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다잉 메시지 Love letter from deficiency

임도연_강세윤 2인展   2022_1114 ▶ 2022_1210 / 수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공간 풀무질

관람시간 / 01:00pm~10:00pm / 수요일 휴관

공간 풀무질 Space Poolmoojil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19 B1 Tel. +82.(0)2.745.8891 www.instagram.com/space_poolmoojil

이 전시에는 각각 역할이 부여된 세 명의 등장인물과 다섯 개의 장면(Scene)이 있다. ◎등장인물 의뢰인: 강세윤 제작자: 임도연 감상자: 나 ◎Scene #1. 의자 #2. 꽃병 #3. 장식장 #4. 티테이블 #5. 카펫

임도연_카펫_세라믹, 패브릭_가변크기_2022
강세윤_알쓸신잡 시청자의 리빙 메시지_단채널 영상_2022

이 전시의 등장인물과 장면은 몇 가지 긴장구도를 촉발한다. 먼저 의뢰인에서 제작자로, 제작자에서 의뢰인으로 욕망하는 주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구도다. 제작자는 의뢰인의 요청문을 쫓아가지만 크고 작은 배신을 거듭하여 결국은 본인이 만들고자 한 사물을 만든다. 의뢰인은 제작자가 완성한 사물을 받아보고 당초 의뢰서를 작성하며 욕망했던 것이 제작자의 상상력을 거치고 난 후 옅어지고 잘려나가고 부분적으로 증폭된 것을 발견한다. 의뢰인은 어떤 의자를 주문했지만 제작자가 만든 의자는 제작자가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의뢰인은 자신이 생각했던 모습으로 수정을 요청할까 고민하지만 만들어진 의자를 보고 있자니 당초 자신이 욕망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아리송해진다. 그것은 충실히 자신의 기능을 다하는 사물이었던가, 값비싸고 예쁜 사물이었던가, 그 사물을 소유한 나였던가, 그 사물을 소유한 나를 보는 타인이었던가. 이제 더이상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었으나 어쨌든 무언가가 만들어졌고 그 예측 밖의 사물은 엉뚱한 욕망을 채워준다. ● 두번째로 서사적 텍스트와 비서사적 이미지 사이의 번역 불가능성으로 인해 벌어진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거리다. 모든 번역은 반역이라 했던가. 텍스트와 이미지의 근본적인 지각 방식의 차이로 인해 어떤 방향으로든 오롯이 전환될 수 없다. 다섯 개의 사물은 다섯 개의 요청문과 닮아 있지만 애초에 의뢰인이 말하는 내용과 형식은 제작자에게 수용되고 소통될 수 없다. 이 번역 불가능성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어 다섯 개의 장면을 생성해냈다. 의뢰인은 스크린 안에 요청문 원본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산란하는 이미지와 병치시키고 있는데, 결국 충족되지 못한 요청문의 텍스트가 마치 스스로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 또박또박 지나간다. ● 마지막으로 이 커미션 과정에 초대된 감상자와 두 사람(의뢰인, 제작자) 사이의 구도다.'나'는 7평 남짓한 공간 안에 놓인 다섯 개의 장면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구경한다. 의뢰인이 제작자에게 보낸 결핍의 편지가 도달한 장소에서 미끄러져 내린 모습을 이리 저리 구경하다 카메라를 켜 인스타그램에 올릴 각도를 찾아 사진을 찍는다. 의뢰인-제작자 듀오는 감상자에게 다가가 새로운 요청문을 요구하고 새로운 커미션을 수행한다. 또다시 욕망의 주체와 소유욕을 가운데 놓고 등장인물들은 허우적거린다. ■ 장유정

Vol.20221114f | 법정 스님의 다잉 메시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