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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展 / LEEJINHYUNG / 李眞珩 / painting   2022_1029 ▶ 2022_1125 / 월,화요일 휴관

이진형_untitled(0505)_캔버스에 유채_162.2×436.4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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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화요일 휴관

갤러리 소소 GALLERY SOSO 서울 중구 청계천로 172-1 더 소소 The SoSo 4층 Tel. +82.(0)31.949.8154 www.gallerysoso.com

점유하지 않고 점유하는 시선 ● 대상을 설명하는 막연한 규정들 사이의 어딘가에 작가는 시선을 보낸다. 그의 홍채는 대상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작가는 그 움직임이 멈춰 이미지가 고정되는 순간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는 그저 순간순간 눈에 일어나는 모든 과정에 감각을 곤두세울 뿐이다. 그러다 그의 시각이 포착한 대상의 어느 속성을 화면에 옮기기 시작한다. 그것은 때로 형태이기도 하고, 색감이기도 하며, 질감이기도 하다. 그리고 화면에 그것을 그리는 순간, 작가의 시선은 다시 움직인다. 시선이 초점을 맞추는 과정, 그 어딘가에서 포착된 이미지는 그것이 화면에 옮겨지는 동안에도 고정되지 않고 여전히 움직이는 것이다.

이진형_O展_갤러리 소소_더 소소_2022
이진형_untitled(0717)_캔버스에 유채_72.7×50cm_2022
이진형_untitled(0137)_캔버스에 유채, 왁스_72.7×50cm_2022

이진형은 회화의 본질에 충실한 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보고, 보이게 하는 행위로 이루어진다. 그가 본다는 것은 대상이 가진 맥락을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눈을 렌즈처럼 사용하여 시선이 움직이는 모든 순간에 집중한다. 그렇기에 그는 초점이 잡히기 직전 찰나의 순간을, 한 부분에 시점이 고정되며 주변이 흐릿해지는 줌 인의 순간을, 시선을 옮길 때 형태가 어그러져 보이는 순간을 '본다'. 그리고는 자신이 본 것을 화면에 옮겨 그것을 보이게 한다. 이 과정에서도 그는 보는 것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작품은 작가의 시선이 무엇인가를 포착한 순간마다 섬세한 겹을 갖추게 된다.

이진형_untitled(0458)_캔버스에 유채_72.7×50cm_2022
이진형_untitled(0620)_캔버스에 유채_72.7×50cm_2022

작가는 이 겹을 표현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캔버스 전면을 도포한다. 켜켜이 물감이 쌓이며 붓 자국도, 물감의 묵직한 물성도 서서히 희미해진다. 종국적으로 아득히 가라앉은 여러 겹의 이미지 위에 물감의 고운 입자만이 남은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화면이 남는다. 작가가 시각의 모든 순간에 충실하며 그것을 치밀하게 옮기는 동안, 작품은 대상이 가진 원래의 모습에서 멀어지고 작가가 포착한 순간의 이미지들에서도 멀어지며, 오직 하나의 독립된 이미지로 완결되는 것이다. 이렇게 대상을 눈에 보이는 대로 화면에 옮긴 완벽한 구상화이자, 대상에서 추출한 순수 조형요소만으로 완성된 추상화인 그의 작품은 그 모두로부터 다시 한 번 멀어지며 이진형만의 회화가 되었다.

이진형_untitled(0902)_캔버스에 유채_72.7×50cm_2022
이진형_untitled(1112)_캔버스에 유채_72.7×50cm_2022

움직이는 시선이 대상의 표면 위에 잠시 머무는 순간들을 잡아 자신만의 회화를 만들어온 이진형은 이제 자신의 발걸음을 넓히려 하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 'O'는 알파벳으로도 읽히고, 숫자로도 인식되며, 도형으로도 보인다. 다양한 해석을 향해 열려 있는 이 전시 제목처럼 그는 자신의 작품을 자유롭게 볼 것을 감상자에게 권유한다. 대상의 고정된 이미지에서 거리를 두려 하고, 고정된 해석에서 멀어지려 노력하며, 화면에 그려지고 있는 이미지에서조차 한걸음 물러서왔던 작가는 이것이 자신의 방식임을, 무척이나 열린 방식으로 단단한 정체를 갖추어 왔음을 말한다. 나아가 감상자의 눈을 통해 다시 한번 확고하게 자리잡은 이미지의 한계를 넘어서려 하는 것이다.

