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연구 제14집, 2022: 데이터 사회와 예술

MMCA Studies 14: Data Society and Art   지은이_배명지 외 11명

지은이_배명지, 이택광, 블라단 욜러 Vladan Joler, 김상민, 강우성, 디터 다니엘스 Dieter Daniels, 이지희, 채연, 이효진, 윤진영, 곽덕주 분야_미술비평/이론 || 발행처_국립현대미술관 ISSN_2093-0712 || 규격_185×260mm 쪽수_264쪽 || 정가_10,000원

국립현대미술관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Tel. +82.(0)2.3701.9500 www.mmca.go.kr

『국립현대미술관 연구』 제14집 특집은 '데이터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다룬다. 동시대 첨예한 이슈인 데이터 사회 속 예술 생산의 경향을 탐색하며 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사유한다. 1970년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실천부터 2020년대 히토 슈타이얼과 블라단 욜러의 데이터 자본주의 비판까지, 디지털 기술 여명 이후의 예술가들의 실험 및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수집, 교육 및 공공 프로그램의 2022년 주요 성과를 살핀다. 작가, 큐레이터, 철학자, 기술문화 연구자, 비평가, 미술사학자 등, 특집의 필진들이 공통되게 전제하고 있는 동시대 조건은 디지털 기술의 물신화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로 많은 시스템이 재편되는 지금 이 순간 미술관의 지향점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본지는 이러한 화두를 던지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기획자, 기술 전문가 등과의 소통을 통해 공존과 공생의 감각을 환기하고, 미술관의 미래 방향을 모색하기를 제안한다.

목차 편집의 글: 데이터 사회 속의 예술 / 채연

현대미술 연구 특집: 데이터와 예술 히토 슈타이얼의 『야성적 충동』: 데이터 식민주의에서 공생 발생으로 / 배명지 행성적 사이버네틱스를 위한 서론 / 이택광 대담: '신채굴주의' 지도 읽기 / 블라단 욜러, 김상민 '천지비인간'의 미적 사유 / 강우성 백남준의 글로벌 TV와 랜덤 액세스 비디오: 미디어의 전망, 예술적 가능성이 되다 / 디터 다니엘스

미술관 연구 『다다익선: 즐거운 협연』 전시와 『다다익선』 아카이브 / 이지희 김복진 조각 프로젝트: 소실된 조각의 재현을 통한 기억의 회생 / 채연 2000년 이전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 수집과 국제교류 / 이효진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와 현대 민화를 향한 여정 / 윤진영 디지털 기술을 통한 미술관 교육의 연결과 공유 / 곽덕주

책 속으로

- 오늘날 시각성과 주체성은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발아하는 것이 아니라,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 속에서 어떻게 정보를 정렬하고 필터링하고 해독하고 정제하고 처리하는가 하는 데이터의 패턴 인식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패턴 인식이 근본적으로 정치적 인식이라는 점에 맹점이 있다. 패턴 인식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 내에서 가치 있는 것과 가치 없는 것, 다시 말해 발화와 잡음, 시그널과 노이즈를 구분해 내는 행위다. 무엇이 의미 있는 신호이고, 무엇이 폐기해도 되는 잡음일까. 그 둘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배명지, 「히토 슈타이얼의 『야성적 충동』: 데이터 식민주의에서 공생 발생으로」, 17-19쪽)

- 인위적인 기후 변화에 대한 푸리에의 선구적인 예견은 오늘날의 상황에 대한 대안적 상상을 제기한다. 자연의 귀환은 자본주의의 절대 한계를 형성하며, 그 유한성에서 우리는 통제 사회를 넘어선 삶의 다른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기획은 기계적 제어의 지배와는 정반대인 "약한 기술들(weak technologies)"의 확산에 있을지 모른다. 나는 이러한 전망을 글로벌 사이버네틱스에 대비되는 '행성적 사이버네틱스'라고 부르려 한다. (이택광, 「행성적 사이버네틱스를 위한 서론」, 43쪽)

- 「신채굴주의」는 인간의 마음과 몸에서 사회와 자연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데이터로 변하는 메커니즘을 묘사합니다. 인간의 노동(피와 땀)을 다양한 차원에서 착취하는 모습, 지표면에서부터 우주, 대기권 가장자리까지 천연 자원을 추출하는 장면에서는 거대한 나사가 마치 끝없이 깊이 파낼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모습은 정말 모골이 송연하게 만듭니다. (김상민, 「대담: '신채굴주의' 지도 읽기」, 69쪽)

- 기후 변화를 더 재빨리 탐지할 위성 개발과 같이 '지구 공학'을 추구하는 논리와 과학 기술 및 자본주의가 초래한 지구의 절망적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재난의 서사가

- 공존하는 상황이다. 팬데믹의 교훈은 이 뒤엉킨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서 인류가 어떻게 하면 새로운 삶의 조건을 만들어 나갈지를 묻는 데 있다. 지구 공학과 기후 정의라는 서로 상충하면서도 의존하는 이 상황을 넘어설 가능성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강우성, 「'천지비인간'의 미적 사유」, 91쪽)

