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2022성남의 얼굴展   2022_1028 ▶ 2022_1127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순자_김신주_박춘화_박현미_송창 안진희_안치홍_안현곤_조은희_조창환 주선영_최승애_홍영이_황현숙

기획 /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팀(성남큐브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성남큐브미술관 SEONGNAM CUBE ART MUSEUM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성남대로 808 기획전시실 Tel. +82.(0)31.783.8141~9 www.snab.or.kr @cubeartmuseum

성남의 얼굴전은 2006년 시작으로 현재까지 14회째 진행해오고 있는 성남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주제기획전이다. 지역의 역사, 문화, 예술, 생태, 환경 등 다각적인 도시 지형을 시민과 함께 소통하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에 대한 연구와 발굴을 통해 지역의 미술 지형을 살펴보는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술만큼이나 동시대 우리 삶의 모습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고 따라가는 것은 현대인으로서의 숙명처럼 자연스럽고, 또 당연한 모습처럼 여겨진다.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2022년 현재 팬데믹의 장기화, 인플레이션, 전쟁 등 여러 어려운 경제적 상황 속에 놓여있다. 지치고 힘든 상황의 연속이지만 우리는 또 그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내야만 한다. ● 2022성남의 얼굴전 『위로』의 주제 선정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 선정으로 함께 소통하고자 하였다. 위로(慰勞)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를 달래주기도 하지만, 때론 조용히 뒤에서 스스로 아픔과 괴로움을 떨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 또한 위로의 방식이다. 예술작품 감상은 단순히 '본다'라는 행위가 아닌, 작품 감상자와 작품이 서로 간의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에 있다. ●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작품 안에 내가 들어가기도 하며, 작품이 내 안에 들어오기도 한다. 이러한 작품과의 상호작용은 감상자의 정신적, 육체적 안정과 자기 내면에 대한 성찰을 끌어내며 우리에게 새로운 심미적 체험을 경험하게 한다. 성남을 기점으로 활동하는 14명의 작가 강순자, 김신주, 박춘화, 박현미, 송창, 안진희, 안치홍, 안현곤, 조은희, 조창환, 주선영, 최승애, 홍영이, 황현숙 등이 전하는 다양한 작가적 방식과 언어로 전하는 '위로'를 전시를 통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최승애_머문자리_레진, 크롬_40×30×20cm_2022

전시실 입구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최승애 작가의 '어부바', 'Harmony' 등의 조각작품은 힘든 삶에 지친 당신에게 언제나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쿠션을 반으로 접었을 때의 나타나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이는 하트처럼 보이기고, 입술의 형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현대적이고 절제미가 강조된 형상은 단순하지만, 작품의 주제에 온전히 집중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스테인리스 재료는 둥글고 친근한 형상과 반짝반짝 빛나는 색감들로 작가가 작품에 담은 메시지처럼 우리에게 따뜻하게 다가온다.

조창환_숨 BREAT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22

조창환 작가의 '숨(BREATH)' 시리즈는 자연을 이루는 모든 생명체의 숨결로 가득 채워져 있다. 작품 속 다양한 색들과 무수히 많은 선들이 켜켜이 쌓여 올려져 마치 호흡하듯 공기의 순환과 시간성을 느끼게 하며 추상적 공간감을 보여준다. 작가는 무조건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층이 살아있어야 하며, 밀도감이 있으면서 숨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터럭 하나로 이루어진 특수 제작된 '갈기 붓'에 물감을 찍어 쌓아 올린 수많은 미세한 선들은 작가의 많은 시간과 염원이 담겨있다. 그렇기에 작품 속 선은 표현 기법의 산물이 아닌 하나하나가 생명력을 가지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조은희_Dreaming drops_트레이싱지, 레진, 아크릴, 나일론줄_가변설치_2020~2

조은희 작가의 'Dreaming drops'는 우리에게 익숙한 종이배를 모티브로 삼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유년 시절에 저마다 한 번쯤 종이를 접어 만든 종이배를 가지고 물 위에 띄워 보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소환하며 미래로 이어지는 종이배는 마치 물방울처럼 공중을 부유하듯 떠다닌다. 작가는 우리 사회 현실 이슈에 대한 문제들을 작가적 조형언어로 풀어낸다. 경제적, 사회적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는 현대인들에게 주는 위로와 응원처럼 내일을 위해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말라는 염원을 종이배에 담아 띄운다.

