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그사이

장하윤展 / JANGHAYOON / painting.installation   2022_1014 ▶ 2022_1225 / 월요일 휴관

장하윤_낮과 밤_캔버스, 나무, 스틸, LED light에 아크릴채색_111.2×232×20cm×3_2022

작가와의 만남 / 2022_1014_금요일_06:00pm

전시공모 선정작가展 2022 유리상자 - 아트스타Ⅳ

기획 / 봉산문화회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77 2층 아트스페이스 Tel. +82.(0)53.661.3500 www.bongsanart.org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2022 유리상자-아트스타』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시각을 지향합니다. 대구 중구 도심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봉산문화회관의 유리상자(아트스페이스)는 전시공간 밖에서 유리를 통해 관람객이 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곳으로 설치된 작품을 다방면으로 관람하기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시민들이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예술공간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소와 공간적 특수성을 예술가의 다양한 동시대정신을 담을 수 있는 빛나는 그릇으로 활용코자 공모하는 기획프로그램이 '유리상자-아트스타'입니다. 이에 봉산문화회관은 변화되는 예술의 시대적 담론을 담기 위한 유연한 정책적 모색과 새로운 도전적 실험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공예술 지원센터로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국 공모를 통해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앞으로도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예술가지원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 2021년 전시 공모에 주제로 언급된 '공간으로부터'는 "시각의 인식은 공간으로부터 시작된다."라는 생각을 기조로 현상학적 장소에 대한 새로운 지각이 설치미술의 발흥으로 이어졌듯 작가의 실험적 영감이 공간을 통해 얻어지도록 자극하기 위한 주제입니다. 평면에서 입체 그리고 가용 가능한 실험미술을 아우르는 작가의 일면들을 소환, 재생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재고(再考)하고 실험행위의 반복과 축척에서 얻어진 육체적 감각을 기반으로 대안적 태도를 발산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장하윤_낮과 밤_캔버스, 나무, 스틸, LED light에 아크릴채색_111.2×232×20cm×3_2022
장하윤_낮과 밤_캔버스, 나무, 스틸, LED light에 아크릴채색_111.2×232×20cm×3_2022
장하윤_낮과 밤_캔버스, 나무, 스틸, LED light에 아크릴채색_111.2×232×20cm×3_2022

2022년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 마지막 전시, 유리상자-아트스타Ⅳ에서는 장하윤 작가의 전시명 '낮과 밤, 그 사이'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지난 2021년 9월 서류 및 인터뷰 심사에서 '공간 확장'으로 요약되는 공모주제에 대해 작가는 유리상자 공간을 실존하지 않은 심상의 장소로 이동시키며 눈보다는 마음으로, 재현보다는 수집된 이미지의 추출에서 나오는 심리적 공간을 구성하는 계획으로 공모하였습니다. 당시 심사위원은 현대인에게 집이 가지는 복합적인 의미를 작가의 시각적 예민함과 예술적 감수성으로 구체화한 작품이라는 점과 도심 속에 자리잡고 있는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 공간과의 시각적인 조화로 전시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점으로 우수한 평을 받았습니다. 공모작품으로 선정되고 유리상자에 구조물이 세워졌을 때 처음 마주한 느낌은 아파트 건축조형물로 다가왔습니다. 공간 중심부에 대각선으로 나열된 3개의 복도식 아파트의 형상은 합판을 정밀하게 타공한 사실적인 모습이었고 창문과 복도 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과 함께 실존하는 작은 건축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내 반대쪽으로 돌아보면 또 다른 이미지로 시선을 사로잡게 됩니다. 실물 조형물과 다른 회화적 공간으로 실존하지 않는 바람, 새벽 공기 흐름이 표현되었으며 많은 실험을 통해 도출해냈을 법한 각기 다른 모양의 창문과 불빛 색이 어울려져 회화의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이런 이중적 구조로 우리에게 집의 의미를 외적인 시각적 요소와 내적인 심리적 요소로 구분해 관찰할 수 있도록 구성해 관람자들에게 의미를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 집은 동물이 짝을 찾고 보금자리를 꾸미는 가장 원시적이고 근본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인간이 활동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더욱더 복잡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이 소유하고자 하는 가장 최소단위의 면적을 넘어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확장, 재생산하려는 삶의 원심적 근원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관점에서 집을 바라보는 시각은 열려 있지만 장하윤 작가는 시작점과 귀결점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작가는 "새벽까지 작업하며 집에 다다를 무렵 아파트에 켜진 불빛들이 아른거릴 때 느끼는 안도감과 누군가도 나와 같은 시간에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다는 위로가 이 작업의 배경이 되었다."라고 말합니다. 낮과 밤은 누구나 각기 다른 시간적인 의미이지만, 그 사이에 있었던 힘겨운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새로운 시작을 재충전하는 시작과 끝을 의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는 그 의미를 담은 불빛을 이정표로 삼아 집에 도착할 즈음 바라보는 이미지 안에 선행적으로 느끼는 복잡한 내면의 감정을 뒤로하고 정주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마치 약육강식의 법칙에서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를 보여주며 어두운 밤, 유리상자 안 아파트와 빌딩 숲 불빛들과 함께 수놓으며 도심 속 빛과 그림자의 세계를 말없이 비춰주고 있습니다. ■ 조동오

