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Visible and Invisible

이종경展 / LEEJONGKYOUNG / 李鍾京 / photography   2022_1124 ▶ 2022_1130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1_3 Visible and Invisible_P1_3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120×80cm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대전광역시_대전문화재단 이 사업은 대전광역시, (재)대전문화재단에서 사업비 일부를 지원 받았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메르헨 Gallery Marchen 대전시 유성구 대덕대로556번길 87 (도룡동 395-21번지) Tel. +82.(0)42.867.7009 marchen.or.kr blog.naver.com/marchen0225

시각의 픽션들 ● 이종경의 사진을 보며 보르헤스의 소설집 『픽션들』이 떠올랐다. 모티프의 반복 구조이기 때문이다. 메타픽션으로서 『픽션들』의 주인공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반복 변형하며 재창조한다. 이미 존재하는 지식과 텍스트로 주인공들은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한다. 그들의 세계는 고정된 의미가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리의 흔적을 찾아간다. 이종경의 작품을 보는 느낌이 그러하다. 그의 이미지는 어디선가 본듯 하지만 새롭다. 바라보는 이에 따라 느껴지는 의미와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1_5 Visible and Invisible_P1_5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120×80cm_2021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1_6 Visible and Invisible_P1_6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70×47cm_2022

이종경의 추상사진과 새로운 해석 ● 사진은 회화와 마찬가지로 수없는 도전과 개념적 전복을 도모하며 사진의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1910년대 다다의 출발과 함께 초현실주의 세례를 받아들인 만 레이와 라즐로 모홀리나기, 한나 회흐, 빌 브란트 등이 시도한 다양한 실험들은 오늘날에도 다시 시도되고 재창조된다. 이종경의 추상사진 작업 역시 야수주의, 표현주의, 다다, 초현실주의, 큐비즘, 기하학적 추상의 계보를 모두 받아들였던 추상표현주의 회화에서 그 뿌리를 살펴볼 수 있다. 세계대전 이후 앙드레 마송과 이브 탕기, 막스 에른스트, 살바도르 달리의 영향력은 추상화의 유행을 가져왔고 이성과 합리성의 상징인 서구 문명에 대한 저항적 대안으로 추상회화는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초자연적인 '오토마티즘'을 시도하면서 이성의 통제를 벗어난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려 했다. 그 배경에는 프로이트의 운하임리히(unheimlich)개념이 전제된다. 우연한 상황에서 경험하는 경이로운 아름다움, 낯설고 기이한- 언캐니한 느낌이다. 보르헤스의 주인공 '피에르 메나르'는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온갖 고심 끝에 완전히 새로운 소설로 써낸다. 그러나 원작의 소설과 글자 하나 다르지 않다. 17세기 스페인어로 쓴 『돈키호테』를 20세기의 피에르 메나르가 다른 언어로 똑같이 썼지만 저자와 쓰인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르게 읽힌다는 논리다. 그런 의미에서 이종경의 작업은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이 시도했던 작업의 새로운 반복이며 해석이라 볼 수 있다.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1_8 Visible and Invisible_P1_8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80×120cm_2022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1_9 Visible and Invisible_P1_9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80×120cm_2021

이종경의 작품에 나타난 심리적 요소 ● 이종경은 카메라무빙을 이용한 다중촬영과 물속으로 퍼져가는 색채의 번짐현상에 의해 만들어지는 '우연성'을 탐색한다. 그의 이미지는 부유하는 형상에 생명력을 부여하여 우리의 무의식 저편에 자리잡은 기억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기묘한 감동을 준다.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어떤 실체에 대한 감각 경험을 유도하는 '오토마티즘'은 그의 중요한 작업전략이다. 작가노트에 의하면 이번 사진프로젝트를 '사물과 색의 교합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시각, 이로부터 느껴지는 새로운 의미와 상징을 찾아보는' 작업이라 언급한다. 그의 작업은 2개의 방식을 사용한다. 카메라 무빙을 사용하여 오브제와 색채의 상징성을 통해 감각을 자극하는 작업방식과 뿌리기, 섞기, 드롭핑을 통해 만들어지는 물과 색의 우연한 형상에 대한 탐색이다.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2_1 Visible and Invisible_P2_1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80×120cm_2022

색채는 작가가 시각적으로 표출해내는 감정언어이다. 추상회화의 선구자인 칸딘스키의 언급처럼 '화려한 색채는 관조자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내야 한다. 동시에 그것은 깊은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이종경의 드롭핑 작업에서 색채는 중요한 표현 요소로서 강렬한 색감을 부각시켜 새로운 시각적 가능성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추상이미지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자극하며 색채가 갖는 의미 부여를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상기시킨다. 이종경은 작업에서 물을 사용한다. 물은 우리 몸의 원형이면서 우주 만물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소통과 화합의 물질이다. 그는 무한히 변화하는 물을 매개로 색채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자유롭고도 상상력 넘치는 미적 감각세계를 추구한다.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2_6 Visible and Invisible_P2_6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47×70cm_2022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2_7 Visible and Invisible_P2_7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47×70cm_2022

추상이미지는 피상적이거나 모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들로부터 본질을 사유할 수 있게 한다. 이종경은 현대미술의 중요한 표현 방식 중 하나인 '우연성'을 통해 잠재된 의도를 드러낸다. 화면을 타고 흐르는 선과 색이 보여주는 '오토마티즘' 효과는 물의 마찰과 중력, 색의 선택, 혹은 색을 떨어뜨리는 힘에 의해 결정된다. 이 우연한 효과는 무의식의 공간을 확장하며 선과 색으로 표현되는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동안 문학과 철학이 그러했듯이 이종경은 사진이 사회를 반영하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믿는지도 모른다. 획일화의 강제와 억압으로 몰아가는 문화의 신풍속도 속에서 그의 작업이 과거, 현재, 미래의 동시적인 영원한 세계, 서로에게 부드럽게 흘러들며 스스럼없이 서로의 세계를 유영하며 진리의 흔적을 찾아가는 그런 시대를 기대해 보는가 싶다. ■ 이정희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2_8 Visible and Invisible_P2_8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47×70cm_2022
이종경_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P2_9 Visible and Invisible_P2_9_ Ed. of 20_사틴 인화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47×70cm_2022

"색(色)"이 들려주는 이야기-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Visible and Invisible ● 본 작품은 시각, 우리 눈을 통해 '본다'라는 행위를 통해 '주변의 형태와 색을 인지 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되새겨보며, 그 중 색(色)의 의미를 여러 방향 탐색하고 연구하여 사진으로 표현하였다. ● 색상은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가시적 색상들과, '기억과 감정, 경험, 그리고 순간의 상황 등'에 따라 상징과 의미로 표현될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 색상들이 있다. 예를 들어 눈에 들어온 파랑의 색이 넓은 바다의 깊이를 의미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깊이 아래로 내려가는 우울을 말 할 수도 있다. 이 외도 파랑은 시원하게, 차갑게 등 다르게 볼 수도 있다.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작업은 눈에 보이는 색과 사진 속 오브제와 여러 색의 교합을 통해 눈에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시각, 이로부터 느껴지는 새로운 의미와 상징을 찾아보는 작업이다. ● 나의 작업 속에서 관람객들은 보이는 색과 다양한 오브제와 형태의 교합으로 여러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각자의 색을 느껴보길 바라본다. ■ 이종경

Vol.20221124b | 이종경展 / LEEJONGKYOUNG / 李鍾京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