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한양 都市漢陽

이준희展 / LEEJUNHEE / 李準禧 / painting   2022_0916 ▶ 2022_1006 / 일요일 휴관

이준희_경기감영 예찬 A homage to Folding Screen of Gyeonggi gamyeongdo_한지에 먹, 채색_140×43cm×11_20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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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주)아트레온 주최 / 아트레온 아트센터 기획 / 아트레온 갤러리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아트레온 갤러리 Artreon Gallery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129 (창천동 20-25번지) B1,2 Tel. +82.(0)2.364.8900 www.artreon.co.kr

2019년, 작가의 작업실에서 경기감영도의 시작을 보았다. 2017년 부터 시작되었다는 작품은 화면을 꽉 채운 스케치만으로도 엄청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임이 짐작이 갔다. 전작들에서도 고지도를 모티브로 한 작업을 해 왔기에 작가가 경기감영도라는 지도를 활용한 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연상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업의 내용이 사뭇달라진 것을 이번 작품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전작이 고지도를 모티브로 달력, 상자, 한복 옷감, 실, 바늘 등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한 오브제로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유기체적 역할을 담당하게 한 상징성이 주를 이뤘다면 「경기감영 예찬」에서 시작된 작가의 작업은 지도가 가지는 축약된 현장으로 훨씬 더 직접적으로 다가간다. 어느 한 지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거시성을 가진 동시에 촘촘하게 묘사된 건물과 도로와 사람들의 생활상까지 19세기의 거리와 풍속을 현재에 재현해 내는 미시성을 띠기 시작한 것이다.

이준희_바람의 시간 Time of the wind_한지에 먹, 채색_143×68cm×7_2018~22_부분
이준희_바람의 시간 Time of the wind_한지에 먹, 채색_143×68cm×7_2018~22_부분

이렇게 19세기의 경기감영은 21세기로 소환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여기, 동시대를 사는 작가자신의 세계를 경기감영도적 관점에서 훑으며 「바람의 시간」, 「도시한양」, 「서대문풍속도」로 이어지는 현대의 도시와 생활상을 세필로 묘사하기에 이르른다. ●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기도 한 「도시한양」은 서대문역 부근을 중심으로 경기감영도와 같은 부감법으로 그려졌다. 땅과 산천은 그대로 이지만 지금의 생활상이 담긴 현대적 빌딩들과 사이사이 가옥들, 건물들이 생활지도를 보는 듯 하다. 게다가 거리의 다양한 군상들은 저마다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섬세하게 그려낸 배경 속에 간단하면서도 역동적인 인물군들은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19세기의 인물들도 군데군데 포진해 있는데,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인물 풍속도 인 듯, 마치 시공간을 초월하여 같은 자리에 두 시대가 공존함을 보는 것 같다.

이준희_도시 한양 City Hanyang_한지에 먹, 채색_136×66cm×6_2020~2
이준희_도시 한양 City Hanyang_한지에 먹, 채색_136×66cm×6_2020~2_부분
이준희_도시 한양 City Hanyang_한지에 먹, 채색_136×66cm×6_2020~2_부분

역사란 인간 군상의 삶이 모여 이루어진다. 그때의 삶도 지금의 삶도 거시적으로 보면 역사의 한 지점일 뿐이다. 그리하여 작가가 말하듯 '역사의 흐름 속에 불어왔던 바람의 시간 속'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며 어깨를 들썩이는 흥겨운 시간은 공통의 경험이 되며, 물동이를 이고 지나가는 지게꾼과 오토바이 배달꾼이 오버랩되고, 소를 모는 아이와 킥보드를 타는 아이는 친구가 된다. ● 「도시한양」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이 시간의 흐름처럼 표현되어 있다. 계절역시 작가가 주로 활용하는 모티브인데,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꽃이 피듯 전작들부터 쭉 작가가 견지하는 역사의 희망을 바라는 장치인 듯 하다. "차디찬 북풍과 예기치 않은 역풍,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돌풍을 지나 언젠가는 반드시 순풍이 불어오는 옥색같이 맑고 밝은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식민의 시절을 지나 광복을, 전쟁과 폐허를 지나 케이문화에 전세계가 열광하는 지금의 시대를 맞은 대한민국의 역사는 질곡 속에서도 희망을 견지해 왔다. 한 나라의 역사도, 한 개인의 역사도 희망이 있는 한 미래는 있는 법이다.

이준희_서대문 풍속도 Seodaemun Rhapsody_ 캔버스에 유성펜, 아크릴채색_155×150cm×3_2021~2_부분
이준희_서대문 풍속도 Seodaemun Rhapsody_ 캔버스에 유성펜, 아크릴채색_155×150cm×3_2021~2_부분
이준희_주렁주렁 joo rung joo rung_한지에 수묵담채_100×5cm_2020
이준희_화려한 외출을 꿈꾸다 Dream for a grand day out_ 한지에 수묵담채_100×55cm_2020

그래서일까.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 섬세한 필치로 역사의 맥을 이어 현재를 이야기하는 작가의 작업 속 어느 거리에 서서 서성이다 보면 잔잔히 불어오는 꽃향기나는 순풍을 만날 것만 같다. ■ 아트레온 갤러리

Vol.20220916a | 이준희展 / LEEJUNHEE / 李準禧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