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돌밭 Smooth Stone Field

김만순_김윤섭_이병호_조민선展   2022_0902 ▶ 2022_1009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2_0903_토요일_04:0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시각예술 창작산실 공간지원 주최,주관 / 쉐마미술관

관람료 / 성인 2,000원 / 청소년,어린이 1,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쉐마미술관 SCHEMA ART MUSEUM 충북 청주시 청원군 내수읍 내수로 241 Tel. +82.(0)43.221.3269 schemaartmuseum.com

인류의 조상들은 돌벽을 평평하게 만들어 그곳에 사냥을 기원하는 그림을 그렸다. 인류가 만들어낸 평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획기적인 진화의 수단이 되었고 평면 안에서 인류는 새로운 형이상학과 언어,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었다. 예술의 탄생 배경에는 이런 평면성이 자리하고 있다. 돌벽을 부수고 갈아 만든 평면이 흙과 나무를 거쳐 현재는 희토류를 기본 원자재로 하는 매끄러운 모니터가 되었다. 인류의 역사는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내는 평면의 매끄러움의 감도에 따라 보인다고도 할 수 있다.

매끄러운 돌밭展_쉐마미술관 야외_2022
매끄러운 돌밭展_쉐마미술관 로비_2022

물질세계와 형이상학의 세계는 「매끄러움-입자의 조밀함」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이것은 현대미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인지 또한 현대미술 작가들은 이러한 인류 역사상 가장 매끄러운 평면을 가지고 있는 세대에서 여전히 물질세계의 부분으로 존재하며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며 작업을 하는지 살펴보고자 이 전시를 기획했다. 우리는 어쩌면 돌로 상징되는 물질의 입자와 그것으로 인해 파생된 형이상학과 상상력의 세계를 가장 조밀한 형태로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끄러운 돌밭展_쉐마미술관 전시실_2022
매끄러운 돌밭展_쉐마미술관 전시실_2022

김만순 작가는 꾸준히 인터넷의 이미지와 물질적 회화의 질감에 대해 연구해 왔다. 그는 물감의 질료성을 극대화하는 두꺼운 터치감으로 물질성을 극대화하며 그것과는 다른 컴퓨터 그림판 색깔을 대비해 작업한다. 그 역시 컴퓨터 그림판에 새로운 이미지를 드로잉하고 캔버스에 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김윤섭 작가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하루하루 아카이빙하며 그날의 현대미술을 캔버스 화면에 조합해 「오늘의 현대미술 시리즈」를 제작한다. 그는 물질이 아닌 스크린으로 소비되는 현대미술의 이미지를 전유하여 새로운 화면구성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회화적 회화의 방식으로 구현해낸다. ● 이병호 작가는 유일하게 입체 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새로운 조각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먼저 3D 프로그램으로 스케치를 한다. 스케치 된 입체 폴리곤은 다시 물질로 옮겨지며 분할되어 각 부분이 서로 다른 재료로 다시 조립되며 제작된다. 그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료의 충돌과 대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조형성을 가진 조각을 제작한다. ● 조민선 작가는 형이상학적 상상력의 세계를 가장 조밀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작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상호 의존적 이지만 또 독립된 개체로서 끊임없이 관계 맺는 인간의 양가적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관계 맺음으로부터 오는 다양한 상황, 복잡한 감정들을 설치, 영상, 인터렉티브 등의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시각화한다. 주로 프로그래밍, 영상 맵핑 등의 기술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으로 보여주며 사진이나 회화를 접목한 작업도 보여주며 데이터에서 다시 물질적 작업으로 회귀하는 이러한 작업의 형식으로도 보여준다.

매끄러운 돌밭展_쉐마미술관 전시실_2022
매끄러운 돌밭展_쉐마미술관 전시실_2022

이처럼 현대의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매끄러운 돌밭과 거친 돌밭을 동시에 사용하며 물질로 대표되는 몸을 이용하여 다시 작품을 제작한다. 우리에게 이러한 방식은 어떠한 의의가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지 시대의 눈을 크게 떠야 할 시기이다. ■ 한영애

김만순_Dancing Shaman #3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22
김만순_Dancing Shaman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21

나는 주로 반복적인 스트로크로 화면을 채우거나 유화 물감의 물성을 사용해 화면 전체를 다른 레이어로 덮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완성이 아닌 그리는 과정을 기념하고 그 속에 최대한 머무르려는 시도로서 수행된다. ● 테드 창의 단편소설 『지옥은 신의 부재』 에는 '라이트 시커' 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천상의 빛이 강림하는 소설 속 세계관에서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그 빛을 쫓는 순례자들이다. 그들은 순례 과정에서 다치거나 죽기도 하고, 구원이라 믿는 천상의 빛으로 인해 눈이 멀거나 지옥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믿음은 무엇일까? 이성의 눈으로 볼 때 라이트 시커들은 미련한 도박꾼들이지만, 자신들의 죽음을 각오하면서 까지 행동한다는 점에선 실존적이다. ● 실패를 예견하며 계속 그림을 그리는 나와 천상의 빛을 쫓는 라이트 시커들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하지만 라이트 시커들은 나와 달리 구원을 의심하지 않는다. 빛에 닿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과 그에 따른 실존적인 실천을 통해 그들은 신을 느끼며 희망 속에서 현세를 사는 이미 구원받은 자들 일지 모른다. 나는 나의 완성된 그림의 형태를 아직 알지 못하지만 항상 그것에 닿는 것을 목표로, 기도하듯 작업한다. 염세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그리는 과정 속에 가능한 한 길게 머물며 단 한번뿐일지 모를 그 구원의 황홀한 순간을 최대한 늦춰보려 한다. ■ 김만순

