달된 전시이며, 『찾아가는 미술관 교육』(2011~)은 미술관 밖, 우리의 일상 속에서 미술을 감상하고 이해하도록 돕는 대표적 공공지원 분야이다. 또한 미술은행(2005~)은 작품 대여·전시 활동 지원을 통해 미술문화 보급과 대중화에 기여하며 미술관의 역할을 확장한다. 나아가 2018년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는 작품을 보존·관리하는 수장고를 대중에게 개방한 국내 첫 수장형 미술관으로, 이번 전시에서 미술은행과 미술품수장센터는 작품의 이동, 개방과 확장의 개념으로 해석되었다. 이외에도 『삼청로 30, 미술관 앞』 등 새로운 소통방식의 다양한 공공 프로그램과 함께 한다. ● 두 번째 '통신, 미술을 하다'는 소통을 전제로 하는 통신 매체로 초국가적 교류를 실험한 20세기의 주요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최첨단 통신 기술의 발달은 상호 연결, 소통, 시공간의 초월을 가져왔고,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적극 도입하여 미술영역을 확장하였다. 본 장은 배달의 영역을 소통과 교류라는 측면으로 확대하여, 선구적인 통신 미술의 자취를 조명한다. ● 마르셀 뒤샹의 「여행용 가방」(1941)과 1960~1970년대 플럭서스 운동은 작품의 복제본을 제작하고 유통함으로써 원본성과 아우라를 중요하게 여겼던 당시의 미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우편 제도를 이용해 작품을 제작한 메일 아트 또한 예술과 삶의 구분을 지워 내려는 실험적인 도전으로, 작품을 전송하고 공동 제작하는 등 전통적인 작품제작 방식을 탈피하고자 했다. 요셉 보이스, 앤디 워홀, 카이 히가시야마의 퍼포먼스 「글로벌 아트 퓨전」(1985)은 팩시밀리를 통해 각 대륙의 작가들과 평화의 메시지를 교류한 초국가적 통신 미술이었다. 또한 상호 교류 장치로서 텔레비전의 가능성을 실험했던 백남준의 1980년대 작품 「X1, X2」는 통신의 기본적 특성인 소통의 확장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1990년대 금누리, 안상수의 「일렉트로닉 카페」는 컴퓨터 문화와 예술적 실험 정신을 담기 위해 기획된 공간으로, 초기 인터넷 통신 미술의 기념비적 성취를 살펴볼 수 있다. ● 마지막 '미술이라는 배달'에서는 미술과 배달을 다양하게 연결한 동시대 작품을 통해 배달을 미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 보기를 제안한다. 배달은 물리적인 이동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의 전송, 예술의 유통, 자본주의와 첨단 물류체계 등 미술과 사회의 시의적 접점을 짚어내는 매개가 되었다. 1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했으며 2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송상희_정신과 기회_타일 80장_100×300cm_2022 서울시립미술관 송상희 개인전 커미션

에이미 시겔(미국)의 「소장이력 Provenance」(2013)으로 시작된다. 르 코르뷔지에와 피에르 잔느레가 설계한 인도 찬디가르시의 가구 무역을 역추적하는 영상 작품으로, 미술작품의 거래, 유통 경로를 사색적이고 영화적인 연출로 포착한다. 송상희의 「정신과 기회」(2021)는 신대륙 발견과 무역 전쟁으로 희생당한 동물들, 교류와 이동으로 발병한 전염병 등의 이미지를 네덜란드 델프트 지역 블루타일 위에 그려 자본주의의 이면을 드러낸다. 왈리드 베쉬티(미국)의 「페덱스 시리즈」(2022)는 페덱스 규격 상자에 담긴 같은 크기의 유리 상자를 일반 운송으로 보내고 취급 시 발생하는 파손과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 작품 운송의 경로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광섬유를 타고 흐르는 메시지의 이동을 보여주는 방앤리의 「프린즈 인 더 리빙룸」(2022 버전) 외에도 박보나, 안규철, 조소희, 천경우, 함경아, 마이클 맨디버그 등의 작품으로 미술에서의 배달을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게 한다. ● 전시에서 배달은 소통과 개방, 이동 체계와 미술의 관계, 미술(관)과 공공을 두루 살피며 미술의 본질적 기능을 질문한다. 역사적으로 권력자의 전유물이었던 미술(관)은 점차 개방·공유되면서 대중의 공유물이 되었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예술의 매개자인 관람객을 전시 배달부로 설정하여 새로운 소통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역사상 가장 빠르고 다양한 이동의 시대에 이번 전시가 각자만의 도구와 속도로 의미 있는 예술적 경험을 배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MMCA 보이는 수장고_이건희컬렉션

