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의 힘 THE POWER OF REPRODUCTION

소윤경_정승원 초대展   2023_0513 ▶ 2023_0806 / 월요일 휴관

소윤경 인스타그램_@soyunkyoung     정승원 인스타그램_@moin_seungwon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5:5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무안군오승우미술관 MUAN SEUNGWOO OH MUSEUM OF ART 전남 무안군 삼향읍 초의길 7 Tel. +82.(0)61.450.5482~6 www.muan.go.kr/museum @muan_museum_of_art

얼마 전까지 익숙했던 인쇄물, 라디오, 영화 그리고 텔레비전이라는 미디어는 이에 대한 수용자로서의 대중들에게 다가갔다면, 지금의 뉴미디어 시대 대중들은 전자메일을 분류하고 화상회의에 참여하며 블로그나 유투브를 운영하는 등 인터넷 운영체계를 실행하면서 가상의 공동체를 통해 상호관계를 맺는 객체이자 동시에 주체로서 활약한다.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다양하게 활동하는 대중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날마다 회화, 사진, 영화, 그래픽 등 수많은 이미지를 복제하여 퍼 나르게는 일종의 매개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 제이 데이비드 볼터와 리처드 그루신은 전자 텍스트나 그래픽을 통해 형성되는 '네트워크 자아 networked self'는 사이버페이스와 물리적 사무실에서 인터페이스를 통해 수많은 디지털 정보를 공유하며 동시적 삶을 살고 있으며 자아들 사이의 제휴로 집합적 공동체를 구성해내기도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디지털 시대의 자아'는 인터페이스 공간에서 수많은 이미지나 그래픽을 끊임없이 복제하면서 이로부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어 사회적 맥락을 구성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뉴미디어 시대 대중들의 일상이 된 '복제'의 행위는 날마다 창궐하여 소비되고 소멸되는 이미지를 붙들어 새로운 역사와 사회적 맥락을 구성하는 중요한 힘이 된다. ● 산업기술이 도약적으로 발전했던 19세기 말에 태어난 벤야민은 사진과 영화를 중심으로 기계 복제 시대의 예술에 대해 탐구하였다. 그는 한편으로 셀룰로이드 필름의 인화나 몽타주 편집을 통해 얼마든지 이미지 복제가 가능했던 시대에서 예술은 전통적 관습과 맥락으로부터 분리되면서 그 아우라가 파괴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대중 예술의 민주주의적인 새로운 잠재력이 발현된다고 평가하였다. 또 한편으로 그는 대중화된 이미지 복제물이 파시즘이나 자본주의의 과도함을 정당화해준다고 경고했다. 그에 의하면, 기계에 의한 대량의 이미지 복제가 민주주의의 확장과 독재 유지라는 정 반대의 상황에서 모두 대단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 카메라와 비디오 시대의 미디어를 넘어 디지털 이미지가 대세인 지금도 여전히 벤야민의 고전적 복제의 개념이 유효하지만 다시금 생각해보야야 할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날마다 새롭게 진화하는 하이브리드 매체를 통해 우리의 상상적 욕망을 실현해주는 뉴미디어 시대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 "작가는 다중매체를 통해 수많은 이미지들이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그 사회적 · 정치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새로운 잠재력을 획득할 수 있는가? 디지털 시대에 예술작품의 복제는 세계를 연결하면서 어떤 힘을 지니는가?" ● 예술의 유일성에 반하는 복제는 벤야민의 고전적 주장처럼 결국 예술의 대중화를 의미한다. 만일 예술가가 다중매체를 경위하며 이러한 복제의 전략을 스스로 택한다면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 20세기 초 인상주의나 입체주의가 초기 영화의 매체 전략에 영향을 받은 것처럼 현대미술도 마찬가지이다. 복제는 영화의 리메이크나 오마주 형식처럼 역사와 분리되어 소멸돼버린 이미지를 소환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몽타주 형식처럼 금방 스러지는 조각난 일상을 편집하고 내러티브를 주어 기록의 역사가 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영화가 문학(소설)을 영상의 형식으로 재매개하듯 예술작품 역시 실크스크린이나 영상 미디어 혹은 인쇄를 통한 출판물 형식으로 대중에게 전달되어 메시지를 전하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 ● 이번 오승우미술관 '예술과 복제의 힘'전에서는 소윤경, 정승원 작가를 초대하여 다양한 예술과 복제의 양상을 살펴보려고 한다. 두 초대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쇄된 그림 책이나 실크스크린의 형식을 넘어 3D 입체물, 영상, 설치 등 자신의 작품을 다중적 하이퍼매체로 재매개 되는 다양한 복제의 형식을 시도한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예술의 유일한 '원본성'에 균열을 내면서 전쟁과 환경, 지구의 미래, 치유 등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를 내며 복제미술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 박현화

복제의 힘展_무안군오승우미술관 소윤경 섹션_2023

소윤경 작가는 자신의 회화나 드로잉 작품에 내러티브를 부여하여 출간된 그림책으로 수많은 대중들과 소통한다. 그녀의 그림책은 중세 해골의 춤 도상이나 고갱의 회화, 그리고 한국의 고전적 전래인물 등이 리메이크되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다. 때로는 전후 멸망의 위기에 처한 인간이 동물과 함께 공존 방식을 찾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적인 강렬한 메시지를 품기도 한다.

