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空(공공)장소 Emptiness

한기애展 / HANGIAE / 韓基愛 / photography   2022_0915 ▶ 2022_0927 / 일요일 휴관

한기애_空空장소 #016 뚝섬쉼터_피그먼트 프린트_90×120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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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요일_12:00pm~06:00pm / 일요일 휴관

와이아트 갤러리 YART GALLERY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28 한영빌딩 B1 3호 Tel. +82.(0)2.579.6881 yartgallery.kr blog.naver.com/gu5658

公共(공공)장소의 진혼곡: 空空(공공)장소 - 한기애 사진전 ● 사진 발명 초창기에 사진은 예술로서의 독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회화의 보조자료로서, 기록의 수단으로서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사진은 예술성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고 오늘날 예술로서 사진의 자리매김은 확고해졌다. 회화와 다른 사진의 독자성을 확보해준 사진의 본성은 인덱스성이다. 기호체계의 관점에서 보면 회화가 도상의 기호로서 작용한다면 사진은 인덱스의 기호로서 작용한다. 비평가 로잘린드 크라우스는 '사진은 그 지시대상과 물리적 연관관계를 갖는 기호 계열에 속하는 한에서, 각인, 증상, 흔적, 단서들과 동일한 체계에 속한다.'고 단정하고 있다. ● 한기애는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의 여러 지표들을 민감하게 들여다보고 사진 작업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그는 오랫동안 미세먼지로 나타나는 환경파괴 상황들을 추적해왔고(「Fine Dust」 시리즈), 이번에 「空空장소」 시리즈로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시대에 반응하는 한국사회의 지표를 보여주고자 한다. 전세계적인 재앙으로 지금까지 고통을 주고 있는 코로나 19에 당황한 인간의 대처방법 중 하나가 모든 공공장소에 금지선을 치는 일이었다.

한기애_空空장소 #010 어린이놀이터_피그먼트 프린트_62×80cm_2020

작가는 어린이 놀이터나, 공원, 축구장, 농구장, 해수욕장, 지하철 등에서 처진 금지선을 보고 "처음에는 당황스러웠고 족쇄처럼 느껴졌고 대상도 없이 화가 났다. 거대한 팬데믹에 사진가가 맞설 수 있는 소소한 처방은 텅 빈 공간 이미지들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空空장소」 작업은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시리즈 제목에서 '공공장소'를 굳이 '빌 공(空)'자를 써서 '空空장소'라고 부친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공허감과 허망함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지만 언어유희로서 상황을 묘파하고 있다. 이 시리즈에서 작가는 텅 빈 장소만이 아니라 금지선이 쳐진 장소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배드민턴을 친다거나 해수욕장에 들어가 불꽃놀이를 하는 장면을 포착하고 있다. 이 이미지들은 이상하지만 자연스럽기도 하다. 이는 어쩌면 극한적인 상황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실존적 의지를 얘기하려는 포석처럼 보인다. 또한 제목의 유희를 통해 슬픔을 웃음으로 누그러뜨리려는 작가의 숨은 의도가 엿보인다.

한기애_空空장소 #003 을왕리해수욕장_피그먼트 프린트_75×100cm_2021

2022년 한기애의 신작 「空空장소」 시리즈는 코로나19에 대한 작가의 표현이기도 하고 시대의 기록이기도 하다. 더불어 그는 팬데믹 시대에 대한 100개의 한줄평들을 수집하여 사진에 관련하여 남기고자 했다. 그래서 살아남은 자들이 기억해야할 것들을 짚어주고 마음 깊이 새기게 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새로운 질병의 원인에 대해 고찰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미래를 도모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일 것이다. ■ 와이아트 갤러리

한기애_空空장소 #013 배드민턴장_피그먼트 프린트_75×100cm_2021

2020년 새해에 우리는 갑자기 온 세상이 멈춘 것 같은 이상한 경험을 했다. 마치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그 자리에 멈춰서 술래인 코로나19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숨조차 크게 못 쉬었다. 연일 방송에서 확진자 소식이 들려왔고 확진자가 나온 직장이나 학교는 봉쇄되었다. 마스트를 쓰고 소독제를 챙기며 공적, 사적 만남을 취소하고, 결혼식은 물론 친척의 부고에 문상도 가기 어려웠다. 우리 중에 무증상 확진자가 있을까봐 시장보기도 두려워 사람들은 생필품을 배달하기 시작했고 집 안에 있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이렇게 우리들은 3년째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가까스로 살아왔다.

