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풍경 OBJECTS & LANDSCAPES at the Moment

문호_이강미 2인展   2022_0903 ▶ 2022_0930 / 월요일,공휴일 휴관

문호_The Moment_캔버스에 유채_65×91cm_2022

초대일시 / 2022_0903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공휴일 휴관

케이에스갤러리 KSGALLERY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로 188 Tel. +82.(0)2.420.8105 www.k-s-gallery.com

* 전시를 준비하며 케이에스갤러리와 문호, 이강미 두 작가가 나눈 대담을 정리한 글입니다.   문호(M) / 이강미(L) / 케이에스갤러리(KS)

KS_문호 작가님의 작품은 유화로 풍경을 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업방식을 말씀해주신다면요. M_저는 일상과 여행을 통해 발견한 찰나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포착하여 컴퓨터로 이미지를 파편화시킨 후, 그 이미지를 근간으로 풍경을 그립니다. 여행의 기억을 유화라는 재료로 표현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유화만이 미디엄은 아닌 셈이죠. 작가들이 기억을 작품화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는 뿌연 이미지를 만들고 생생하지 않은 기억들은 색을 배제한 흑백으로 표현하기도 하죠. 저는 그것을 유화로 따뜻하게 표현합니다. 제가 원하는 컬러와 마띠에르를 표현하기에는 유화가 적합합니다. 다른 재료보다 유화의 발색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KS_사진을 픽셀화한 후 그것을 캔버스 위에 유화로 옮기는 작업방식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적 요소가 순차적으로 드러납니다. 이로 인해 추상과 구상의 이미지가 중첩됩니다. M_사진에 담긴 사실적 이미지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 해체되고, 해체된 픽셀들을 다시 캔버스로 옮기는 과정 속에서 각각의 점, 선, 면, 컬러는 유기적인 관계를 재생성합니다. 변형된 이미지는 유기적인 모양의 픽셀들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가까이 보면 형태가 불분명하고 멀리 떨어져보면 구체적인 이미지가 잘 드러납니다. 그래서 제 작품에는 추상성과 구상성이 공존합니다. 이것은 회화적 부조 형식이라 설명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부조 형식은 나이프가 아니라 순수하게 붓과 물감으로만 이루어진 것입니다. 볼록하게 표현된 픽셀의 경계부분들은 그 두께감으로 인해 부조처럼 보이게 되는데, 이것은 일상의 기억이 파편화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호_Sweet Hour_캔버스에 유채_90×146cm_2018

KS_문호 작가님께서는 일상의 모습이나 여행을 통해 찍은 사진으로 작업을 하는데 최근작품은 어떤 소재로 작업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M_제 작품의 소재는 일상이나 여행지에서 스쳐 지나가는 장면, 찰나의 순간들입니다. 최근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여행을 가지 못하고,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끄집어내서 그 때에는 보지 못했던 찰나의 모습을 그립니다. 예전에 찍은 사진들을 부분적으로 확대해서 재구성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행지가 아닌 우리 주변의 소소한 장면들, 예를 들어 이름모를 풀, 공원의 한적한 모습들을 포착하기도 합니다. 캔버스에 노란색, 빨간색이 주조를 이루는 작품은 부모님께서 키우시는 관상용 양귀비입니다. 부모님 댁에 갔다가 소소한 일상을 찍은 것이고, 노란 꽃 작품은 산에서 본 야생화입니다.KS_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을 다시 꺼내본다고 하셨는데 작품에 드러나는 구체적인 풍경의 장소도 궁금합니다. 강아지와 사람들의 뒷모습도 가끔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M_논이 그려진 그림은 일본 아키타 여행시 찍었던 풍경이고, 강아지 그림은 캐나다에서 찍은 것으로 당시 그 강아지가 '나 사진 찍어줄래?'라고 말을 거는 듯 했죠. 저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어요. 여행지의 기억과 찰라가 캔버스에 담기는 작업의 첫 단계이죠. 특히 인물은 주로 뒷모습을 그리는데 제가 보통 양해를 구하지 않고 촬영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대인의 익명성을 표현하기 위함입니다.

