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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갤러리175 제작지원 / 오픈시티 다큐멘터리 페스티벌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175 Gallery175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3 2층 Tel. +82.(0)2.720.9282 blog.naver.com/175gallery @Gallery175
이주연의 개인전 『개의 길이 더 빠르다』에 출품된 세 편의 무빙이미지 작품 「두꺼비춤」, 「속삭임 접시」, 「깜빡이들」은 런던의 '오픈시티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에서 커미션을 받은 트레일러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이들을 '논픽션 필름메이킹'에 대한 은유로서 설명하는데, 이는 '논픽션 필름'이라는 용어가 '다큐멘터리'라는 용어보다 더 포용력 있다고 판단한 데에서 기인한 발화이면서 또한 '다큐멘터리'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 일종의 결단이기도 하다. 각각의 작품들은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본질적인 비윤리성과 태도"(「두꺼비춤」)와 논픽션 필름메이킹에서의 "듣고 답하는 방법"(「속삭임 접시」), 일반적으로 "조용한 초대"를 전제로 하는 다큐멘터리 카메라의 "관음적이기도 혹은 친근하기도 한 시선"(「깜빡이들」)을 다룬다. 이는 각각의 작품에서 '배우'들이 행하는 게임과 관련을 갖는다. 배우들은 다른 이의 동작을 훔치거나 따라 하고 반복하는 '댄스 게임'(「두꺼비춤」)이나 공원을 돌아다니며 자기만의 소리를 내다가 마주한 상대를 흉내 내는 게임(「속삭임 접시」), 윙크로 상대를 '살인'해야 하는 '윙크 게임'(「깜빡이들」)을 수행한다. '게임'은 퍼포먼스를 위한 일종의 지시문에 가까운데, 게임의 규칙 자체가 논픽션 필름메이킹에 대한 작가의 성찰과 긴밀히 엮인다.
하지만 이들 세 영상작품은 '논픽션 필름메이킹'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윤리적 문제나 태도를 다루면서도 그와 같은 주제에 침식되지는 않는다. 대신 주제를 탐구하기 위한 형식으로서의 몸짓과 소리를 향해 나아간다. 게임 자체를 설명하는데 천착하거나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외부와 명백히 연결시키려하지 않고, 게임을 수행하는 몸들과 그 몸들의 몸짓과 그 몸들에서 나오는 소리에 몰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순도 높은 우연성의 산물이다. 여기서 우연성은 고도로 의도된 것이다. 작가는 배우들에게 아주 간단한 스크립트만 주고 디렉션을 최소화했지만, 동시에 그로부터 발생할 우연성이 피상적이고 뻔한 말이나 몸짓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컴컴한 밤(그것은 또한 극장이나 블랙박스를 은유하는 것일 테다)을 배경으로 하는 몸짓들과 배우들의 몸 부착된 불빛들, 그리고 종종 돌림노래가 되어버리기도 하는 (목)소리들은 한데 어우러져 관객을 이 우연성의 공동체에 가담하게끔 한다. ■ 함연선
Vol.20230616c | 이주연展 / LEEJOOYEON / 李周姸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