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e on Traces

최경화展 / CHOIKYUNGHWA / 崔卿華 / painting   2022_0913 ▶ 2022_0930 / 일,월요일 휴관

최경화_가보지 않은 길 Off the track_캔버스에 유채_130.3×180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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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52길 37 Tel. +82.(0)2.735.1036 www.gallerygabi.com

눈을 감을 때 잠깐 동안 나타났다 사라지는 잔상은 이미 그 자리에 있다가 없어진 상이지만 눈 속에 남아서 형상을 이루어 감각적으로는 실제로 보이는 것이고 눈동자의 움직임에 따라 같이 움직이고 눈길을 집중시킬 수도 있는 실체이다. 나는 눈의 안쪽에 남겨진 형상을 그리는 것으로 시감각에 온전히 포착되지 못하고 남겨진 것들을 기록하며 눈앞의 이미지가 감각 속에서 구성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최경화_아침 산행 Climbing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21
최경화_건너감 2203 Bridge 2203_캔버스에 유채_112.1×112.1cm_2022

작업의 대상은 직접 돌아다닌 공간이나 인터넷을 통해 찾아본 궁금한 장소들을 촬영한 이미지들이다. 걷거나 이동하며 관찰한 이미지를 여러 겹으로 반복해서 그린다. 계속되는 이동으로 인하여 공간은 가까이 다가오면서 동시에 멀리 빠져나간다. 눈앞의 형상이 무엇이라고 지각되는 순간 풍경은 이미 멀리 지나쳐가고 없다. 이동에 의하여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연착된다. 연착되는 시선은 무엇이 지나가고 나서야 그것이 무엇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느린 지각의 반응과 적응 속도이며 지연되는 인식이기도 하다.

최경화_건너감 2204 Bridge 2204_캔버스에 유채_112.1×112.1cm_2022
최경화_건너감 2206 Bridge 2206_캔버스에 유채_112.1×112.1cm_2022

눈이 본 것을 따라서 손을 움직이기도 하고 그것을 앞질러 손이 먼저 움직이기도 하며 보여지는 이미지와 관계해 나간다. 이렇게 움직임에 따라 만들어진 회화공간은 레이어의 중첩으로 시간성(temporality)을 갖는 공간이 된다. 재현되는 장면의 속도와 나의 손의 그리는 속도에 차이가 생기면서 화면 위에는 파편적이고 불연속적인 이미지들이 흔적으로 남겨진다. 눈과 손의 움직임이 어긋나며 만들어진 드로잉이 축적되어 순간들이 집합된 회화 표면으로 만들어지고 고정되지 않는 공간지각이 드러나게 된다. 늘어진 영화필름을 편집하듯이 잘라낸 공간의 단면들이 포개지며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 되고 이것은 다시 예기치 못한 형상을 불러오며 전체 그림이 진행된다.

최경화_오고 가다 1, 2_캔버스에 유채_45.5×38cm×2_2021
최경화_정지된 공간 1, 2_캔버스에 유채_45.5×38cm×2_2022

내가 보는 것은 나에게 보여지는 것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는가. 감각과 판단은 구분될 수 있는 일인가.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 감각과 판단의 간극에서 그리기가 진행된다. 본다는 것의 모호함 속에서 생겨나는 드로잉은 거듭되는 재현의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허구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 최경화

Vol.20220913b | 최경화展 / CHOIKYUNGHWA / 崔卿華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