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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미展 / KANGKYEONGMI / 姜京美 / sculpture   2022_1028 ▶ 2023_0114

강경미_i'm not monster_도자기, 재봉틀_90×75×60cm_2021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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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미 인스타그램_@plastic_kang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1:00pm~07:00pm 휴관일은 인스타그램 참고

백두강산 BAEKDUGANGSAN 서울 중구 수표로 22-6 (충무로3가 24-2번지) 제복빌딩 3층 @baekdugangsan

강경미의 흙, 삶의 무자비함에 저항하는 방법론 ● 강경미에게 흙이 중요하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던 작가는 FRP를 주로 사용해 작업했었지만 2021년 3월부터 크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레지던시에서 본격적으로 세라믹 작업을 하게 되면서 흙, 점토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작가가 근래에 흙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근본적인 것을 추구하는 작가의 의지에 기인하다. 강경미는 흙이, 점토라는 재료가 자신의 생각을 강화한다고 믿는다.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자신으로 이어지는 여성의 이야기를 하기에 흙이 자신의 목소리에 울림을 더하는 진솔한 매체라는 것이다. 작가는 삶의 취약성을 재료로 작품을 만들고, 강경미의 진실은 흙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강경미_i'm not monster_도자기, 재봉틀_90×75×60cm_2021

강경미의 작업은 삶의 무자비함에 저항하는 방법론이자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내달리는 저항의 몸짓이다. 그래서 가마에서 구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품은 가마에서 금이 간 상태로 나오더라도 그것은 실패이기보다 인고의 시간을 견디어 냈음의 증거로 기능한다. 작가에게 완벽하게 마무리가 된 오브젝트가 큰 의미를 갖지 않는 것도 '시간'의 문제가 중요한 한 축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과보다 소성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실제 소성 시간의 지속 과정과 그 과정을 증명하는 증거가 중요하다.

강경미_her_도자기_75×30×25cm_80×35×25cm_2021

강경미의 작업을 가스통 라셰즈(Gaston Lachaise, 1882-1935)의 「토르소」(1930)와 같은 작품과 비교해보면 풍만한 신체가 해부학적인 내부 구조를 보여주고 있으며, 부풀어 가고 있는 과정을 멈추게 하거나 묶어 두는 특정한 순간에 외부로 드러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강경미의 작업은 훨씬 더 서사적이다. 20세기 조각의 발전과정이 단일하고 분석할 수 없는 조각 개념을 지향함으로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서술적 구조의 역할 자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을 창조" 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2021년 강경미의 작업은 역으로 울림이 있는 낮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 그래서 강경미의 여인들은 추방자가 아니다. 과학 기술과 조각의 현대성으로 소멸시킬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강경미_remember_도자기,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큐빅_45×23×15cm_2021

강경미는 흙으로 여인의 다리를. 여인의 몸통을, 여인의 심장을 빚고 가마에 구워낸다. 고독과 함께한 시간으로 빚어낸 여인의 다리, 몸통, 심장의 원동력이 증오일 수는 없다. 후회와 반항과 눈물이 이 작품들의 재료일 리 없다. 우리는 작가의 작품과 마주했을 때 알 수 있다. 구체적인 체험들로 이루어진 소성의 시간을 통해 분노는 가마 안에서 기체가 되어 날아갔다는 사실을. 그리고 가마 안의 열기가 식으면 서늘한 어둠이 작가의 심장에 닿고, 작가는 다시 점토 속에서 열린 서사를 향해 사투할 기운을 얻을 것이라는 사실을. 작가의 흙은 불의 힘을 빌려 바위처럼 단단한 이방인이 되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사실을. ■ 조새미

Vol.20221028i | 강경미展 / KANGKYEONGMI / 姜京美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