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Save-a-블라블라(갈유라_기슬기_한수지) 이성경_정정호
Critiques·Archive text 허경(철학자, 철학학교 혜윰 교장) 심소미(독립큐레이터) 채은영(임시공간 대표) 배성수(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 부장)
주최,주관 / (재)연수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공휴일 휴관
아트플러그 연수 ARTPLUG YEONSU 인천 연수구 청량로 101번길 33 Tel. +82.(0)32.858.7661 @artplug_yeonsu
연수문화재단 예술창작공간 아트플러그 연수는 APY 2022 입주작가 기획전을 개최합니다. ● APY 1기 입주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 레지던시가 지역을 대면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5인 입주작가의 시각을 통해 관객에게 선보입니다. 전시제목 『Remapping Remapping Remapping : Time, Space, Memory』는 인천 연수구의 과거와 현재의 시간, 공간, 기억을 바라보고 재해석한 작가의 시점과 서술 방식을 나타냅니다. 5인의 작가는 연수구의 시간성, 공간성을 기반으로 한 지역 리서치를 통해 수집한 이미지와 기억의 파편을 해체하고 번안하여 연수구 지역을 새롭게 조망하였습니다.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예술가의 거주함을 주제로 지역과 사회를 둘러싼 다층적인 맥락과 예술적 미감을 관객에게 제안하고 펼쳐 보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이 여러 층위의 감각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연수구의 시간, 공간, 기억을 함께 사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연수문화재단
이성경(b. 1982) 작가는 그림자처럼 다가오는 장면이나 곧 허물어질 풍경에 대하여 관찰하고, 바탕체인 한지에 밀도와 촉각적인 표현에 대해 탐구한다. 허구적 무대와 같은 풍경의 장면들을 통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공감을 드러내고 표현하여 예술이 가진 회복의 가능성을 관객에게 제시한다.
이중 프레임과 같은 유리에 비친 반영상, 사람과 풍경 사이에 놓여 있는 투명하지만 완강한 유리 벽 이편에서 말이 없는 풍경, 소리 없는 풍경으로써 밀려오는 기묘한 불일치에 대한 정서에 주목한다. ● 사라지는 청학 풀장의 단면들, 연수구 일대에 있는 유리 빌딩에 비친 반영상의 모습들을 그린다. 사람들이 있었던 흔적으로 생겨난 청학 풀장 바닥의 모습에서 회화적인 요소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텅 빈 수영장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 민낯의 풍경을 지어내고 있었고, 수많은 소리들로 가득했을 그곳이 적막하고 조용한 진공 상태의 풍경으로 다가왔다. ● 이내 사라지고 허물어질 풍경들에 대한 관심은 그것을 붙들고자 하는 정서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난시안의 상태를 작업 내 시점으로 끌어 들여와 지우고 문지르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서 우연의 효과를 나타냄과 동시에 풍경에 일종의 막을 씌우는 촉각적인 화면을 나타내고자 한다. ■ 이성경
정정호(b. 1981) 작가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작업 초기에는 자연의 현상이나 물질의 미적인 형태에 관심을 두고 사진으로 작업해 왔다. 최근에 작가는 주로 지역의 변화나 숨겨진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이를 사진과 영상을 이용해 작업하고 있다. 지역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들의 삶과 공간이 어떻게 예술로 변화될 수 있는지 다른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실험한다.