문호_Somebody Loves You_캔버스에 유채_50×73cm_2019

KS_문호 작가님 이번 전시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에게 전시 관람팁을 주신다면요. M_여행의 즐거움, 자유로움을 작품에서 간접적으로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풍경작품을 바라보는 시점과 뷰 포인트를 염두해 두고 관람하시면, 구상성과 추상성을 함께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TV 모니터를 볼 때에도 사각형 내 대각선의 3배 정도 위치에서 바라볼 때 시각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합니다. 전시장에서도 물감으로 덮인 캔버스를 근경에서 바라보고, 점차 뒤로 물러서면서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관람객의 위치가 뒤로 물러설수록 작품의 구체적인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시각적 즐거움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문호_사물과 풍경展_케이에스갤러리_2022
문호_사물과 풍경展_케이에스갤러리_2022

KS_이강미 작가님은 들꽃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L_저는 30여년간 꽃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꽃과 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화 작업 외에도 테라코타, 도예 작업도 병행했었죠. 이런 작업들은 회화 작업을 하다가 지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작품 재료의 근간은 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흙을 밑작업으로 하고 꽃과 항아리를 그리는 것이죠. KS_꽃과 흙, 자연을 주제로 이어온 작업의 시발점은 무엇이었을까요. L_이 작업이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회상해보면, 어머니의 정원이 아닌가 합니다. 어린 시절 저희 어머니는 텃밭을 일구기보다는 꽃을 심어서 정원을 가꾸셨거든요. 그것을 보면서 자랐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이 제 작품에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서울 생활을 하다가 양평에 들어가 나만의 정원을 가꾸고 사시사철 다양하게 피고 지는 들꽃들과 깊은 공감을 나눴던 시간이 제 작업의 주를 이룹니다. 꽃을 보며 계절과 때를 알 정도로 들꽃박사가 다 되었죠. 캔버스 안에 이러한 꽃 본연의 색, 자연의 색을 넣고자 노력합니다. 다시 서울 생활을 주로 하는 요즘은 꽃의 모습을 한결 단순하게 표현하고 사색적, 명상적인 느낌의 올오버 화면구도로 그리고 있습니다.KS_최근 작품에서 달항아리가 눈에 띕니다. 달항아리 안에 담긴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L_작업을 하면서 한국적인 소재들을 늘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 달항아리는 하늘의 모든 복을 다 품고 있다고 합니다. 제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동양적인 미감과 함께 축복, 행복, 힐링의 느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기법적으로 설명하자면 저의 달항아리는 고택의 기와를 잘게 갈은 가루들을 물감과 섞어서 그린 것입니다. 이번 전시 주제처럼 시간, 과거의 기억들이 소재적으로도 살아 숨쉬는 것이죠. 기와를 간 가루를 물감과 섞어 달항아리를 그려보니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이 생기면서 실제의 달처럼 보입니다. 이 표현방식이 작가의 의도를 전하는 데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강미_Blessing_캔버스에 혼합재료_91×91cm_2022

KS_이강미 작가님은 문호 작가가 회화적인 부조형식으로 마띠에르를 강조한다면 꼴라주된 나무나 기타 자연물들이 종종 입체적으로 작업에 드러나는데, 그 기법이 궁금합니다. L_위에서 설명드린 항아리 작업에 들어간 기와 가루 외에 꽃을 그린 작품들에도 그 바탕에 식물의 씨앗, 가지들을 살짝 넣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 선보일 부조형식의 작품에 등장하는 새와 꽃은 오래된 나무를 꼴라주한 것입니다. 천천히 들여다보면, 물감 위로 나이프로 긁은 선들을 보실 수 있는데 이 긁기의 방식은 그리기에 더해져 마띠에르를 더 부각시키는 기법입니다. 아크릴 물감에 기와, 흙, 씨앗, 식물, 나무가 더해져 저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죠.

이강미_사물과 풍경展_케이에스갤러리_2022

M_이강미 선생님의 작품을 이 전시 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리는 풍경은 구조적으로 순간을 포착한 것이라면 선생님의 작품에서는 꽃에 대한 애정이 듬뿍 드러나더군요. 전시를 앞두고 신작에 한참인데, 선생님께서는 어떤 작업을 최근에 이어가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저는 원경과 근경, 즉 관람객의 시점이 중요하므로 전시장 폭이 넓은 부분에 연출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L_네 저도 문호 선생님 작품을 보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함께 공존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텍스추어를 강조하는 유화기법도 놀랍습니다. 제 작품은 이번에도 역시 꽃이 주제가 되지만, 조금 더 다양한 소재들, 정물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저는 풍경 그 자체보다 가까이 작품을 들여다보며, 관람객의 마음과 그림이 만나는 시점이 중요해요. 그래서 둘의 하모니가 기대가 되네요. KS_ 각자의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 문호 작가님의 작품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삶의 한 장면을 포착하는 것이라면, 이강미 작가님은 따뜻함이 깊게 배어있는 사물과 풍경을 그리시죠. 두분이 말씀하신 시점의 요소도 전시장 연출에 잘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기에 충실한 두 작가, 문호, 이강미의 2인전 『사물과 풍경_OBJECTS & LANDSCAPES at the Moment』 전시가 기대됩니다. ■ 케이에스갤러리_문호_이강미

Vol.20220905c | 사물과 풍경_OBJECTS & LANDSCAPES at the Moment-문호_이강미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