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 ) WEATHERLAND

김은정展 / KIMEUNJEONG / 金恩晶 / painting   2022_1110 ▶ 2022_1210 / 일,월요일 휴관

김은정_구름의 모서리 The Edge of a Cloud_ 캔버스에 유채_259.1×581.7cm_2022 「구름의 모서리」는 조지아 오키프의 「Sky Above Clouds IV」 (1965)를 오마주하여 그린 작품이다.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김은정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학고재 신관 Hakgojae Gallery, Space 2 서울 종로구 삼청로 48-4 Tel. +82.(0)2.720.1524~6 www.hakgojae.com @hakgojaegallery www.facebook.com/hakgojaegallery

학고재 오룸 Hakgojae OROOM online.hakgojae.com

우리가 만든 날씨 ● "내 주변은 살며시 솟아올랐고, 속박에서 벗어난, 새로 태어난 나의 정신이 그 위로 떠올랐다. 언덕은 먼지구름으로 변했으며 – 나는 구름을 뚫고 연인의 변용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두 눈에서 영원이 쉬고 있었다." 1) ● 연보라 나비 한 마리 하늘 위로 떠오른다. '어린 날개는 물결에 절어' 2)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 그를 놀라게 한 바다의 깊이는 다음 순간 파도의 높이로 바뀐다. 하늘을 향해 산처럼 솟는 바다와 보이지 않는 바람을 타고 오르는 나비. 김은정의 그림을 보며 '프시케(psyche)'의 의미를 떠올린다. 오랫동안 프시케는 나비와 영혼, 정신을 함께 뜻하는 말로 쓰였다. 그렇다면 그림에서 나비는 '새로 태어난' 정신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시련을 통과한 정신은 날개 아래의 소란을 인식하면서도 휘둘리지 않는다. 오히려 한층 고양된 상태로, 구름을 뚫고 저 높이 올라간다.

김은정_흰 눈 내린 A Snow-Covered Tree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올라가면 무엇이 펼쳐질까? 「구름의 모서리」(2022)를 보면 하늘인지 바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풍경이 정신을 둘러싼다. 부드러운 크림이 섞인 분홍과 청명한 파랑이 임의의 경계선을 긋는 곳. 그곳엔 빙하인 척 눈속임을 하는 구름이 사방을 뒤덮는다. 「읽는 사람」(2022)에서 한 여자는 구름을 방석처럼 깔고 앉아 책을 읽는다. 그가 읽고 있는 책은 '시간'이라는 책이다. 너무 고요해서 모든 것이 멈춘 듯한 공간에,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만이 규칙적인 리듬을 자아낸다. 숨 하나에 1초가 흐르고, 두 눈 속에 영원이 담긴다. ● '읽는 사람'이 앉은 자리는 "내면 세계와 외부 세계가 서로 접촉하는 지점"이다. 여기가 바로 "영혼의 자리"다. 3) 그의 몸을 받쳐주고 있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구름이 아니라 물이다. 구름은 물이 주는 유동적인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물은 여자의 몸을 "어머니처럼 흔들어준다." 4) 잔잔히 흔들리는 물결에 태곳적 기억이 흘러들어와 섞인다. 꿈꾸는 자의 영혼은 지리적, 시간적 경계를 넘어 자유로이 떠다닌다. 원래 어느 해질녘, 바닷가였던 곳이 하늘 속 몽상의 무대로 바뀐다. 물과 하늘의 "질료적 연속성" 5) 에 의해, 그리고 화가의 촉촉한 상상력에 의해 이런 전환이 이루어진다. 이 몽환적인 풍경에서는 내면에 몰두하는 한 여자와 그를 바라보는 또 다른 여자, 즉 화가 자신의 감정이 한데 뒤섞여 어디에도 없는 날씨가 만들어진다.

* 각주 1) 노발리스, 『밤의 찬가 / 철학 파편집』, 박술 옮김, 읻다, 2018, p.15. 2) 김기림, 「바다와 나비」, 1939. 3) 노발리스, 앞의 책, pp.40-41. 4) 가스통 바슐라르, 『물과 꿈』, 김병욱 옮김, 이학사, 2020, pp.213-214. 5) 위의 책, p.216.

