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age

김명진展 / KIMMYUNGJIN / 金明辰 / painting   2023_0301 ▶ 2023_0430

김명진_뿔난소년_광목천에 한지콜라주, 수성안료_53×45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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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성인 6000원 초중고등학생 및 65세 이상 4000원 20인이상 단체 3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00pm

이상원 미술관 LEESANGWON MUSEUM OF ART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화악지암길 99 Tel. +82.(0)33.255.9001 www.lswmuseum.com

검은빛-불분명한 존재에 대한 절실한 탐색 ● "검은빛은 고해하는 장소 같다. 기억과 포개진 일상 아래에서 자아와 공동체의 관계를 살핀다. 자아와 투사된 대상에서 싸우듯이, 때론 화해하듯 서로 안부를 묻는다. 조각난 단상의 등장인물은 끊어진 이야기를 수습하고 때로는 서로를 껴안는 식이다." (김명진)

김명진_couple_캔버스에 한지콜라주, 먹, 안료_72×53cm_2018
김명진_기뻐하라_캔버스에 한지 콜라주, 먹, 안료_72.5×60.5cm_2020~1
김명진_연못 깊숙이_캔버스에 한지, 먹, 안료, 한지콜라주_162×130cm_2016
김명진_저글링_천위에 먹,안료,재,한지콜라주_162×130cm_2016
김명진_모빌-소년들_캔버스에 한지, 먹, 안료, 콜라주_162×130cm_2014-2015

깊은 어둠 속에서 모호한 형태, 빛, 그림자, 파편, 얼룩…… 미처 완결되지 않은 모습들이 일렁거린다. 수많은 흔들림은 쌓이고 쌓여 분명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 김명진 작가의 작품은(주로 2015년 이후의 작품) 우연한 계기로 인해 떠오른 과거의 느낌, 이미지, 그리고 현재 벌어지는 사태에 대한 미묘한 추적들로 이루어졌다. 기억은 늘 그렇듯이 소환하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고 의미도 변화한다.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사실을 제대로 헤아려보고자 할 때 그것은 마치 같은 장소에 비치는 다른 시간대의 빛에 비친 사물처럼 수시로 색감, 온도, 깊이 모든 것이 변한다. 이러한 삶과 존재의 불명확함은 한 자아의 감정이나 생각이 바람처럼 움직이는 데서도 느낄 수 있으며 극명하게 드러날 때는 소통이라고 믿었지만 늘 어긋나는 두 자아 간의 교류에서일 것이다. 깊이 들여다보면 지시적 언어를 제외하면 우리의 대화는 늘 실패한다.

김명진_비가_캔버스에 한지콜라주, 수성안료_72×60cm_2023
김명진_마더_캔버스에 한지 콜라주, 먹, 안료, 재_130×97cm_2020-21
김명진_아무것도 아닙니다_캔버스에 한지 콜라주, 먹, 안료_53×45cm_2021 김명진_아무것도 아닙니다_캔버스에 한지 콜라주, 먹, 안료_53×45cm_2021
김명진_couple-세례식_캔버스에 한지, 먹, 안료, 콜라주_72×53cm_2017~8
김명진_인사-알 수 없어요_캔버스에 한지, 먹, 안료, 콜라주_182×454cm_2017

작가의 작품에는 소년과 소녀, 그들을 둘러싼 최소한의 상황, 명시되지 않은 인물, 인습적인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대상들이 가리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대상이 이미지화된 방식, 즉 작품화되어 우리에게 전달되는 감각의 내용이 무엇인지가 중요해 보인다. ● 작가는 오랜 시간과 에너지를 투여하여 한지를 찢어 붙이고 안료를 바르고 또 붙이고 칠하기를 반복한다. 어둠 속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이미지들은 이내 바스러져 버릴 듯하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이미지라기보다는 가까스로 밝혀낸 존재의 알맹이 같이 다가온다. 대부분 어둠 속에서 분절된 파편처럼 보이는 까닭에 때로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기실 그것은 미혹을 인정하는 진실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결국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는 존재가 아닌가. 작품 제작은 희미했던 그의 자아를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반추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현재는 매 순간 미루어지지만-의 김명진 작가가 새롭게 형성된다고 할 수 있겠다.

김명진_왕_광목천에 한지콜라주, 먹, 안료_53×45cm_2022
김명진_사람의 아들_캔버스에 한지, 먹, 안료, 콜라주_72×60cm_2016
김명진_숲속에서_캔버스에 한지 콜라주, 먹, 안료_117×91cm_2021

그런데 자아에 대한 인식,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이해, 삶이라는 상황을 온전히 파악해보려고 시도하면 할수록 오히려 혼란스러워진다. 김명진 작가 작품의 바탕이 되는 검은색은 부정적인 정서로서의 검은 색상이 아니다. 작가 자신은 '검은빛', 고해의 장소라고도 했다. 작품 속의 인물들은 검은빛 안에 존재하다가 최근작으로 올수록 한지 조각과 안료가 서로 뒤엉키고 덮치고 다시 찢기며 끝을 알 수 없는 밀도를 지니게 되었다. 그것은 마치 작업을 빌어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려고 분투하는 모양새로 읽힌다. '검은빛'은 앎의 힘겨움 그 자체를 인정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선택이 아니었을까? 작업실에서 이미지를 부단히 캐내는 작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셀 수 없이 많은 의미와 무의미들이 교차하는 삶에 관한 작가만의 해독(解讀)의 시간이었으리라. 작업으로서도 삶에 대한 이해의 차원에서도 절망과 충만의 경험이 교차했을 것이다. 예술에 대한 사랑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였을 테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 인간으로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그칠 수 없었을 것이다. ● 물론, 부정적인 정서는 아니지만 그의 작업은 필연적으로 절망을 전제로 한다. 절망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추격자. 작품을 통해 작가가 쫓고 있는 진실의 무게보다도 쫓는 그의 절실함이 전달된다. 작품의 울림은 그 지점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 마침내 밝은 빛이 파편이 되어 터져 나온다. ■ 신혜영

Vol.20230303b | 김명진展 / KIMMYUNGJIN / 金明辰 / painting

@ 60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