홍영이_당신의 동산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72.7cm_2022

홍영이 작가의 '당신의 동산에서', '늘푸른 마을' 등 작가의 작품은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밝고 순수한 세계만이 존재하는 듯하다. 여행 중 만나 자연풍경, 이국적인 건물들은 작가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창조된다. 사물의 시점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본 시점을 하고 있으며 사물은 단순화시킨다. 채도가 높은 색을 사용하여 연출 된 공간은 현실의 세계가 아닌, 동화 속 세상처럼 보인다. 앞만 보며 달려가는 현대사회에서 우리 일상의 풍경들을 통해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해 환기하고 그 안에 담긴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처럼 작업은 즐겁고 유쾌하다.

박현미_정원_캔버스에 혼합재료_45.5×53cm_2022

박현미 작가의 '정원' 시리즈는 작가 내면의 세계를 집안의 정원(庭園)과 연결한 가상의 공간이다. 파스텔 톤의 색채를 덧칠하고 긁어내는 과정을 통해 마치 꿈속의 풍경처럼 모호하고 흐릿한 느낌을 준다. 동시에 특유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감각은 화려함과 함께 구상성과 추상성이 공존하며 상반된 느낌을 자아낸다. 인간은 현대사회 구성원으로 누군가에게 또 어딘가로부터 연결되어 살아가지만, 가슴 한편에는 누구나 사회가 정한 시스템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꾸며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말은 현실적 여러 이유에 의해 꿈을 간직한 채 때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의 모습처럼 보여진다.

안진희_재즈_혼합재료_162.2×112.2cm_2022

안진희 작가의 'People' 시리즈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어떤 기호나 텍스트에 의인화 한 것 같은 인간의 모습은 각자의 개성도 감정도 배제된 채 어딘가를 향해 걷고 있는 모습을 통해 개인보다는 단체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가치관이나 행복은 점차 상실되어가는 모습을 담아낸다. 20세기 전반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났었던 실존주의 사상처럼, 작가는 인간의 존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객관화함으로써 인간의 실존과 의미를 되돌아보자고 말한다. 바쁜 일상 속 잃어버린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처럼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안현곤_생각하는 나무_캔버스에 혼합재료_244×244cm_2020

안현곤 작가의 '생각하는 나무'에는 글자들이 가득 담겨있는 인간의 옆모습을 한 나무가 있다. 작가는 독일 유학 중 작업실 근처에 있던 나무를 보고 작품구상을 떠올렸다고 한다. 'With or without you'는 길을 가던 중 우연히 바라본 밤하늘의 북두칠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자연의 변화, 별자리, 시간의 흐름, 가장 근원적인 선, 풀리지 않은 비밀 등의 주제는 작가의 관심사이자, 작품의 중요한 모티프가 되고 있다. 철학, 인문학, 과학, 역사 등이 혼합되어 작가 자신이 품은 심상 전경을 유희적이고 언어적인 표현으로 표현하여 우리에게 깊은 사유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송창_만남-승일교에서_캔버스에 유채_193.9×259.1cm_2022

송창 작가는 오랜 시간 '분단'이라는 주제로 작업해 온 작가이다. '만남-승일교에서' 작품은 22년 신작으로 철원에 있는 승일교를 그린 작업이다. 승일교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다리이다. 1948년 북한이 공사를 진행하던 중 6.25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되어, 전쟁이 끝난 1958년 한국이 공사를 마무리한 다리이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남과 북이 함께 만든 다리이지만, 지금의 분단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남, 북이 함께 만든 다리에서 다시 만나자는 소망을 담아낸다. 분단 현실에 대해 현재적 시점에서 돌아보고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안치홍_Shape_나무_300×1000×200cm_2022

안치홍 작가의 'Shape'는 무수히 많은 나뭇가지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하나의 커다란 유기적 형태를 이룬다. 자연적으로 또는 인위적인 이유로 나무에서 낙오되어, 버려졌을 나뭇가지는 그들만의 힘으로 군집을 이루며 새로운 형태로 진화한다.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과 적응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환경에 맞게 진화하고 살아내고야 만다. 그런 끈질기고 강한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주듯 작품은 공간 가득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안치홍의 작업은 경쟁이 일상화된 무한 경쟁사회에서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전하는 응원이고 위로이다.

