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하기

2022_0829 ▶ 2022_0911

김미옥_문 / 김영주_영의시간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미옥_김영주_동수_박동욱_염문선 유병호_유순식_윤희수_이광훈_임재광

후원 / (재)공주문화재단 주최 / 갤러리 쉬갈

관람시간 / 11:00am~08:00pm

갤러리 쉬갈 GALLERY SHIGAL 충남 공주시 봉황로 84(반죽동 232-4번지) B1 Tel. +82.(0)41.858.4644 @gallery_shigal

추상(抽象)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사물 또는 개념 따위의 개별자들로 부터 공통점을 파악하고 추려내는 것"이다. 즉, 사물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물이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측면 가운데서 특정한 측면만을 가려내어 포착하는 것이다. 어떤 일면만을 추상하는 것은 다른 측면을 버린다는 것과 같다. 이것은 비움이다. ● 무소유(無所有, simatiga)는 가진 것이 없이 번뇌의 범위를 넘어서 모든 것이 존재하는 상태를 뜻하는 불교 용어이다. 무소유를 주창한 법정스님이 번역한 숫타니파타에서 우파시바가 물었다. "석가시여, 저는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큰 번뇌의 흐름을 건널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의지해 건널 수 있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거룩한 스승은 대답하셨다. "우파시바여, 무소유에 의지하면서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생각으로써 번뇌의 흐름을 건너라. 모든 욕망을 버리고 의혹에서 벗어나 집착의 소멸을 밤낮으로 살피라."

동수_그곳에 / 박동욱_불안정한 이음

추상에 해당하는 영단어 abstract는 형용사, 명사, 동사를 동시에 함의한다. 이를 우리말로 옮기면 (형)은 추상적인, (명)은 추상, (동)은 추상하다가 된다. 그런데 우리 일상에서 형용사로서 '추상적인'이란 말은 잘 써도 명사 '추상'과 동사 '추상하기'는 거의 안 쓴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추상을 하고 있다. ● abstract는 논문 쓸 때 '초록' 즉 '개요'를 말한다. 영문초록을 'abstract' 라고 한다. abstract는 개요라는 뜻 외에 '추상(하다)'이라는 뜻이 있다. '추상(하다)'은 '추출(하다)'의 의미가 있다. '추상하다'라는 개념은 어렵지만, 우리 모두는 숨을 쉬고 밥을 먹듯이 추상을 하며 살아간다. 이를테면, 누구와 이야기를 나눌 때 그 주제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말할 수 없기에 어떤 식으로든 전체 내용을 추출해서(추상해서) 말할 수밖에 없다.

염문선_Imagination 상상 想像 14 No. 0140828 유병호_work2021-blue & jazz904

미술에서 '추상하기'는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미술은 사물과 사안에 대해 시각적 추상화과정을 거쳐 본질을 추구한다. 20세기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미술사조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단순함에서 우러나는 미(美)를 추구하는 사회 철학 또는 문화·예술적 사조를 말한다. '최소한의~' 라는 뜻의 'minimal'과 이념을 나타내는 접사 '-ism'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 미니멀리즘이라 불리는 작업은 일종의 추상미술이면서 극도의 형태적 단순함을 지녔으며 의도적으로 표현적 내용을 배제한 것이다. 미술은 더 이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의 이상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미니멀리스트들은 복잡한 겉치장이나 불필요한 부속에 불과한 표현들을 작품에서 완전히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적인 내용만을 드러내는 것을 추구한다.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이 사적인 공간 안에서 의미를 전달했다면 미니멀리스트 작가들은 사적인 공간 보다는 공적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의미를 강조했다. 미학보다 더 개념적인 것으로 개념의 시각적 제시라고 볼 수 있다.

유순식_회상(回想)22-A: remembrance 22-A 윤희수_도시산책자_동그라미 세모 네모

컴퓨터 공학에서 추상화abstraction는 복잡한 자료, 모듈, 시스템 등으로부터 핵심적인 개념 또는 기능을 간추려 내는 것을 말한다. 어떤 종류의 대상들에 대해 그것이 가져야 할 핵심적인 특징들을 가지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운영체제는 하드디스크에 대해 파일, 네트워크에 대해 포트, 메모리에 대해 주소, CPU에 대해 프로세스라는 추상화된 접근 방법을 제공한다. 이 개념은 수학적 추상화의 유추로부터 유래되었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각기의 영역에서 우리는 본질을 찾아가는 방향성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 미술에서 추상미술은 사물의 외형적 묘사 없이 색채, 질감, 선, 창조된 형태 등의 추상적 요소로만 작품을 표현한다. 따라서 비대상미술, 비구상미술, 비재현적 미술이라고도 하며, 때로는 구체미술이라고도 불린다. 눈에 보이는 현실의 사물을 묘사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 미술을 가리킨다. 추상미술은 20세기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주류의 하나다.

이광훈_심연 / 임재광_20220204

초기 추상미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기하학적 ·주지주의적 경향과 낭만주의적 ·표현주의적 경향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들로네와 몬드리안 등이고, 후자는 칸딘스키와 클레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칸딘스키류의 '뜨거운 추상'이 표현주의적이며 색채의 약동을 추구하였다고 한다면 한편 몬드리안 계통의 '차가운 추상'이 이지적인 공간을 추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추상미술이 지성에 중점을 두는가, 감정에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서 크게 나누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 20세기 후반의 미술은 모든 경향에서 추상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미나멀리즘의 회화나 조각에서 극대화 되었으며 설사 외형이 구체적 사물의 모습을 사실적 이미지의 작업에서도 추상의 근본 개념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추상하기는 그만큼 시각예술의 근본 개념이 되었다. 모든 이념들이 돌출하여 혼재되어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추상하기를 통해 미술의 근본 원리를 되새겨 본다. ■ 임재광

Vol.20220829a | 추상하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