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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오분의일_예술협동조합 이루_태영 D&I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토요일은 24시간 관람가능 운영시간 외 윈도우 갤러리만 운영
오분의일 One Fifth 1/5 경기도 광명시 양지로 19 어반브릭스 4층 437호 Tel. +82.(0)2.2688.7771/899.7747 @onefifth_5_1
방황하는 바위들 ● 전시 제목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의 에피소드 10의 제목을 따왔다. "조이스는 이 에피소드에서 다원적인 동시성의 효과를 낸다. '의식의 흐름'에 더하여 다른 사건, 다른 의식의 흐름을 조합한 것이다.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서로 관련 없는 사건이 나열되는가 하면, A 장면이 B C E F로 이어진다든가, A 에피소드에 나왔던 A'가 D에도 등장한다든가, B에서 잠깐 출연했던 인물이 E에선 주인공이고, 그가 F G에선 다시 엑스트라라든가 하는 식이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선택하지 않은) '방황하는 바위들의 바다'에서는 바위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어떤 배든 반드시 바위에 충돌하여 난파된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동시적인 많은 단편이 이 바위들에 해당한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세계화로 인해 눈에 보이는 상품과 사건들은 적게는 두세 나라를 거쳐 내 눈앞에 있다. 2020년 전후로 전 세계적인 펜데믹과 기후 위기,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물가상승, 에너지 문제, 주가 하락, 주가 상승, 금리 인상, 출산율 감소 등. 복합적인 문제에 둘러싸여 있다. 명쾌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내게 어떤 이미지들을 떠오르게 했다.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제일 높은 봉우리를 찾아온 사람들 - 모든 게 잠겨 익사하기 전까진 재난 풍경을 찍어 SNS에 올리겠지 - 홍수 반대편엔 가뭄 - 중간을 찾기는 힘들어 - 친환경 에너지를 찾았지만,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도로 아미타불 - 공든 탑은 무너지고 우연하고 쉽게 만들어진 게 오래간다 - 잘 살기 위해서 타인을 흡혈해야 할지 인간으로 남아 굶주려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 약육강식 이게 자연의 섭리인가... 먹을 게 없어지면 모두가 끝이지 - 게임은 어디에나 있다 - 오를 곳에 투자해야 해 하지만 투자에 수익이 보장되진 않지 -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 한수 한수가 중요하다 - 지금과 다른 세계를 세우려고 한다지만 사람과 이름만 바뀔 뿐이야 - 새로 만들어진 것도 결국 또 다른 거울이려나? -
전시 제목을 방황하는 바위들로 한 이유는 앞에 열거한 장면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없이 머릿속을 어지럽혔기 때문이다. 이 생각들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통해서이다. 단단하고 견고한 문제들과 관념들. 체계들은 서로 충돌하고 사건을 일으켜 머릿속에 두려운 상황들을 그려낸다. 모두에게 안 좋은 상황, 모두에게 긍정적인 상황. 둘 다 실현되기는 아마 힘들 것이다. 어떤 문제든 맞닥뜨리지 않는다면 결과는 모르는 일이다. 인간은 결국 필멸할 존재인데 너무 많은 위협에 겁을 먹는다. 왜 겁을 먹었지, 하고 생각하니 누군가의 악몽을 내 꿈이라고 착각했다. 그제야 내가 보는 현실이 꿈들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것을 안다. 서로 충돌하는 꿈들이기에 불완전한 게 당연하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자. '나'도 잠시 지구에 온 여행자임을 알게 될 것이다. 여행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불평할 것인지. 작은 부분에서 기쁨을 찾고 깨달음을 얻을 것인지는 본인 선택이다. 그리고 바위들이 방황하기에 누군가 갔던 길이 지침서로 활용되긴 어렵다. 이미 길은 달라져 있다. ■ 곽수영
Vol.20221108f | 곽수영展 / KWAKSOOYOUNG / 郭水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