한기애_空空장소 #033 영화관_피그먼트 프린트_62×80cm_2021

이 팬데믹 시대에 나의 눈길을 끈 것은 공공 장소에 둘러 쳐진 금지선이었다. 주로 공사판이나 범죄 현장에서 발견되는 금지선들이 버젓이 사람들이 즐기던 公共(공공)장소에 쳐졌다. 어린이 놀이터나, 공원, 축구장, 농구장, 해수욕장, 지하철 등에서 금지선은 쉽게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고 족쇄처럼 느껴졌고 대상도 없이 화가 났다. 거대한 팬데믹에 사진가가 맞설 수 있는 소소한 처방은 텅 빈 공간 이미지들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空空장소」 작업은 시작되었다. 2020년 여름 작업을 시작할 때는 올해에 국한해 나타날 비상상황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해 겨울에도 2021년 여름에도 코로나는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금지선은 상황에 따라 묶였다 풀렸다 하기를 반복했다.

한기애_空空장소 #045 축구장_피그먼트 프린트_90×120cm_2021
한기애_空空장소 #054 선정릉역_피그먼트 프린트_60×90cm_2021
한기애_空空장소 #055 선정릉역_피그먼트 프린트_60×90cm_2021

空空장소에 나타난 선들은 금지라는 의미가 확실했지만 그 형태는 다양해서 맥락 없이 보면 어떤 것들은 예술적 감각이 돋보인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긴다는 심정으로 묶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간혹 금지선 안으로 들어가 일탈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결코 코로나 19에 굴하지 않고 나의 일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까? 이 또한 극한 상황에 처한 실존적 인간의 한 모습일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한기애_空空장소 #028 운동기구_피그먼트 프린트_56×82cm_2021

100명의 사람들에게 코로나시대에 대한 한줄평을 수집하였다. 실사판 SF영화의 시작/지긋지긋/일상을 향한 열망/계층의 공고화/잃어버린 3년/온라인 시대... 한줄평에 열렬히 공감한다. 함께 고난을 헤쳐온 동지감을 느꼈다. 이상한 「空空장소」작업은 21세기 초반에 전세계를 휩쓴 거대한 전염병시대에 인간의 응급조치를 증거하는 인덱스로서 기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지난 2년간 팬데믹 시대의 고통의 흔적 찾아 다니면서 그 상처를 아파했다.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텅 빈 공공장소가 다시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로 채워지고 마음껏 즐기는 장소가 되기를 소망한다. ■ 한기애

In the new year of 2020, we had a strange experience as if the whole world suddenly stopped. As if all people in the world were playing the game of 'Red Light Green Light', they stopped there and couldn't even breathe deeply to avoid being caught by the tagger, COVID-19. I heard the news of confirmed cases of COVID-19 from the broadcast every day, and the workplace or school where confirmed patient came out was blocked. It was difficult to wear a mask, bring disinfectant, cancel public and private meetings, and go to weddings or relatives' funerals. Fearing that there might be asymptomatic cases among us, people began to order daily necessities online. It was considered a virtue to stay at home. In this way, we have managed to live in the era of COVID-19 pandemic for 3 years. ● What caught my eyes in this pandemic era was the forbidden lines around public places. Forbidden lines, which can be seen mainly at construction sites and crime scenes, were placed in public places. I could easily see forbidden lines in children's playgrounds, parks, soccer fields, basketball courts, beaches, and subways. At first, I was embarrassed, shackled, angry without a target. As a photographer, my small resistance to the huge pandemic was to record images of empty places. This is how the work of 「Emptiness」 began. When I started work in the summer of 2020, I thought it was an emergency that would appear only this year. However, neither in the winter of that year nor in the summer of 2021, COVID-19 did not show any signs of exhaustion. Forbidden lines were repeatedly tied and untied depending on the situation. The lines that appear in the empty places had a clear meaning of prohibition, but their forms are various, so if you look at it without context, some of them stand out for their artistic sense. It seems that the person who tied the line tied it with the heart of 'If you can't avoid it, let's enjoy it'. Occasionally, there were people who crossed the forbidden line and enjoyed deviations. They seem to be expressing their will to not succumb to COVID-19 and not to give up on their daily routine. I think positively that this is also an aspect of an existential human being in extreme situations. ● I collected one-line comments about COVID-19 era from 100 people. The beginning of a live-action SF movie / Tired / Desire for ordinary life / Consolidation of the division of social classes / Lost 3 years / Online age... I wholeheartedly agree with all this comments. I felt a sense of comradeship for those who had been through hardships together. I think the strange 「Emptiness」 work will function as an index to prove first aid in the era of a huge epidemic that swept the world in the early 21st century. For the past two years, I have suffered from those wounds while searching for traces of pain in the pandemic era. I hope that COVID-19 will end soon and empty public places will be filled with people who have taken off their masks and become a place where you can enjoy to your heart's content. ■ Giae Han

Vol.20220915d | 한기애展 / HANGIAE / 韓基愛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