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의 시간 Time to Buffer

김태균_이재욱 2인展   2022_0917 ▶ 2022_1011 / 주말 휴관

완충의 시간展_경기평화광장 경기 천년길 갤러리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경기도_경기문화재단 주관 / 김태균(작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 휴관

경기평화광장 경기천년길갤러리 Gyeonggi Peace Plaza Gyeonggi Millennium-gil Gallery 경기도 의정부시 청사로 1 경기도 북부청사 본관 B1 Tel. +82.(0)31.8030.2316 www.gg.go.kr/mn/peaceplaza @ggpeaceplaza

지정학적 은유에 대한 풍경의 배신 ● 김태균, 이재욱 작가의 2인전 『완충의 시간(Time to Buffer)』은 경기북부의 지리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를 시각예술언어로 재해석하는 전시이다. 한반도의 첨예한 지정학은 긴장과 완화라는 끝없는 수레바퀴처럼 주기적인 반복을 일삼고 귀속된 인간의 사상과 관념을 지배한다. 잘 알려진 한반도의 근대사적 좌표에서 조우하는 낯선 풍경은 이곳이 여전히 한반도 분절의 공간임과 동시에 숙연한 대자연의 생태계를 직감하게 한다.

완충의 시간展_경기평화광장 경기 천년길 갤러리_2022

김태균 작가의 최근 일련의 작업은 대자연의 지리학적 정보를 담담히 차용하여 인간의 정치적 욕망과 이상이 드러날 수 있도록 회심의 발화점을 곳곳에 배치한다. 그가 차용하는 지리적 정보는 사회문화적 현상의 상징들이 충돌하는 현장이다. 이번 전시 『완충의 시간』에서 그의 작업들은 전통적인 풍경화가 대자연을 이상적 이데아로 재현하고자 하는 순수예술의 기본적인 미학 어법을 충실히 따르다가도 냉소와 풍자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불편한 자세를 관객에게 호소한다.

김태균_완충지대_철, 아크릴, 가죽끈, 깃털_112×145×3cm_2022
김태균_재인(才人)의 시(詩)_고강도 스펀지, 나무, 바늘, 실_40×620×12cm_2022
김태균_What do you want me to do_아크릴, 나무_110×120×20cm_2021

「What do you want me to do/내가 어떻게 하길 바래」의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무력감의 극한에 달해 저항적 태도로 돌변하는 분기점에서 내뱉는 이 워딩(Wording)은 마치 초 고난이도의 숨은 그림 찾기 에서 그림 찾기를 끝내 포기하고 접어버리는 답답한 인간의 읊조림과 닮아있다. 마치 백두산과 한라산의 분화구의 형태를 띤 수직 시선의 형상에서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대자연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 작품의 제목은 관객에게 반문한다.

김태균_광장2_아크릴, 실사출력_80×120×2cm_2020
김태균_Ornament #3_디지털 프린트, 디아섹_100×100cm_2013

또한 경기북부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이 담긴 화산암 지형은 주상절리라는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대자연의 신비함을 자아냄과 동시에 역사의 호사꾼들에게 구술문화를 일깨우고 확산시키는 영감을 제공한다. 외줄타는 재인(광대)이 그의 아내를 탐하려는 사또에 의해 줄이 잘려 추락사한 재인폭포의 이야기는 권력자의 부조리와 사적 욕망의 충돌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 권선징악의 구술문화보다 비관적인 귀결로 이끄는 이 서사에서 한반도 접경지역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또 다시 시도하고자하는 남북한의 소통 절벽 아래 또 누가 추락할지는 그의 신작 「재인의 길」에서 가늠할 수 있을까?

완충의 시간展_경기평화광장 경기 천년길 갤러리_2022

이재욱 작가의 작업 중 풍경의 직시에서 오는 날카로움은 사진이라는 전통적 매체의 표피를 보기 좋게 뚫어버린다. 이재욱 작가가 선택한 지리학적 정보의 공통분모에서 미묘하게 낚아채는 일상적 풍경의 서사가 왜 도리어 일상적인 시선을 보기 좋게 비껴가고 있는지 그의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다.

이재욱_N37.9956°_디지털 C 프린트_110×146cm_2022
이재욱_N38.0392°_디지털 C 프린트_110×146cm_2022
이재욱_N38.0244°_디지털 C 프린트_110×146cm_2022

일반명령 제1호를 대명제로 하여 위도(좌표)의 기호와 숫자로 나열되는 그의 시리즈 작업들은 한반도 분단의 역사를 과감하게 소환하되 어색하지만 익숙한 2022년의 편협한 현실 좌표를 읽어낸다. 맥아더 장군의 명령 1호가 지구본의 위도 38도선을 건조한 지리적 기호로 분단시켰지만 한맺힌 한반도 역사의 눈물로 인해 다시 촉촉해지는 순간을 맞이하는 반복의 지정학으로 환생한다. 경계의 의미를 뛰어넘는 대자연의 생명력은 분단의 시간을 초월하는 디지털 C 프린트 앵글 속에서 인간의 통제 기호를 침범하며 살아 꿈틀댄다. ● 분단된 한반도에 살아가는 동시대의 불안한 심리가 대자연과 인간의 어색한 조우를 더욱 극적이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한반도 접경지대에서 낯선 일상으로 환기시키지만 무엇보다 대자연의 고집과 공격성을 여지없이 드러낼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한다.

이재욱_N38.0015°_디지털 C 프린트_112×149cm_2021
이재욱_N38.0218°_디지털 C 프린트_110×146cm_2022

남북한의 지정학적 갈등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는 것에 보란 듯이 대항하는 대자연의 번식력은 그의 화면 속에서 소스라치게 정교하게 지배하며 관객의 시선을 장악한다. 그가 촬영한 시리즈 작업들에서 왜 파란하늘이 안 보이는 것에 대한 의문을 단지 촬영한 날의 하늘이 흐렸다고 설명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건조하고 담담한 시선 속에 오로지 생존하고자 하는 ● 의지는 우리를 위협하는 대자연의 냉혹한 교훈으로 다가와 오늘날 한반도의 지정학적 시간에서 누가 실존적 자세로 생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기며 그의 작업에서 귀결 된다.

완충의 시간展_경기평화광장 경기 천년길 갤러리_2022

김태균, 이재욱 작가는 2017년 제주문화재단 이아 레지던시에서 최초로 조우하여 제주 4·3을 주제로 지역의 역사적 증인과 장소를 발굴하며 한반도 근대사의 굴곡의 시간을 투영하는 시각예술작업들을 제안하였다. 예술가의 시대적 사명으로 현실세계의 땅에 뿌리내리고 서있음과 동시에 사회문화적 상상의 개입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독일에서 비슷한 시기에 수학한 그들의 예술창작태도는 한반도의 민감하고 비루한 정치적 일상마저 직시와 은유, 풍자와 차용이라는 동시대적 예술언어로 전환시켜 꾸준히 그들의 온전한 예술세계로 편입하고 있다. ■ 김태균

Vol.20220917d | 완충의 시간-김태균_이재욱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