김은정_봄을 쫓아 In Pursuit of Spring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은정의 그림 속 인물들은 날씨의 영향을 받지만 스스로 날씨를 만들기도 한다. 그들은 공중으로 흩어지는 연기 속에서, 휘날리는 눈송이 속에서, 문득 새 정신이 깨어나는 것을 느끼고 변화를 일으킨다. 바깥 날씨가 매일매일 달라지는 것처럼, 내면의 날씨도 매 순간 달라진다. 그 미세한 움직임을 알아채는 순간은 우연한 마주침이나 반복에 균열을 내는 사소한 사건과 관련될 것이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아주 여린 세기로 시작된 변화는 어느새 내면의 풍광을 뒤엎고, 나아가 바깥 환경 전체의 리듬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날씨에 참여한다.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말로 하면, 지구라는 공통된 기반 위에서 객관적으로 공유되는 날씨가 있고, 그에 반응하여 시시각각 일어나는 주관적 날씨들이 있다. 이 두 종류의 날씨가 서로 교차하며 무수한 분위기가 생성된다. 우리는 바로 이런 분위기의 순환 속에서 하루하루 숨쉬며 살아간다. ●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동시에 우리에게 영향을 받기도 하는 날씨는 언어로 명확히 서술되기 어렵다. 그래서 그림이 필요하다. 김은정은 낱말이라는 틀에 날씨를 가두는 대신, 화폭을 펼쳐 네 모서리를 넘어서는 자연의 사이클을 불러낸다. 예를 들어 「봄을 쫓아」(2022)에는 늘 새로운 바람이 드나들고, 바람을 따라 영롱한 깃털을 지닌 새들이 날아든다. 새들의 노래가 맑은 공기를 울리면, 「겨울숲과 고양이 셋」(2022)에서처럼 길 가던 고양이의 털이 바짝 곤두선다. 또 「겨울산책」(2022)에서 눈 덮인 길을 걷던 두 사람은 발자국을 들여다보거나 싹이 오른 나뭇가지를 올려다보며 초봄에 가까워진 날씨를 눈치챈다. 각각의 풍경에는 말이 필요 없다. 단지 날개 달린 듯 가벼운 손짓이, 내면과 외면을 섬세하게 잇는 시선이 있을 뿐이다.

김은정_한강, 벌새 Han River and Hummingbird_캔버스에 유채_45.5×27.3cm_2022

변화무쌍함을 변덕스러움으로 여길 때, 변화는 우리 손을 떠나 있는 것이 된다. 우리는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채색된 변화는 일상을 위협하는 훼방꾼처럼 여겨진다. 그에 맞서 동일한 리듬을 고수하는 것이 우리의 고집스러운 반응이다. 날씨는 이런 변덕스러움의 카테고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예처럼 보인다. 그 자체로 경계와 주의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이 카테고리 안의 다른 항목들을 아우르는 적절한 비유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 하여 날씨를 본다면 – 그러니까 우리가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며, 매일매일 해석하고 행동함으로써 환경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면, 날씨는 우리 손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 된다. 삶에 통합된 날씨는 우리가 겪는 다양한 사건과 만남을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내밀한 감정과 기분, 느낌을 다른 이와 공유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 김은정의 『매일매일 ( )』은 바로 이런 시각에서 날씨를 바라보며 일상을 가꾸어 나간 기록이다. 화가의 몸을 감싸는 청량한 공기와 높이 떠 있는 구름,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산책길에 만난 이웃과 고양이들이 사계절을 함께 통과하는 여정을 담았다. 마치 한 권의 시집처럼, 화면과 화면을 연결하는 자유 연상이 미묘한 아름다움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김은정의 그림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조금은 유연해진 마음으로, 다가올 새 계절의 즐거움을 기다린다. ■ 홍예지

김은정_구름 산 파도 A Wave of Clouds and Mountains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22

구름의 모서리1. 아주 밝은 빛, 때론 깊은 어둠, 그 사이에 무수히 존재하는 공간. 공기가 희박한 곳에서 적절한 고도를 찾아 비행하는 일. 과일 속 벌레처럼 뇌우를 품은 구름, 그 위를 날아. 나비와 나방의 차이는 뭘까. 앉은 모양이 달라. 예쁨과 추함. 구분은 쉬워. 낮과 밤. 그들은 다른 시간을 살아. 꽃을 피우는 몸짓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 하지만 그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있어. 왜 무엇은 어떻다. 쉽게 단정할까. 그 관점은 누구의 것이야? 지구를 관통하는 나무가 있어. 너무 거대해서 뿌리가 반대편까지 자라났어. 잔뿌리가 가득해. 자꾸만 자라려고 하는 거야. 더, 더, 많이 가득히. 그게 좋아. 원래 그렇거든. 그럼 반대편으로 솟아난 가지는 뭐라고 부르기로 할까. 끝말잇기 같은 그림들. 그림을 넘어 그림으로 이동하는 그림. 구름모양 말풍선. 하얀색의 언어.