- 사실 미디어의 기술적 전망은 성취되고 있지만 그로 인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사회적 영향을 제공하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술적 전망은 미디어 역사에서 이행되지 않은 약속에 대한 기념과 피난처의 역할을 미디어 아트에 부여한다. 어쩌면 미디어 아트의 진정한 의미는 미래 세대에게 사회 속 미디어의 다른 역할에 대한 선택지를 상기시키는 일인지 모른다. (디터 다니엘스, 「백남준의 글로벌 TV와 랜덤 엑세스 비디오: 미디어의 전말, 예술적 가능성이 되다」, 139쪽)

- 「다다익선」은 백남준의 대표적인 비디오 설치 작품이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모니터는 한정된 시간 동안 작동하는 기계라는 점, 언제든 작품에서 분리되어 작업자의 책상 위에 올려져 해체될 수 있는 부품이기도 하다는 점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된 주요 복원 작업과 연대기 순으로 배치된 사진과 영상을 통해 드러낸다. (이지희, 「『다다익선: 즐거운 협연』 전시와 『다다익선』 아카이브」, 165쪽)

- 조각에 관한 전시가 늘어나는 현시점에서 '한국 근현대 조각의 흐름'을 통사적으로 돌아보는 관점도 필요하다. 이 전시는 한국 인체 조각의 계보를 살피면서 한국 근대조각의 개척자인 김복진의 걸작 「소년」(1940)에 내포된 근대적 자아와 미래지향적 태도를 좇아가 보는 것으로 기획 방향을 좁혀 나갔다. (채연, 「김복진 조각 프로젝트: 소실된 조각의 재현을 통한 기억의 회생」, 167쪽)

- 2020년까지 수집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수는 8,785점에 달하지만 그 가운데 해외 국적의 작가 작품, 즉 국제미술 소장품은 약 925점으로, 전체 소장품의 10분의 1이 조금 넘는다. 국제미술 소장품 925점 중 3분의 2가 넘는 668점이 2000년 이전에 수집되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는 한국현대미술이 1995년 광주비엔날레 설립과 제46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글로벌 미술의 흐름과 확산에 적극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대다수 논문의 관점과는 상이한 지표다. (이효진, 「2000년 이전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 수집과 국제교류」, 187쪽)

- 현재 민화를 그리는 작가군을 들여다보면 전체 인적 분포가 피라미드형을 이루고 있다. 아래쪽에는 민화를 배우고 학습하는 입문 단계의 화가군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중상위층으로 갈수록 모사 단계에서 벗어나 창작민화를 표방하며 채색화의 저변을 넓히는 화가들이 분포된다. 여기에 미술대학에서 실기를 전공한 작가들이 유입되면서 현재의 민화 화단은 강화된 창작 기류에 힘입어 채색화의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생의 찬미』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에서 이러한 가능성과 기여를 살필 수 있다. (윤진영,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와 현대민화를 향한 여정」, 223쪽)

- 미술관 교육에서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 어떤 교수–학습의 방법을 실행할 것인가 역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 그리하여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 체제가 전면화되었을 때, 미술관 교육에서도 디지털 기술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기대와 전망, 특히 학습 중심주의 담론과 관련한 기대와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곽덕주, 「디지털 기술을 통한 미술관 교육의 연결과 공유」, 249쪽)

Volume 14 of MMCA Studies' special issue is focusing on the relationship between data society and art. It explores one of the most pertinent issues of the contemporary era─artistic production trends in the data society─and exam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technology and society. From Paik Nam June's video art practice in the 1970s to Hito Steyerl and Vladan Joler's critiques of data capitalism in the 2000s, it considers the experiments combining art and technology that various generations of artists have been undertaking since the advent of digital technology, juxtaposing them with MMCA's major activities in 2022 in terms of exhibitions, acquisitions, and educational and public programs. Its authors, including artists, curators, philosophers, technology cultural researchers, critics, and art historians share their view of our contemporary condition, where the fetishization of digital technology appears to be reaching dangerous levels. What should museums' orientation be at a time when so many systems are being transformed by digital technology? Expanding this topic, the 2022 edition of MMCA Studies suggests that reconsidering a sense of coexistence and symbiosis through communication, not only with artists but also with researchers in various fields, curators, technology experts, and more, and establishing a future direction for museums.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Contributions by Bae Myungji, Alex Taek-Gwang Lee, Vladan Joler, Kim Sangmin, Kang Woosung, Dieter Daniels, Lee Jeehee, Tiffany Yeon Chae, Lee Hyojin, Yun Chin-yong, and Kwak Duck-Joo.

Vol.20221220g | 국립현대미술관 연구 제14집, 2022: 데이터 사회와 예술 / 지은이_배명지 외 11명 @ 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