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바빌 Babil of Images

사진 동호회 오빠네 사진관展   2022_1130 ▶ 2022_120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Agnes Cho_곽상운_구혜옥_김연화 키 킴_라인석_박경태_서영을_오현경 윤신원_이상호_이윤경_이제명_이혜연 장현근_주기중_최수정_최재광_허남석

관람시간 / 10:30am~06:30pm

마루아트센터 MARU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5-6 1층 Tel. +82.(0)2.2223.2533 www.maruartcenter.co.kr blog.naver.com/maruinsadong @maru_artcenter

사진 동호회 오빠네 사진관이 제7회 정기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이미지의 바빌(Babil of images)'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가진 각양각색의 시선을 담은 사진들을 통해 저마다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전시로 구성되었다. ●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해 숨고르기를 하면서 자신들의 세계를 더 깊이 구상해온 열아홉 명의 작가들의 작업이 소개된다. '바빌'은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작가들이 평소에 지니고 있던 시선들을 가붓한 마음으로 소개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오빠네 사진관의 '이미지의 바빌'은 찬바람이 부는 시기, 수다를 떠는 가벼운 마음으로 전시장에 들어와 따스함을 안고 돌아가는 자리가 될 것이다. ■ 사진 동호회 오빠네 사진관

"그것은 바로 즐거움을 취하는 순간의 텍스트의 독자이다. 그리하여 성서의 옛신화는 역전되며, 언어체(langue)의 혼란은 더 이상 형벌이 아닌, 주체는 서로 나란히 작업하는 언어의 공존에 의해 즐김에 이르게 된다. 즐거움의 텍스트, 그것은 행복의 바벨탑이다." (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 중에서) ● 인스타그램이 전세계를 장악한 후 생겨난 신조어가 있다. 바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이라는 단어다. '인스타-워시(Insta-worthy)'라는 단어도 있다. '인스타에 올릴 만한 사진'이라는 의미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소셜미디어의 생활화와 함께 누구나 사진을 찍고 올리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사진 이미지의 범람'을 목격하고 증명하는 증거인이 되었다. ● 미디어 철학자 빌렘 플루서는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문화사에는 두 가지 대립되는 전환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바로 문자(Schrift)와 그림(Bild)이다. 글에서 그림의 의미는 '기술적 영상의 발명'이라는 말로 설명된다. 빌렘 플루서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상,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인간은 이제 텍스트를 넘어서 '기술적 장치를 통한 그림'으로 인간 존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려 한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은 인간이 가진 언어 구조를 고려해볼 때, '언어라는 장치(apparatus)의 확장'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가진 생각이 청각장치를 통해 발화되고, 발화된 음성언어는 개별적인 문자언어, 텍스트로 기록된다. 현대사회에 들어서 기록의 범위는 더 넓어졌다. 시각을 포함한 메타언어, 즉 이미지와 함께 자신의 말을 더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어느 순간에는, 텍스트는 잠시 사라지고 이미지만 남는다. ● '이미지의 바빌(Babil of Images)'에서 19명의 작가들은 자신들이 일상에서 느끼고 포착한 생각들을 자신들만의 이미지로 변환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은 다양하다. 이들은 이미지의 창작자인 동시에 이미지의 향유자이다. 이들의 시각언어를 빚어내는 장치(apparatus)인 카메라 때문이다. 빌렘 플루서에 의하면 사진기는 '작업도구(Werkzeung)가 아니라 유희도구(Spielzeung)이며 사진가는 노동자가 아니라 유희하는 사람(Homo Judens)이다.' 참여 작가들은 일상에서 빚어지는 생각들을 이미지들의 결합으로 만들어낸다. 어렵지 않은 쉬운, 그들만의 언어로. ● '바빌(Babil)'이라는 단어는 프랑스어로 '어린이들의 재잘거림,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를 의미한다. 일상에 굳게 발을 디디고 자신들을 생각을 유희하며 풀어내는 창작자들이 빚어내는 이미지. '이미지의 바빌'은 하나의 거대한 담론을 향해 걸어가는 무거운 존재가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의 살아 있는 언어이다. 롤랑 바르트의 말처럼, 언어(텍스트)의 생성을 즐길 때 주체(창작자)의 혼란은 즐거움으로 전환된다. 바꿔 말하면, 즐겁게 쓰는 일이 독자의 즐거움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즐겁게 무언가를 말하고 타인의 말하기를 넓은 마음으로 수용할 때, 옛 신화는 전복된다. 모두가 같은 언어를 말하지 않고 다른 언어를 할 수 있을 때, 거대한 바벨탑은 무너지지만 우리는 일상의 언어로 다양한 생각들을 말할 수 있게 된다. ● 19명의 작가들은 자신의 일상에서 자신들이 욕망하는 바를, 생각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전시를 통해 증거한다. 다채롭고 다양한 시선, 이들이 지향하는 이미지 언어란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이미지의 바빌(Babil of Images)'를 통해 기록된다. ■ LENA

Vol.20221130a | 이미지의 바빌 Babil of Image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