장하윤_낮과 밤_캔버스, 나무, 스틸, LED light에 아크릴채색_111.2×232×20cm×3_2022
장하윤_낮과 밤_캔버스, 나무, 스틸, LED light에 아크릴채색_111.2×232×20cm×3_2022

낮과 밤의 중간쯤, 그사이의 풍경 ● 일을 마치고 들어가는 길에 만난 풍경이다. 낮과 밤의 그 중간쯤, 선택한 일과 사람들과 오갔던 대화 사이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며 감정의 위치는 어디쯤인지 저 멀리에 시선을 두며 생각한다. 하루의 고단함이 무게로 깊어질 때, 낯익은 창의 빛이 번진 풍경이 위로를 건넨다. ● 이번 전시작 「낮과 밤, 2022」은 오후 4시와 6시의 해가 넘어갈 때의 시간의 색을 찾아내려, 1호의 캔버스 수십 개에 여러 색 실험을 거쳐 가장 근접한 오렌지와 그레이의 조형미가 그 시간의 감정과 닿아 있었다. 낮의 빛을 담고 그 중간의 시간을 붓의 감각으로 밤으로 가는 시간을 나타내었다. 삶의 한 부분을 보듬어 주는 감각의 풍경이었고, 낮의 모든 시간을 위로해주고, 다시금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였다. ● 2013년부터 작업한 종이봉투 안에 창의 형태를 타공한 종이에 조명을 넣어 밤의 풍경을 제시한 「밤의 정원, 2013」 작품에서 착안하여 제작하였고, 현재도 형태를 바꾸어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작업은 앞뒤로 나뉘어 양면을 관람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였는데 한 면은 종이봉투의 겉면을 촬영하여 모티브를 얻어낸 결과물을 다시금 평면으로 옮겨내 캔버스 안에서 창의 빛이 새어 나오는 회화로 만들어 냈다. 반대 면은 목재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 복도식 아파트를 재현하였다. 골목길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복도식 아파트로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창 너머의 풍경이다. 사람이 지나가거나, 바람이 세차게 불기라도 하면 집에서 보이는 창의 풍경은 빛이 지나간 흔적이 담긴다. 창에 비친 저 너머의 빛은 시작이 되고, 뒤돌아가는 귀결점이 된다. 창 넘어 떠오른 기억이 누군가의 마음의 빛을 온앤오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장하윤

