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기억

류희수_모유진_한승희展   2022_0914 ▶ 2022_092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HNH 갤러리 공모 당선展

주최 / 스페이스 HNH

관람시간 / 11:00am~07:00pm

HNH 갤러리 HNH GALLERY 서울 중구 수표로 1 (충무로2가 52-4번지) 2층 Tel. +82.(0)2.2285.1996 www.hanjiprint.com @space_hnh

저는 2008년부터 채식을 시작하면서 생태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지구별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가 서로를 피워주는 숲 속 생명들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라져가는 숲, 굶거나 올무에 걸어 죽어가는 멸종위기종의 이야기, 높고 세련된 아파트를 짓기 위해 무너져 내린 동네의 흔적,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 버려진 작은 동물들, 로드킬로 불리는 길 위의 슬픈 죽음처럼 지나친 도시화에 따라 주변부로 밀려나는 이야기들을 통해 자연과 생명, 평화, 공존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류희수_기다리며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46×61cm_2021
류희수_다정한위로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53×81cm_2019
류희수_다정한위로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53×81cm_2019
류희수_다정한위로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53×81cm_2019

지금은 높고 세련된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선 재개발 현장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포클레인 자국이 가득한 무너진 동네를 걸으면서, 사람들의 삶의 흔적과 추억이 폐허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골목들을 마주하며, 알 수 없는 공허함와 상실감을 느꼈었습니다. 자본의 논리는 왜 이렇게 일방적이고 폭력적일까? 있어야 할 존재들은 왜 이 풍경에서 사라져야 하는 걸까? 경쟁하듯 점점 높아져가는 도시의 고층건물들을 바라보며 개발과 개재발의 과정에서 사라지고 떠나야 했던 존재들이 떠오릅니다. 생명의 소리가 점점 우리 곁에서 떠나감을 느낍니다. 작품 속 아이들이 손에 든 연꽃처럼 생명과 평화의 연대가 아름답게 피어나길 바랍니다. "사라진 존재의 사진을 보면 나는 별빛을 본 듯 가슴이 뭉클해진다." (롤랑 바르트, 『밝은 방』 중에서) ■ 류희수

모유진_새로운 모임(5장의 작업 파편물)_한지에 프린트 및 mdf_53×45.5cm_2022
모유진_있었던1_한지에 프린트 및 mdf_90.9×72.7cm_2022
모유진_있었던3_장지에 채색 및 덧붙이기_148×196cm_2020

우리가 한께한 곳을 바라본다. 관계가 만들어졌고 흩어져버린 그 순간을 담고 있는 공간들이다. 휘발되어버린 관계는 그 공간에서는 흔적으로 남아있다.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흔적과 사물들은 공간, 자연, 풍경에 물감과 얇은 종이가 덧붙여 화면에 묻히고 지워진다. 종이를 사물이 있던 자리 위에 덧붙여서 배경에 묻어버린다. 배경의 이미지와 이어지게 표현하지만 완벽히 배경의 하나의 이미지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존재했던 것들의 마지막 자리인 것처럼 남아있다. 그래서 지웠지만 말끔이 지워지지 않는다. 지나간 관계 위에 또 다른 관계들이 쌓아 올려지듯 화면 위에서는 지나간 관계들이 배경에 쌓이고 앞으로 휘발될 관계들을 기다린다. 2020-2021에는 관계가 이루어진 순간들 중심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식사자리, 회식, 카페 등의 사람이 만들어낸 공간을 기록해 오고 있었다. 그 동안에 우리라고 칭해지는 관계가 만들어진 공간 속에 기록되었다면, 2022년에는 나와 내가 맺는 개인적 관계에 관심을 두고 개인이 사용한 사물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채집하고 리서치하고 있다. 이 기록을 기반으로 화면에 기록한다. 동일한 방식으로 사람들과 관계의 흔적들을 화면에 묻고 지우는 방식을 유지한다. 그러나 사물이 존재하는 공간의 배경은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개발이 되었고. 이용되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더 이상 공간의 필요성이 줄어 발길이 끊어진 곳이다. 사람의 발검음이 그친 후에는 자연적 존재들이 자연스럽게 날아 들어 인공적 공간을 채워나간다. 그런 공간 속에 사물들을 배치하고 묻어버린다. 손길이 닿지 않는 순간부터 자연이 조용히 힘을낸다. 버려진 공터를 바라보면서 우리 기억 속에서도 경험과 기억들을 들추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잊게 된다고 생각하여 개인의 기억을 들추고 기록한다. ■ 모유진

한승희_다양성_광목천에 수묵담채_72.7×90.9cm_2021
한승희_선물_광목천에 수묵담채_72.7×90.9cm_2021
한승희_아지트_광목천에 수묵담채_72.7×90.9cm_2022
한승희_집합_광목천에 수묵_72.7×90.9cm_2022
한승희_휴양_광목천에 수묵담채_116.8×91cm_2022

일상에서 채집되는 소소한 인상들은 차곡차곡 쌓여 나의 삶을 함께한다. 평범하고 무심한 듯 하지만 일상들이 모이면 추억이 되고 추억들이 모이면 인생이 된다. 시간이 흐르고 바쁜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과거의 기억들은 점점 더 희미해져간다. 그러나 과거를 기록한 사진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당시의 일상들과 마주하게 한다. 나는 기억 속에서 편집되고 재구성된 과거의 일상들을 담담하게 이미지로 표현한다. 그것은 나의 삶을 반추하는 것인 동시에 잃어버렸던 시간들을 되살리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내 작품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자 한다. 그대의 추억은 어떤 것인가요? ■ 한승희

Vol.20220912b | 공간, 기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