김은정_겨울 산책 Winter Stroll_캔버스에 유채_193.9×97cm_2022

2. 2022년 여름은 평균치보다 비가 많이 내렸다. 삶은 새로운 날씨와 함께 변모한다. 인간에게 주어지는 '공통의 경험' 보편적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을 날씨에 빗대어본다. 구름(연기)은 피할 수 없는 순간이나 상황을 은유한다. 기체인 동시에 액체, 그리고 형상을 지닌 덩어리는 시시때때로 모양을 달리하여 아주 작은 틈을 넘나든다. 국경을 넘나드는 구름은 명확하지 않은 정체성을 가져 모호하고 제어할 수 없다.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반복되는 일.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일은 단편적으로 보았던 걸 다시 짜 맞추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시선의 중심에서 주변부로. 일렁이는 나무와 엉킨 가지, 광활한 하늘과 땅의 거대한 망각. 푸른 베일이 미끄러지듯 벗겨지면 깨어나는 도시. 흙길을 밟으며 언덕에 오른다. 그 끝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걷다 해질녘의 기분에 대해 생각했다. 해가 뜨고 지는 것. 대수롭지 않은 매일. 반복, 새 아침이라 이름 붙이는 일.

3. 태양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 바다는 하늘과 구분이 되지 않았다. 바다에는 마치 헝겊에 주름이 잡힌 듯 약간 접힌 자국이 있을 뿐이었다. 파도는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계속하고 있는 잠든 사람처럼, 멈췄는가 싶으면 다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수평선은 서서히 그 모양이 선명해지고 있다. 오래된 포도주 병의 찌거기가 가라앉으면 유리병이 선명한 초록빛이 되듯이. * ■ 김은정

* 버지니아 울프, 『파도』, 박희진 역 (서울: 솔, 2019), p.9.

김은정_작약과 풀 Peony and Grass_캔버스에 유채_45.5×27.3cm_2022

KIM Eun Jeong: WEATHERLAND 1) - The Weather Created by Us ● "The region gently upheaved itself; over it hovered my unbound, newborn spirit. The mound became a cloud of dust – and through the cloud I saw the glorified face of my beloved. In her eyes eternity reposed" 2) ● A lilac butterfly flies up in the sky. 'After little wings soaked in waves' 3) , it shows its blue color. The ocean's depth that surprised him transforms into wave height. The sea rises like a mountain trying to reach heavenward, and the butterfly flies by an invisible wind. It remind me the meaning of 'Psyche' as I investigate KIM Eun Jeong's artworks. For a long time, the terminology of Psyche has included butterfly, soul, and spirit. Then we can say the butterfly in her artworks represents the 'newly born' spirit. The spirit that overcomes the trial sway no more, even though it senses the disturbance beneath it. Rather it soars up high while crossing the clouds in an enhanced state. ● What will happen in the high sky? In The Edge of a Cloud (2022), a landscape that is hard to distinguish as sky or sea surrounds the spirit. Soft creamy pink and clear blue temporarily divide the boundary. Clouds disguise themselves as if they are glaciers and cover every corner. In The Reader (2022), a woman reads a book while sitting on a cloud cushion. She is reading a book called 'Time.' In a quiet place where everything seems to stop, only fingers that turn the page make a regular rhythm. One second passes with each breath, and eternity are filled in two eyes. ● The 'reader' sits on the "intersection of the inner and outer world." "Place for the soul" is its place. 4) More precisely, it is not clouds but the water that supports her body. Clouds represent the fluid 'feeling' of water. Water "swings" a woman's body "like a mother." 5) Old memories flow in gentle waves. Dreamer's soul freely crosses over geographical boundaries and time. The place that once was an ocean at sunset turns into a fantasy stage in the sky. "Material continuity" 6) of water and sky, and the moist imagination of the artist, are the switch. In this fantasy world, two women's emotions are mixed to create weather- a woman concentrating on her inner voice and another woman staring at her; the artist. ● Figures in KIM Eun Jeong's artworks get influenced by the weather, but they also create the weather. Inside the scattered smoke and the driving snow, they sense the awakening of a fresh new spirit and make a change. Just as the outside weather changes every day, so does the weather on the inside. Sensing the detailed movement must be related to a chance meeting and a trivial accident that breaks routine. Like the flapping wing of a butterfly, the change starts with minor perturbations. Eventually it covers the whole interior and affects the rhythm of the entire external environment. That is how each person participates in the weather. The same goes for animals. In other words, there are two types of weather – objective weather that we share on the earth and subjective weather that is ever-changing in response to it. By intercrossing, they create various atmospheres. And within those cycles of atmosphere, we breathe and live every day. ● The weather that significantly influences our lives but that is also affected by us is difficult to express in precise language. That is why we need art. KIM Eun Jeong brings the natural cycle beyond the four-corner of a canvas instead of limiting it to a word, weather. For example, in In Pursuit of Spring (2022), a new breeze always goes in and out, and birds with colorful feathers fly by the wind. When the birds' songs echo around the fresh air, the hairs of the walking cat stand up like in Winter Forest and Three Cats (2022). In Winter Stroll (2022), two people are walking on a snowy road look at their footprint and branches with sprouts. Then they catch the sign of the beginning of the spring. Each scenery needs no words. There is only light movement of the hand as if it has wings and a viewpoint that delicately connects inside and out. ● Change is out of our hands if we think of dynamics as a caprice. We tend to feel fear and helplessness toward uncontrollable things. When change comes with negative emotions, change is a troublemaker that threatens our daily life. Keeping the same rhythm against it is our stubborn reaction. The weather seems like the best example of a caprice category. Sometimes, it is the subject of alert and warning. And it is also a fitting comparison for the other items in the category. However, weather becomes a controllable factor if we change our perspective- if we think that everyone is connected and continuously influences each other. Weather is created through interpreting and showing action every day. Weather merges into our lives and helps us fully understand various situations and relationships. It is a bridge assisting people in sharing emotions and feelings that are unutterable. ● Then KIM Eun Jeong's exhibition, WEATHERLAND, archives daily life while checking the weather from this kind of perspective. The fresh air surrounding her body, high clouds, branches swaying in the breeze, and neighbors and cats encountered on a walk feature the four-season journey. Like a poem, a free association that connects scene to scene opens up a subtle world of beauty. As I capture each artwork through my eyes, with a slightly pliable heart, I expect the joy of the new season. ■ Yeji Hong