이진형_O展_갤러리 소소_더 소소_2022
이진형_untitled(1011), (0413), (1043)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3_2022

이진형의 시선은 대상의 온전한 모습을 점유하려 하지 않고 떠돈다. 그의 손은 그가 포착한 대상의 어느 속성을 꽉 쥐려 하지 않고 그 위를 덮고 덮는다. 마치 의미도 형태도 고정되지 않은 상태의 미묘한 순간에 있는 O처럼 이진형은 미세한 틈 사이의 어디에서 회화작업을 해왔다. 그리고 그는 완곡하게 연결된 선으로 자신만의 완결성을 갖춘 O와 같이 자신만의 단단하고 명료한 회화를 가지게 되었다. 이진형은 이제 우리에게 열린 시선으로 회화를 볼 것을, 그럼으로써 다시 한 번 그 이미지가 움직이게 하기를 권유한다. 어느 것도 점유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만의 자리를 점유하고 있는 그의 회화는 우리가 보고 있지만 결코 인식하지 못했던 무한한 시각의 영역을 향하고 있다. ■ 전희정

이진형_untitled(0502)_종이에 파스텔, 목탄_42×29.7cm_2022
이진형_O展_갤러리 소소_더 소소_2022

Captured gazes without perception ● Jinhyung Lee sends his gaze to a spot amid vague regulations describing an object. His iris begins to move to focus on the object. He does not wait for the moment when the movement of its image stops, and the image is fixed. He simply awakens his senses for every step happening in front of his eyes from moment to moment. It could be in a certain form, color, or texture. The moment he draws it on the canvas, his gaze moves again. The process by which his gaze focuses, or the image captured somewhere is not fixed and is still moving, even as it is transferred to the canvas. ● Jinhyung Lee is an artist who is faithful to the essence of painting. His work consists of the act of seeing and showing. For him, seeing is different from understanding the context of an object. He thoroughly uses his eyes as lenses to focus on every moment his gaze moves. Therefore, he "sees" the moment just before the focus sets in, the moment when the point of view is fixed on one part and the surroundings become blurry, and the moment when the form is distorted upon the movement of gazing. He then transcribes what he sees to the canvas to show it. Even in this process, he never stops seeing, so his work is stacked with delicate layers every moment his gaze captures something. ● Lee repeatedly covers the entire surface of the canvas to express the layers. As the paint accumulates, the brush marks and the heavy properties of the paint gradually fade. A delicate and beautiful canvas is left on top of the many layers of images that have sunk away, with only fine particles of the paint remaining. While Lee is faithful to every moment of his vision and meticulously transcribes it on canvas, his work moves away from the original form of the object and away from the images of the moment he captured and is completed as a single independent image. In this way, his oeuvre – perfect figurative painting transposing objects to the canvas as they are, and abstract painting completed only with pure figurative elements extracted from objects – ends up being his unique painting taking a step once again from all of those. ● Lee created his own style of painting by capturing moments when the moving gaze stays on the surface of objects for a while. He is now trying to broaden up his horizons.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O is read as an alphabet, recognized as a number, and seen as a figure. Like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which is open to a variety of interpretations, he invites the audience to look at his work in a free-spirted manner. He has tried to distance himself from the fixed image of objects, and move away from their fixed interpretation, and taken steps back even from the images conveyed on the canvas said that this is his way of doing art, having established his identity as an artist in such an open way. He also intends to push the limits of firmly established images through the eyes of the viewers. ● Lee's gaze drifts away, not trying to occupy the entire images of objects. His hand covers them without trying to tightly grasp any attributes of the objects he keeps eyes on. Just like "O" in a subtle moment in which neither meaning nor form is fixed, Lee has been painting somewhere amid microscopic gaps. And he came to tout his firm, clear style of painting like "O" which has its own completion with roughly connected lines. Jinhyung Lee recommends us to look at his painting with an open mind so that the images may move once again. His painting, which occupies its own place by occupying nothing, is directed towards an infinite realm of vision that we are seeing but have never recognized. ■ Chun Heejung

Vol.20221029b | 이진형展 / LEEJINHYUNG / 李眞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