한편, 청주관 2층에 위치한 '보이는 수장고'를 감상에 용이하도록 공간을 재조성하여 오는 9월 6일부터 2023년 12월까지 'MMCA 이건희컬렉션'의 대표작을 3차례 전시한다. '보이는 수장고'는 중앙의 높은 벽체와 프레임을 제거하고 저반사 유리로 교체하여 관람객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될 작품은 1부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2부 박생광의 「무속」 외 2점, 3부 백남순의 「낙원」과 이상범의 「무릉도원」을 아카이브와 함께 보여줄 계획이다.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전시 배달부』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단어인 배달이 미술과 만나 만들어내는 다양한 변주를 통해 미술의 본질적인 기능을 다시 살필 수 있는 기회일 것이며, 미술관을 작동시키는 가장 중요한 매개자인 관람객과 함께 새로운 미술관의 소통 방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보이는 수장고 개편을 통해 장기간 외부 노출로 인해 작품 훼손의 위험이 있었던 이건희컬렉션을 항온항습이 유지되는 수장고에서 보존하며 소장품 관리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관람 방법으로 한국미술의 진수를 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움직이는 미술관』 아카이브_1990_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1. 미술관을 배달합니다 - 찾아가는 미술관 ● 1990년 문화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움직이는 미술관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주도한 '탈중앙주의', 생활문화' 정책의 일환이었다. 미술 문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 제고와 문화 접근 기회 확대를 위해 운영된 '움직이는 미술관'은 2001년 '찾아가는 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한 후 2009년까지 시행되었다. 총 321회의 전시가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었고 수많은 작품들이 공공에 배달되었다.

청소년 진로연계 교구재『미술관 사람들-컨서베이터』 (자료 및 이미지 출처_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교육과)

미술관 사람들-컨서베이터 ● 찾아가는 미술관 교육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미술을 감상하고 이해하고 창작하도록 돕는 미술관의 대표적 공공지원 분야이다. 문화 소외 지역을 직접 찾아가 미술작품을 토대로 창작 활동을 하는 등 문화 다양성 가치를 확산하고 미술관의 교육적 역할을 수행한다. 미술관 교육의 초기 기록을 비롯하여 『미술관 사람들』, 『일상예찬-집에서 만나는 미술관』 교구재가 전시되어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는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미술관을 만나볼 수 있다.

나눔미술은행 문화소외지역 대여_사진 아카이브_2020 (자료출처_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미술은행 ● 미술은행은 작품 구입을 통해 작가를 지원함과 동시에 대여, 전시 활동을 통한 미술시장 활성화 등 국민의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해 2005년에 설립되었다. 매년 다양한 경로로 작품을 구입하고 공공기관 및 지역 문화예술기관, 기업 등에 소장품을 대여·전시하여 미술문화 보급 및 대중화에 기여한다. 또한 해외공관에 작품을 대여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는 외교적 역할도 수행한다. 국내외로 배달되는 미술은행의 소장품은 공공지원을 통해 미술관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미술품수장센터 개방 수장고 ● 2018년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는 작품을 보존·관리하는 수장고를 대중에게 개방한 국내 첫 수장형 미술관이다. 10개의 수장고 중 5개의 수장고를 개방형으로 운영, 소장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관람하도록 했으며 공유지로서 미술관의 역할을 재정립했다. 이번 전시에서 미술품수장센터는 수장고의 개방, 작품의 이동, 미술관의 지역 진출 등의 공적 배달로 해석되었다.

공공프로그램 『삼청로 30, 미술관 앞』 사진 아카이브 (자료출처_국립현대미술관 미술정책연구과)

공공프로그램 ● 팬데믹으로 이동과 만남이 제한되었을 때, 미술관은 공공프로그램 『삼청로 30, 미술관 앞』을 통해 미술관과 관람객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모색했다. 2020년 봄에 진행된 프로젝트는 참여자에게 편지 키트를 제공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미술관 앞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250여 통의 편지가 미술관에 도착했고, 익명이었던 관람객은 편지를 통해 더 친밀한 대면이 가능해졌다.