* footnote 1) Alexandra Harris, Weatherland: Writers & Artists Under English Skies,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5. 2) Novalis, Hymnen and die Nacht: The Collection of Philosophical Fragments, Translated by Park Sul, Itta, 2018, p.15. 3) Kim Ki Rim, "The Butterfly and the Sea", 1939. 4) Novalis, op.cit., pp.40-41. 5) Gaston Louis Pierre Bachelard, Water and Dreams, Translated by Kim Byung Wook, Ehaksa, 2020, pp.213-214. 6) Ibid., p.216.

The Edge of Cloud1. A dazzling light, sometimes deep darkness, and an infinite space between them. Flying while searching for the proper altitude in thin air. A cloud holds the thunderstorm as if the worm is inside the fruit, and glides above it.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the butterfly and the moth? Their seating poses are different. Pretty and ugly. It is easy to distinguish. Day and night. They are living in different time zones. Blooming and causing an allergy. However, there is something in between. Why do we easily decide what it is? Whose perspective is it? There was a tree that crossed the earth. Its root was so huge that it grew to the other side of the earth. It is full of fine roots. It kept growing. More and more, it tried to fill more. I love it. That is how it goes. What should we call the branches that grew on the other side? Artworks like word chains. An artwork that goes beyond another artwork. Cloud shape speech balloon. Language of white.

2. In the summer of 2022, it had so much rain than average. Life change came with the new weather. The weather was an analogy for "the common experience," given to humans, a general but also a very personal experience. The cloud (smoke) is a metaphor for an inescapable moment or situation. Both gas and a liquid, and shaped mass converted from time to time and crossed tiny gaps. The clouds that crossed the borders had an uncertain identity, which was ambiguous and uncontrollable. Something repeated at different times and places. Understanding something was nothing more than putting together what one has seen fragmentary. From the center of perspective to the periphery. Agitated trees and tangled branches, great oblivion of a vast sky and the earth. As the blue veil slipped, it revealed an awakened city. I stepped on the soil and climbed the hill. Someone said that one could see a beautiful sunset at the end. During a walk, sweating hard, I thought about the sentiment of sunset. The sun rises and sets. Insignificant days. Repeating, labeling the new morning.

3. The Sun had not yet risen. The sea was indistinguishable from the sky. The sea had a slight crease like a wrinkle on a cloth. Like a sleeper who kept breathing unconsciously, the wave paused and started breathing again. The horizon line gradually became clear as if an old wine bottle revealed its luminous green after its sediment had sunk. * ■ KIM Eun Jeong

* Virginia Woolf, The Waves, Translated by Park Hee Jin, (Seoul : Sol, 2019), p.9

Vol.20221110a | 김은정展 / KIMEUNJEONG / 金恩晶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