주선영_나의 숲_캔버스에 유채_130.3×162cm_2022

주선영 작가는 푸른 밤하늘의 숲을 작품에 담아낸다. 거칠고 투박한 붓 터치들이 중첩되어 만들어낸 울창한 숲과 푸른 밤하늘이 대비를 만들며 공허하고 저마다 다른 감정을 자아낸다. 삶의 즐거움, 시련, 아픔, 슬픔, 희망,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며 우리 삶의 모습을 투영해 보인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밤하늘과 숲은 고요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 감정을 건드려 온다. 녹록치 않은 삶 속에서도 작가는 항상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유난히 빛나는 밤하늘의 풍경은 직접적인 접촉보다는 조용히 다가와 위로를 전해준다.

김신주_Wintertime#1_캔버스에 혼합재료_112×162cm_2020

김신주 작가의 작품 'Wintertime'의 겨울의 숲은 고요하지만 쓸쓸하지는 않다. 숲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말을 많이 걸어오지 않아서 좋다. 어떤 작품은 너무 많은 말을 걸어오기에 때론, 피곤할 때가 있는데 작가의 작업은 깊은 사색의 시간으로 인도해 준다. 작가는 칠하고 긁어내기를 반복하며 원하는 느낌이 나올 때까지 이를 반복한다. 화면의 구성 또한 과감히 생략하거나 단순화시키며 의도적으로 특정 사물에만 집중시키는 등 다양한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 이러한 작가적 노력은 조용히 어딘가로 인도하듯 편안하고 들뜨게 만들며 깊은 사유의 시간을 가져다준다.

황현숙_엄마의 기억3_면에 채색, 염색_56×40cm_2019

황현숙 작가의 작업은 작가 일상의 단편을 담아내듯 작가의 삶과 맞닿아있다. 작품에는 식물과 함께 한국 전통 소품들이 등장한다. 모두 작가가 직접 아파트 발코니에서 키우는 식물들과 수집한 소품들로 소박하지만 정겨운 감성들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작가의 식물 키우기는 작가 어머니에게 받은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작품 '엄마의 기억'은 작가가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어머니가 입으셨던 한복, 가족의 행복을 빌던 정화수, 어머니의 노리개, 비단신, 부채 등 다양한 추억의 소재들을 옥양목 위에 섬세하고 따뜻한 색채로 표현하여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강순자_허심 虛心_종이에 수채_91×91cm_2016

강순자 작가의 '허심(虛心)' 시리즈는 작가가 추구하는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며 마음가짐이다. 무엇인가를 담는 용도로 만들어진 막사발은 작품에선 항상 비어져 존재한다. 막사발의 투박하고 순수해 보이는 외형은 작품의 주제인 '비우다'를 뜻하는 상징물로 '비워져 있어도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는, 무욕(無慾)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작품은 투박하고 거친 막사발의 표면이 손에 잡힐 듯 굉장히 사실적으로 표현되어져 있는 것과도 대조를 이루며 배경은 과감히 생략하거나 단색으로 처리되어 작품의 주제에 집중시킨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작가가 전하는 비움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박춘화_산책_장지에 아크릴채색_112×162.2cm_2021

박춘화 작가의 일상적 풍경들은 익숙한 듯 낯설게 다가온다. 현대사회는 과도한 경쟁과 자본주의 속에서 하루하루가 전쟁터 같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유유자적(悠悠自適)해 보이는 작품 속 풍경이 낯설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없는 적막한 밤의 시간은 낮보다 더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고 일깨워 평소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박춘화의 고요한 풍경들 또한, 화려함에 가려져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과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지친 일상에서 만나는 담담한 위로처럼 순리(順理)를 거스르지 않으며 굳이 많은 것을 가지려 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그려보았으면 한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화, 조각, 설치 등의 지역 예술가들에 대한 관심과 이들이 전하는 다양한 조형 언어를 이해하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성남큐브미술관은 성남이 품고 있는 여러 의제를 현재적 시점에서 바라보고 함께 소통하는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다. ■ 성남큐브미술관

Vol.20221029d | 위로-2022성남의 얼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