마르셀 뒤샹_여행용 가방_뒤샹의 미니어처 복제품, 사진, 원본 1점이 든 가죽 가방_39.1×34.9×7.6cm(닫혔을 때)_1941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 통신, 미술을 하다 ● 「여행용 가방」(1941)은 마르셀 뒤샹의 주요 작품을 소형으로 제작하여 가방에 담은 작품이다. '가방이 펼쳐지는 장소가 휴대용 미술관이 되고, 작품이 이동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개념은 작품의 원본성과 아우라를 중요하게 여겼던 당시의 미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기성의 제도에 끊임없이 도전한 마르셀 뒤샹의 예술 정신을 집약적으로 담고 있다.

백남준_X1, X2_캔버스에 모니터, 라디오_112×157×30cm_1985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TV 매체로 비디오 아트를 창시한 백남준은 상호 교류 장치로서 텔레비전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또한 방송용 비디오 작업을 통해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자 했으며 1984년 위성 생방송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전지구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X1, X2」는 소통 매체로서의 텔레비전에 천착한 1980년대 작업이며, 「최초의 휴대용 TV」는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형 통신 매체를 상상하게 하는 백남준의 선구적 관점을 드러낸다.

조지 브레히트_이름 키트_플라스틱 박스 1개, 작은 주사위 5개, 고무도장 2개, 지시문 카드_2.6×9.3×12cm_1965_백남준아트센터 소장

'흐름'을 의미하는 플럭서스는 1960~1970년대 유럽 중심적인 미술계에 반-예술을 선언하며 진보적인 예술연대를 형성했다. 사소한 사물, 게임, 엽서, 즉흥적 음악 등 일상적인 것들을 작품화했고 출판과 복제, 공동 작업 등으로 저작권과 소유권의 개념도 해체했다. 가장 급진적이면서도 가장 일상에 가까운 예술이었으며 '플럭스 키트'를 통해 유통하고 퍼져가는 망을 구축했다.

레이존슨과 사람들_무제(고문)_메일 아트 콜라주_ 84.1×59.4cm_1971년경_레이존슨 재단 소장/ARS, 뉴욕

우편 배달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는 메일아트는 레이 존슨에 의해 처음 시도되었다. 우편과 전화 등 정보 전달 매체에서 오가는 언어와 이미지에 관심을 두던 작가는 이 둘을 혼합하고 편집하여 작품을 제작했다. 1970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레이 존슨-뉴욕 통신교육학교』 展은 편지와 우편물만이 설치된 획기적인 전시로, 예술과 삶의 구분을 지워내려는 실험 정신의 결과였다.

팩스아트_비엔나 현대미술관-리히텐슈타인 궁전, 1985년 1월 12일 토요일 오후 12시 30분_아카이브 자료_1985 Archive ⓒ Chahil Art Consulting

「글로벌 아트 퓨전」(1985)은 팩시밀리를 이용한 통신 예술이다. 독일 뒤셀도르프의 요셉 보이스, 미국 뉴욕의 앤디 워홀, 일본 도쿄의 카이 히가시야마가 참여했으며 세 작가는 각자의 그림과 평화의 메시지를 팩스로 전송했다. 한 화면에 배치된 세 개의 이미지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팔레 리히텐슈타인 미술관에 최종 접수되었다. 팩스를 통한 대륙 간의 이동은 수많은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32분간 진행되었다.

금누리, 안상수_일렉트로닉 카페_아카이브 자료_1987~91 (자료출처_안상수)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 전후 전폭적인 시설투자를 바탕으로 정보통신산업의 현대화가 추진되었고,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1988년 3월 금누리, 안상수가 홍대 앞에 문을 연 일렉트로닉 카페는 새로운 컴퓨터 문화와 예술적 실험 정신을 담고자 기획되었다. 1990년 9월 서울과 LA를 연결한 통신 미술 퍼포먼스는 인터넷 초기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작품과 조형 언어를 교류한 기념비적 실험 행위였다.