김윤섭_근방역_오늘의 현대미술 시리즈 봄-여름2 Circumference_Today's Contemporary art spring-summer2_ 캔버스에 유채_90.5×73cm_2022
김윤섭_근방역_오늘의 현대미술 시리즈 봄-여름4 Circumference_Today's Contemporary art spring-summer3_ 캔버스에 유채_90.5×73cm_2022

나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후 운동을 질료로 한 새로운 회화를 꿈꾸며 미술 작업을 시작했다. "근방역-오늘의 현대미술시리즈"는 핸드폰에 저장된 그날의 캡쳐이미지를 회화의 공간안에 전부 우겨 넣어 그린 그림이다. 나는 z 캔버스를 펼쳐 놓고 하나하나 이미지를 선택해 쌓아가고 채워가듯이 그림을 완성했다. 순차적으로 부분부분 그려진 피규어들은 각각의 빛의 흐름을 가졌고 시점도 다르기 때문에 함께 있지만 각 다른 공간성을 띄게 되고 그것은 평평한 평면과 입체, 그리고 면과 선으로 대비되어 함께 회화의 공간안에서 연결되는 초현실적 구성을 가지게 된다. 회화는 동시대를 비추는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동시대의 이미지는 어떤 얼굴을 가질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미지에 접근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회화가 그려지는 순간 과거의 얼굴이 되어버리는 오늘의 현대미술시리즈가 되었다. ■ 김윤섭

이병호_Eccentric Abattis_조형물에 컬러석고_120×110×117cm_2022
이병호_Eccentric Abattis_조형물에 컬러석고_120×124×161cm_2022

근래 진행하는 일련의 작업들에는 완결성이 결여되어있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작품의 완성단계에서 결정되는 견고한 형태와 표면을 극복하기 위함이고 지속적으로 유동하고 변형하는 상태의 조각을 제시하려는 작업적 태도를 보여준다. ● 복제의 방식으로 단위화된 작업의 재료들은 변형, 해체, 재조합을 거쳐 새로운 원본이 된다. 작업 과정속에서 생산/파생된 조각들은 그 자체로 독자적 작품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또 다른 조각으로 거듭나기 위한 재료 또는 오브제로 쓰이기도 한다. 이러한 작업적 여정은 물리적 공간은 물론 3d스캔 데이터화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도 이루어진다. ● 쉐마 미술관의 '매끄러운 돌밭' 전에 선보이는 작품은 'Eccentric Abattis' 연작이다. 'Eccentric Abattis'연작은 19세기 말엽 조각가 로댕(Auguste Rodin)의 방법론에 참조점을 둔다. 로댕은 기존의 작업물을 재조합해 새로운 작업물로 제시하는 마르코타주(marcottage) 작업을 즐겨 하였고 이 작업 과정에서 쓰이지 못하고 남겨진 부산물들이 생겨났는데 로댕은 이를 '아바티(abattis)'라고 불렀다. 'Eccentric Abattis'연작은 소용을 다하고 남겨진 (로댕의) 아바티를 작업적 객체에서 주체로 수용하게 하고, 형상이 잔존한 아바티를 형상이 모호함을 가질 정도로 더욱 세분화 한 후 그것을 소조적 재료로서 재 조합 하는 연작이다. ■ 이병호

조민선_fragility_영상 프로젝션_00:06:00_2020
조민선_파편의 경계 boundary of the fragments_사운드 반응형 실시간 인터랙티브 영상_2022

그동안 사람, 사물 혹은 어떤 보이지 않는 존재와 인간과의 관계성을 탐구하며, 작품을 통해 관계와 상호작용, 소통, 영향력 등에 대한 작업을 해왔다. 이를 영상작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브제와 센서를 활용한 여러 미디어 설치방식을 이용하여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reflection, 2021」과 「fragility, 2020」를 하나로 융합하여 새로운 의미의 작품을 선보인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사회 속에서 다양하게 변화하는 관계에 대하여 사유하고, 관람자를 작품 속으로 유도하여 그들과 작품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거나 이를 재해석시키는 작업이다. 전시장의 천장에 설치된 여러 대의 빔 프로젝터는 바닥을 향해 투사된다. 기하학적 형태의 파편들은 끊임없이 부유하고, 센서의 데이터 값에 의해 그 모습을 변화시킨다. 또한, 벽면에는 부서진 거울조각이 설치되어있다. 부서진 거울조각은 그 표면의 휜 정도와 방향에 따라 공간의 빛을 다르게 왜곡하고 반사한다. 수십 개의 거울조각이 만들어 낸 입체적이고 비현실적인 효과는 어떤 공간에도 속하지 않은 유토피아적 장소와 현실에 없는 유크로니아적 시간으로 이동시킨다. 매개로 사용된 거울은 현실 속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는 한편, 현실화된 공간에서 벗어나 다른 차원의 경험을 유도하는 중간적 장치이다. 각기 다른 형태로 부서진 거울은 관람객을 작은 조각 안에 가두어 스스로를 다른 객체로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 거울을 통해 반사된 파편적 이미지는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몽환적, 중립적인 세계를 구성한다. ■ 조민선

Vol.20220902i | 매끄러운 돌밭 Smooth Stone Fiel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