도시는 산업의 역사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이곳 인천의 연수구는 60-70년대 송도유원지로 유명했다. 그러나 2011년 9월 정식 폐장 이후 이곳은 한국 중고 자동차 수출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국내 중고차 수출 물량의 72%가 이곳을 통해 수출되고 부가가치 효과가 1조 원가량이 되는 외화벌이의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이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에서 많은 해외 이주민들이 유입되었다. 연수구 중고차 단지 지역 주변으로 자동차 관련 수리업체가 생겨났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숙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아랍어로 써진 식당들이, 술집이 그 뒤에 생기게 되었다. ● 중고차 거래가 많아지면서 옥련동 주변으로 많은 중고 자동차들이 도시 골목마다 주차되었고, 주민들은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미 옛 송도유원지 부지에는 불법으로 증축되어 사무실로 사용되는 컨테이너 박스와 차량들로 가득 찼고, 계속 밀려드는 중고차를 감당할 수 없어 옥련동 도시 곳곳에 번호판 없이 길가에 주차되어 있다. 사실 모두 불법이다. 구청장들이 바뀔 때마다 공약으로 내세워지는 게 이곳 중고차 단지를 외부로 이전하는 것이지만 지금까지도 이전부지 선택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군산, 평택 등 다른 항만도시가 경제적 이득을 위해 이 중고차 단지를 유치하고자 경쟁한다. 송도 중고차 수출 단지 안을 돌아다니면 90%가 외국인이다. 아니 여긴 한국말이 간혹 보이는, 중동이라 하는 게 맞겠다. 외부의 사람들이 보기에 이곳은 매연, 소음과 먼지를 유발하는, 땅값을 저하시키고, 심지어 위험해 보인다고 말하지만 이곳 역시도 누군가의 가족을 위해 열심히 생계를 이어가는 커뮤니티의 집단이었다. 때가 되면 알라신을 위해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떨고 오후 6시가 되면 붉은 노을을 뒤로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퇴근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삶과 크게 달라져 보이지 않았다. 언젠가 이곳 역시도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사라질 풍경이다. 지금 이곳의 장면은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이라도 기록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이곳에 우리가 타던 낡은 자동차가 있었고, 그리고 그 안에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 정정호
Save-a-블라블라(갈유라_기슬기_한수지) ● 갈유라(b. 1985) 작가는 공간이나 사물에게서 발현되는 기이한 에너지의 배치를 관찰한다. 이번 리서치에서는 물질세계와 비-물질세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특정 세계관을 통해 특정되지 않는 사물의 명칭과 분리/구별로 나눌 수 없는 지역성에 주목한다. 현장을 영상으로 기록 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반복해 생긴 이미지 그리고 수집된 이야기들을 통해 지금도 변화하고 있는 사물의 생태를 추적하고 고정될 수 없는 사물의 기본 속성을 증언한다. ● 기슬기(b. 1983) 작가는 사진을 주된 매체로 다루면서 사진의 재현성과 그 한계에 대한 고민을 비디오, 책 그리고 사진 설치의 형태로 확장하여 작업하고 있다. 「두 시선의 사랑법」에서 연수구의 여덟 장소의 과거와 현재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추적하고 이를 단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미지를 수집한다. 서로 연결고리가 없는 기록으로서 이미지를 다시보기 하여, 재해석하고 편집한 이미지 콜라주 작업이다. ● 한수지(b. 1991) 작가는 디지털공간과 물리공간 사이의 접점이나 차이점을 단서로 사이공간의 새로운 경로를 탐험한다. 「두 시선의 사랑법」에서는 각각의 물리적 장소를 납작한 화면으로 리맵핑하면서 잊혀져가고 사라지는 지점들을 재조명하여 여덟 장소의 안녕을 기원한다.
'Save-a-블라블라'는 아트플러그 연수 1기 입주작가 갈유라, 기슬기, 한수지 3인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팀이다. 'Save-a-블라블라'는 이번 입주작가 기획전에서 「두 시선의 사랑법」이라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첫 입주 당시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역해설사이자 문화예술기획자 그리고 『마드리드0km』(2019, 우고북스)의 저자인 정효민(연수문화재단 예술진흥팀 주임)의 총 3회차 지역 리서치 투어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된다. 6월 초, 3일에 걸친 정효민의 지역 리서치 투어는 연수라는 지역의 각 장소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여 바라보는 지역 해석법으로 리서치를 진행되었다. (「코스1. 두 도시의 사랑법」에서 원도시(동춘동, 선학동, 연수동, 옥련동, 청학동)와 신도시(송도시), 다른 두 도 시의 간극과 이에따른 문화 발생현상을 다루었고, 「코스2. 글로컬라이제이션」에서는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관점으로 과거의 백제 사신단의 흔적과 세계를 들여다보았으며, 「코스3. 연수구를 사는 존재들」은 연수구의 생태를 기반으로 한 원주민과 생물들을 하나의 구성원으로 다루며 두 경계를 이동하는 등 각각의 부재를 가진 장소적 · 역사적 특색을 정효민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제안했다면, 갈유라, 기슬기, 한수지는 같은 곳을 걸으며 각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 「두 시선의 사랑법」은 3인 작가가 각자의 공통된 공간에서 다른 해석과 각자의 방식으로 리서치를 어떻게 바라봤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된다. 'Save-a-블라블라'는 리서치 과정에 대한 이미지를 공유하고 장소를 전시장으로 불러오는 형태를 현장의 생태를 해치지 않고 숨어들어 '보기'와 '관찰'이 가능한 탐조대 구조를 전시로 구성한다. 관람객은 탐조대에서 연수구의 8곳의 장소 (청학풀장, 느티나무, 송도유원지(중고차량단지), 함박마을, 어촌계/갯벌, 저어새, 삼호현(갑옷바위, 술바위), 능허대)를 망원경 접안렌즈를 통해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 Save-a-블라블라
Vol.20221022f | Remapping Remapping Remapping: Time, Space, Memor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