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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22_1203_토요일_02: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더빔 Gallery THE BEAM 대전 유성구 동서대로179번길 62-8 2층 Tel. +82.(0)42.822.8887 thebeam.modoo.at
기억의 여정 전시는 2008년 "환상의 Epiphany"부터 "畵夢中景" "비동시성" 시리즈와 최근의 작업 중인 "Epiphany Blue"까지 약 15년에 걸쳐 진행한 작업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전시이다. 나름 긴 시간이라고 하면 긴 시간이지만 아직 작품에 대한 완성도와 작업에 대한 좀 더 깊은 배려는 항상 아쉬움으로 남는다.
환상의 Epiphany는 도시에서 성장하고 있는 어린 딸에게 별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에서 시작된 작업이었다. 그러나 내가 보았던 유년 시절의 그 많은 별을 서울의 하늘 밑에서는 볼 수 없음을 알기에, 사진으로나마 더 아름답고 찬란한 별빛을 딸의 가슴에 가득 안겨주고 싶었다. 그 꿈의, 상상력의 추출물이 The Space for Renovation 시리즈이다. 이미지는 어린이의 눈으로 과거를, 도시인의 욕망의 눈으로 현재를 함께 보려 하였다.
"화몽중경"은 인연의 끈을 버리고 보이지 않는 저 세계로 영영 사라지려 하는 '꿈'들을 붙잡았으며, 그것들을 하나의 장면으로 압축시켜 작품으로 만든 시리즈이다. ● 그리고 그 꿈에 리얼리티를 더하기 위해 필드용 4"×5"카메라를 사용하였으며, 가능한 디지털작업을 최소한으로 하여, 몽환적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 ● 우리는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의 '몽상'이 죽은 사물인 흙더미를 '현자의 돌'로 바꾸어주는, 즉 중세의 연금술적 마법을 이 세계에 실현하고자 한 것을 목격한 바 있다. 그는 '시적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시적 이미지'야 말로 의미 없이 퇴색해버린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마침내 우리에게 제시한 해답은 '몽상'이고, '꿈'이었다. 즉 노을 아래 펼쳐진 평범한 전경은 '몽상'을 통해 "나무에 꽃피는 불꽃"이 되고, 방안의 램프는 "한 송이 장미"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더 풍요로운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의 '꿈'과 '몽상'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려 노력했다. 우리 인생의 3분의 1은 수면의 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중에서 많은 부분을 꿈을 꾸며 보낸다. 하지만 대부분의 꿈은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없다. 애써 기억하려하지 않는 우리의 의지 탓일 수도 있고, 기억의 회로 장치가 제 기능을 못하거나 차단된 탓일 수도 있다. 아니면 현실로 돌아오기엔 너무 멀리 가버린 초현실적 장면들이 우리 생을 지나치게 무력한 것으로 만들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신의 염려 탓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예술가들은 이렇듯 우리 기억에서 온전히 재생되지 못하는 '꿈'을 탐색하고, 투사하고자 노력해 왔다. 바슐라르가 그러했던 것처럼, '꿈'과 '몽상'이야 말로 우리 생의 숨겨진 의미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장치라 여겼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의식의 억압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 중 하나로 '꿈'을 설정한 바 있다. 고로 그는 인간의 여러 형태의 꿈을 집착하듯 파헤치며, 무의식의 세계를 발견하고자 했다. 물론 그것과 다른 형태이기는 하지만 나의 꿈 이미지 또한 심도있는 고민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 "화몽중경"이다.
"비동시성"시리즈는 흔적과 빛에 관한 이야기 ● 이 작업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의식과 발생할 수 있은 기억의 오류에 관한 이야기를 디지털사진의 특성과 한계를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또한 우리의 기억이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장소를 통해 어떻게 변화되고 수정되어 지는가에 대한 관찰과 기록이기도 하다. ● 인간의 기억은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조합하여, 정보로 묶어 새로운 정보로 해석하고 기억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억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역사는 처음의 사실과 다르게 재구성되거나 각색 되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경험에 의해 중복된 정보들이 과거의 불완전한 기억과 다시 재구성 되어지기 때문이다. ● 근대문화유산은 우리의 아픈 역사의 한 가운데 있는 증거이며, 아직도 그곳은 당시의 시간인 채로 멈춰있으나 과거의 사실은 세월과 함께 희미해지고 있다. ● 이 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인간의 기억이 완전할 수는 없듯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옅어지는 역사의 기억을 시각화하기 위해 약 2년의 시간을 계절별로 촬영하여 한 장의 사진으로 완성하였다. ● 한 장 한 장의 사진(레이어)은 인간의 흐려지는 기억을, 그리고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진을 두고 한 부분씩 사진들을 오려낸 것은 역사적 사실을 명시하기 위함이다. ■ 이수철
Vol.20221202d | 이수철展 / LEESOOCHUL / 李樹喆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