소윤경_Combi 콤비 연작_종이에 연필_112×76cm×3_2015~8
소윤경_Combi_3D 프린팅_120×60×80cm_2023
소윤경_우주지옥도 연작_디지털 프린트_2020~2
소윤경_우주지옥_디지털 프린트_42×29.7cm×3_2020~2
소윤경_전래인물도_종이에 아크릴채색_42×29.7cm×40_2023

현실의 실상과 허상을 조명함으로써 세계의 양면성과 실존의 딜레마를 예각화하는 작업을 추구해왔다. 미술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상되기를 원했기에 출판미술에서도 회화적인 화풍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20년간 꾸준히 구축해오고 있다. 탐욕과 부조리로 얼룩진 사회현실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의 삶을 작품 속에서 담아내려 한다. ● 특히 「콤비」 연작(2015년~)은 인류의 디스토피아적인 가상의 미래, 대전쟁 이후에 등장한 인류와 비인류의 공존 이야기를 제작한 26개의 드로잉 연작이다. 현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은유와 경고 그리고, 종의 경계를 넘어선 생명체들의 공존과 연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동시에 「콤비」는 SF소설로 문학과 회화를 결합한 아티스트북으로 출간되었고, 영상작품으로도 협업 제작되는 등 다양한 시각예술로 전개되었다. 「콤비」 연작 중 「해리와 찌루」는 이번 전시에서 3D 프린팅 입체조형물로 제작되어 하나의 주제, 하나의 컨텐츠가 어떤 방식으로 여러 매체와 장르를 통해 확장되고 재창조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 「전래인물도」 연작은 회화와 고전문학이 만들어내는 변주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내면을 반추한 작업이다. 회화로서 인물화가 고전문학과 결합해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인간 심리의 다양한 내러티브를 펼친다. 이 또한 출판의 형태로 제작되어 누구나 소장할 수 있는 복제 미술로서 예술의 역할을 수행한다. ● 지난 세기 복제미술은 판화와 출판 등 순수미술이 대중과의 접점을 찾아가는 통로가 되어왔다. 현대 급격하게 변화를 거듭하는 시각적 패러다임 속에서 대중과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 작품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 중심에는 감상자의 이해를 돕고 상상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핵심요소다. 표현 매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가지는 고유한 서사는 유지된다. 이미지의 유기체적인 확산과 증식 속에서 능동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을 변별하고 소비하는 것은 감상자의 몫이다. (2023년 오승우미술관 초대전시 작가노트)

복제의 힘展_무안군오승우미술관 정승원 섹션_2023

정승원 작가는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드로잉 조각들을 편집하여 마치 동시적으로 펼쳐지는 커다란 역사화처럼 전개시키고 있는데, 이 드로잉은 실크스크린, 설치, 영상의 다양한 형식으로 재매개 된다. 또한 전래동화나 책가도를 재해석한 판화작품들 역시 구술형식에서 판화라는 복제미술의 형식으로 대중들에게 축제처럼 다가가고 있다.

정승원_FAIRY TALES OF TIGER_캔버스에 실크스크린_140×140cm_2022
정승원_City of Bremen_자작합판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가변설치_2023
정승원_Playground #6_캔버스에 실크스크린_140×140cm_2022
정승원_König Otto_종이에 실크스크린_70×100cm_2017
정승원_Fauconnier's Waschcenter_종이에 실크스크린_60×84cm_2019
정승원_Brem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240×360cm_2023

정승원의 작품에 나타난 특정 장소들은 작품의 시리즈들을 구성한다. 9년여 시간을 보낸 독일 유학 시절의 낯설지만 정들었던 풍경들은 작품의 첫 번째 시리즈가 되었다. 종종 갔었던 벼룩시장의 모습, 크리스마스 풍경, 겨울캠핑, 공원산책 등엔 당시 즐거웠던 일상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으로 돌아와 제작한 작품들 또한 작가의 가장 평범한 일상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독일의 벼룩시장처럼 꽤 흥미로웠던 양동시장의 풍경, 아이와 함께 갔던 아쿠아리움, 우리들의 놀이터 등 가깝고도 소중한 일상을 채우던 장소들이 작품의 소재가 된 것이다. 또 저녁마다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읽어주던 책들 덕분에 옛이야기 속 호랑이도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여느 평범한 아빠들처럼 그리 다르지 않고 희귀한 경험들도 아니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일궈가듯, 모든 보통의 날들이 추출한 형상들은 밝고, 명랑하고 또 다채로운 즐거움 가득한 설렘도 전해준다. 특정 사물이나 인물, 장소 등은 선과 면, 색이 중첩되어 오밀조밀 재미를 가득 품은 화면을 만들어낸다. ● 정승원의 세계는 여러 축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작품 속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특정 장소(독일, 아쿠아리움, 놀이터, 빨래방 등)나 개별 소재(호랑이, 책가도, 크리스마스 등)로 여러 시리즈의 작품들이 제작되었고, 각 표현매체별로 제작방식 또한 분류된다. 실크스크린으로 출발한 판화의 제작방식은 목판화, 입체, 설치, 미디어 등으로 점차 확장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매체의 확장은 정승원 작가의 작품이 더 풍성한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해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마음의 소환과 매체의 새로운 확장은 이미지들의 다양한 재구성에서 나아가 복합적 감정들을 껴안으며 더욱 적극적으로 관람객의 마음속으로 침투해나가는 힘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문희영((예술공간 집 대표), 전시 서문 「행복한 순간이 직조해가는 찬란한 일상」 중에서 발췌 편집) ■ 문희영

Vol.20230513h | 복제의 힘-소윤경_정승원 초대展

@ 우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