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After night

최기창展 / CHOIKICHANG / 崔基昌 / painting   2023_0410 ▶ 2023_0505 / 일,월요일 휴관

최기창_The marvelous in the everyday: Run_캔버스에 유채_46×65.5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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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창 인스타그램_@kc__choi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기획 / 10의n승(텐투더엔)

관람시간 / 02: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연희아트페어 기간 중(4월 14~23일) 휴무 없음

10의n승(텐투더엔) ten to the n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62 102호 @tentothen

(쓸 데) 없는 짓을 향한 매너리즘 ● 온라인 플랫폼 「10의n승」으로 잘 알려진 ten to the n 연희동 공간의 전시'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는 최기창의 열한 번째 개인전이다. 2009년 그가 발표한'The marvelous in the everyday' 시리즈를 소환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번 전시는'덧그리기'와'다시 그리기' 그리고'갈아내기'의 과정이 순환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기창_Run to U: #01_패널에 스프레이 페인트_16×16cm_2023
최기창_Run to U: #02_패널에 스프레이 페인트_17×22.5cm_2023
최기창_Run to U: #03_패널에 스프레이 페인트_17×22.5cm_2023
최기창_Run to U: #04_패널에 스프레이 페인트_17×22.5cm_2023
최기창_Run to U: #05_패널에 스프레이 페인트_17×22.5cm_2023
최기창_Run to U: #06_패널에 스프레이 페인트_23×28cm_2023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듯한 말간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는 페인팅 「The marvelous in the everyday」시리즈는 가치를 판단하기 불분명한 어떤 상태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그중 위 아래, 오른쪽 왼쪽, 낮과 밤, 과거와 현재 등 이 혼재된 듯한 「Run」을 선택하여 이번 전시의'덧칠하기'와'다시 그리기'의 대상으로 삼았다. 신작 「이태리타월」도 몇 점 선보이는데 이 작업 또한 작가가 2003년 기획했던 동명의 전시 타이틀로부터 기인하고 있어 과거의 작업과 현재의 전시 사이 무엇인가를 덧입히려는 과정임을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왜 과거의 작업을 덧그리고 다시 그릴까? 그것은 모종의 정화의식일 수도 있고, 씹어 삼켜 몸 안에 영원히 간직하려는 데리다Jacques Darrida식 애도의 방식일 수도 있겠다.

최기창_세 번째 구름: #01_패널에 아크릴채색_20×35cm_2023
최기창_세 번째 구름: #02_패널에 아크릴채색_20×35cm_2023
최기창_세 번째 구름: #03_패널에 아크릴채색_23×36cm_2023
최기창_세 번째 구름: #04_패널에 아크릴채색_25.5×42cm_2023

아마도 이 궁금증은 「세 번째 구름」이라 명명된 작업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슷한 크기의 패널4개로 이루어진 이 작업은, 작업 영상이나 작가의 부연 설명 없이는 어떤 의도의 작업인지-대게 최기창 작가의 작업이 그렇듯이- 무엇을 그렸는지 직관적으로 읽어내기 어렵다. 하지만 해당 작업을'갈아내기'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이것의 최종적인 모습보다는 오히려'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도달했는지를 탐구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최기창_이태리타월: y1_패널에 아크릴채색_16×12.2cm_2023
최기창_이태리타월: p1_패널에 아크릴채색_16×12.2cm_2023
최기창_이태리타월: r1_패널에 아크릴채색_16×12.2cm_2023
최기창_이태리타월: sb1_패널에 아크릴채색_16×12.2cm_2023
최기창_이태리타월: g1_패널에 아크릴채색_16×12.2cm_2023

작가에 의해 기록된 작업 과정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살펴보면, 이 작업은 작품 제목처럼 세 가지 구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정확히는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는 르네상스 시대의 원근법으로, 두 번째는 폴 시냑Paul Signac의 점묘법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최기창식으로 표현한 구름이다. 각각의 구름을 그린 후 작가는 전동 연마기로 표면을 갈아냈다. 울퉁불퉁하게 경화된 물감을 갈아내는 이 과정은 원근과 병치의 흔적이 구름과 함께 사라지고 남은 하늘처럼 새로운 작업을 다시 진행할 수 있는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쓸 데) 없는 짓을 향한 매너리즘에 관한 것'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최기창이 이전 전시마다 미술에 대한 기쁨이나 행복, 사랑을 주제로 삼아 왔다는 점에서 본다면 이번 전시'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는'아직도' 흡족하지 않은, 시도와 실험들과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부름의 공간인'밤' 사이를 순환하는 몸부림 같은 것이 아닌지 조심이 살펴보게 된다. ■ 이지현

Vol.20230410d | 최기창展 / CHOIKICHANG / 崔基昌 / painting

Gwangju Bien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