에이미 시겔_소장이력_HD 영상, 컬러, 사운드_00:40:00_2013

3. 미술이라는 배달 ● 「소장이력」은 세계적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와 디자이너 피에르 잔느레가 설계한 인도의 계획 도시 찬디가르의 가구 무역을 역추적한다. 영상은 피에르 잔느레가 디자인한 가구의 소장처에서 시작하여 경매 카탈로그용 사진 촬영 현장, 가구의 복원, 화물 운송 컨테이너를 거쳐 찬디가르시를 보여주며 끝난다. 사색적인 추적 장면, 정확하고 반복적인 화면의 구성은 가구의 이동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2013년 10월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에 부쳐진 「소장이력」은 작품이 묘사한 미술 거래 시장의 또 다른 대상이 되었고, 이 경매 현장을 담은 『경매 248』은 미술의 유통과 투기시장을 포착한다.

왈리드 베쉬티_페덱스®골프백 박스 2010 FedEx 163166 REV 10/10._ 투명 포장막이 씌워진 단방향 거울, 페덱스 배송 상자, 페덱스 배송 라벨과 배송물 추적 라벨더니_121.9×38.1×38.1cm_2022_펫첼 갤러리 소장

2007년부터 시작된 페덱스 작업은 배달 과정의 거친 취급으로부터 작품을 보호하는 일반적 운송과 달리 오히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손과 흔적에 주목한다. 또한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페덱스 규격에 맞는 유리 상자를 제작해 넣은 뒤 배송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파손된 유리 상자 자체를 작품화한다. 배송 상자에 붙은 선적 날짜, 일련번호, 이동의 이력 등을 제목으로 부여하여, 작품 운송의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조소희_편지-인생 작업_편지 10,000장, 책상, 의자, 편지 액자, 드로잉 등_가변설치_2007~

작가가 2003년부터 매일 1~2장씩 써내려간 편지는 2021년 10,000장을 넘으며 하나의 묵직한 역사가 되었다. 개인적인 이야기와 관심사, 사회적 주제가 담긴 편지들은 작가의 인생 마지막 즈음에 익명의 사람들에게 발송될 계획이다. 「편지-인생 작업」은 누군가에게 다다름으로써 완성되는 편지 배달을 통해 개인과 세상의 연결 지점을 찾아가는 수행적 작업이다.

박보나_4원소_단채널 영상_00:20:58_2021

「4원소」는 공기, 물, 불, 흙을 세계 각처에 주문하고 배송된 택배 상자를 열어보는 과정을 담은 영상작업이다. 스위스 알프스산 공기, 캐나다 록키산 공기, 노르웨이 하르당에르 피오르드 빙하수, 피지섬 지하수, 사하라 사막 모래, 인도네시아 화산석 등 공기와 물, 불과 흙이 먼 나라에서 빠르게 이동해 누군가의 욕망을 채워주는 현대 사회의 배달을 조명한다.

천경우_다바왈라의 점심_인도식 도시락통 50개, 기록 사진 6점_가변설치_2017

다바왈라는 인도 뭄바이 지역의 도시락 배달부이다. 매일 가정에서 요리된 도시락을 집에서 회사까지 배달하는 다바왈라 시스템은 19세기 영국 식민 시대부터 시작된 뭄바이의 전통이다. 2017년 작가는 50명의 도시락 배달부와 함께 그들이 배달받고 싶은 도시락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했다. 이 퍼포먼스는 매일 반복되는 도시락 배달문화를 조명하고, 그들의 노동이 누군가의 허기를 따뜻하게 채우는 일임을 상기한다.

함경아_나는 상처를 받았습니다_천에 북한 손자수_ 163.7×213.7cm_2009~10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다다를 수 없는 장소와의 소통을 시도한 '자수 프로젝트'는 어느 날 현관문 틈으로 날아든 삐라를 보고 '나도 북한에 삐라를 보내면 어떨까'라는 다소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북한의 자수 기능인을 연결해주는 중국인 브로커를 고용한 뒤 전쟁, 자본주의 등에 대한 이미지를 북한으로 보내 자수를 의뢰했다. 30%를 넘지 못하는 회수율, 연락 두절 등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작가에게 배달되어 온 자수는 유통 체계를 이용해 작품 제작을 실험한 소중한 결과물이다.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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