장하윤_낮과 밤_캔버스, 나무, 스틸, LED light에 아크릴채색_111.2×232×20cm×3_2022

낮과 밤, 그 사이에서 ● 하루는 크게 둘로 나뉜다. 숫자와 객관의 측면에서라면 자정이 지나면서 오전이 시작되고 정오가 지나면서 오후가 시작된다. 하지만 삶의 영역에서는 하루를 낮과 밤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구분의 기준은 무엇인가? 낮은 어디까지고 밤은 어디까지인가? 우리는 이 기준을 명시할 수 없다. 계절에 따라 밝음이 가고 어둠이 오는 시간이 변하고, 어둠은 낮을 한순간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각'이 아니라 '시간'인 이 영역은 여러모로 장하윤 작가의 작품과 맥을 같이한다. 작가는 해가 저물고 많은 사람이 개인의 영역으로 돌아가는 시간, 사라지는 해와 그에 따라 그림자가 늘어지는 시간, 그리고 다시 올 낮을 위해 나의 내면을 돌보는 시간인 낮과 밤 사이를 그리고, 입체로 구현한다. ● 봉산문화회관의 유리 상자에서 선보이는 작품 「낮과 밤」은 이러한 이미지를 담은 회화작품과 그 뒷면을 복도식 아파트 형태의 설치물로 제작하였다. 작품의 형식은 둘이 하나이면서 하나를 둘로 나누어볼 수 있어 작품의 이름을 드러내지만, 작품의 내용은 형식에 따라 한쪽은 낮, 다른 한쪽은 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회화작품의 화면은 눈이 시린 정도의 형광 주황색의 창들 사이를 회색의 배경색과 붓질이 거칠게 가로지른다. 이 색감은 마치 멀리 지평선 너머로 서서히 해가 질 때 주변 빛과 구름이 그 빛을 등지고 내보이는 그림자 같다. 이런 풍경을 서술하면 매우 정적인 순간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작품의 화면은 전혀 고요하지 않다. 감싸고 몰아치는 거센 바람 같은 붓의 흔적은 작품을 마주한 우리의 마음에 감정의 고조를 일으킨다. 이 차분하고 정적인 화면 위를 오가는 움직임의 증거, 붓의 자취는 나와 저 건물, 그 건물의 창 사이의 거리를 확인하고 내 마음과 감정이 반응하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한다. ● 반대편의 입체는 요즘 흔히 보기 힘든 복도식 아파트의 모습이다. 각 층의 복도도, 한 가구 단위의 형태도 반복된다. 뒷면 회화의 창들처럼 줄지은 이 모습은 작가의 주거지에서 보이는 복도식 아파트로부터 비롯되었다. 작품의 곳곳에 켜져 있는 조명은 어쩌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밤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다. 어두워질 시간이 되고 누군가 중앙에서 복도 끝으로 자기 집의 문 앞까지 가는 만큼 불이 켜진다. 이 아파트의 형태가 내가 사는 공간과 형태가 같은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집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나를 따라 켜지는 조명과 함께 안식을 위한 공간으로 들어서는 그 누군가와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의 풍경에 대해 낮에 대한 위로, 내일을 준비하는 밤이라 설명했다. 우리가 평온한 낮을 보냈다 하더라도 해질녘 혹은 그 시간을 지나 저 멀리서부터 내가 돌아갈 집이 보이면, 이제 곧 고단함을 내어놓고 쉴 수 있는 공간에 들어선다는 마음이 든다. 이 마음에 관한 생각을 작품화하게 된 출발점은 작가의 2013년 작 「밤의 정원」이다. 종이봉투에 창의 형태를 뚫고 반복된 집의 형태로 설치한 작품이 이번 전시 작품 「낮과 밤」이 되면서 한 편에서는 그 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순수한 느낌의 나무로 제작된 더 견고한 느낌의 프레임으로 나타났고, 다른 한 면에는 촬영된 종이봉투 집에서 모티브를 얻어 회화로 전환된 작품으로 나타났다. 이 작품에는 설치와 회화가 공존하고,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이 일상과 만나 확장되고 결합되어 있다. 여러 동이 함께 있는 아파트촌의 입구로 들어서며 어두워진 건물의 실루엣 사이로 간간히 불이 켜진 집들이 보이는 풍경이 나의 정원으로 들어서는 기분 같았다던 작가는 본인의 환경과 감정을 작품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 20대 젊은 시절, 배의 창 하나 없는 가장 저렴한 하등칸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여행을 했던 작가가 작은 창 하나가 나 있는 선상의 가게에서 느낀 감정, 그 배의 목욕탕에 바다를 향해 나 있던 큰 창을 보며 한 생각들은 창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조형적 실험을 하게 하였다. 고층의 아파트, 건물이 있는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열 지은 창문들은 작가에게 빛이 들게 하고 환기를 할 수 있다는 기능을 넘어 이 창 안에 공간이 있고, 이 창이 안과 밖을 동시에 인식하게 하는 존재, 때로 그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호흡을 편하게 하는 대상이 되었다. 즉 해소의 감각이 투사된 형상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창들이 보이는 장소 중 오늘을 떠올려 어떤 것은 위안 삼고, 어떤 것은 잊고, 어떤 것은 내일까지 잠시 미루어두기 위해 낮과 밤 사이에 돌아가는 집, 많은 사람에게 집이 되는 아파트가 가장 작가의 그 감정이 극대화된 장소인 것이다. 아마도 작품의 형태는 변해갈 것이다. 창의 모양도, 건물의 형태도. 그러나 우리는 작가의 작품이 우리로부터 끌어내는 감각을 따라 형태 너머에 존재하는 어느 경계의 영역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낮과 밤 사이가 시, 분, 초가 다르지만, 우리가 그 시간을 다 알듯이 말이다. 유리상자 안의 이 작품이, 하루가 낮에서 밤으로 가듯 관람하는 모든 이를 고단함에서 위안으로 이끌 수 있기를 바란다. ■ 임경민

Vol.20221016b | 장하윤展 / JANGHAYOON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