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 낭만, 꽃

Romance Rooted in Eternity: Flowers in Bloom展   2023_0620 ▶ 2023_1105 / 월요일,추석당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천경자_오영재_오승우_정희승_송수민 김홍주_구성연_김상돈_한운성_손봉채 강종열_오딜롱 드롱_가스통 두앵_돔 로베르 샤를 르 브룅_폴 세귄 베르토_폴 아이즈 피리 로버트 메이플소프_제니퍼 스타인캠프 제임스 로젠퀴스트 등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념展

주최 / 전남도립미술관 협력 / 해남 대흥사_모빌리에 내셔널_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_서울역사박물관_서울공예박물관 부산시립미술관_리움_리만 머핀_국제갤러리_갤러리 바톤 이화익갤러리_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_(재)광주비엔날레

관람료 / 성인 5,000원 어린이,청소년,대학생,군인,예술인 3,000원 단체는 별도 문의 기타 자세한 사항은 ▶ 홈페이지 참고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추석당일 휴관 ▶ 전시관람 사전예약

전남도립미술관 Jeonnam Museum of Art 전남 광양시 광양읍 순광로 660 Tel. +82.(0)61.760.3242~3 artmuseum.jeonnam.go.kr @jeonnammuseumofart

모든 것이 흘러간다면 영원함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것을 손에 실제로 쥘 수 있을까. 인류는 끊임없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노력해왔고, 그 시도들이 모여 역사를 만들었다. 어떤 시대는 종교에서 답을 찾고자 했고, 또 어떤 시대는 과학에서 답을 찾았으며, 또 다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은 덧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리고 인간은 종국에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했다. 인간 이후의 삶이 있다고 믿는 종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흘러가는 인간의 시간 바깥에 영원함을 둘 것이냐, 이 영원함을 인간의 시간 안쪽으로 끌어들일 것이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역사는 후자를 선택함으로써 중세에서 근현대로 흘러왔다. ● 전남도립미술관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개최를 기념하며 꽃으로 표현되어 온 예술작품 속에서 낭만성을 찾아보고자 했다. 생성하고 소멸하는 삶의 표상인 꽃은 인간의 전 생애 속에서 다양한 의미를 가지며 시각예술로 표현되어 왔다. 한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언제나 꽃이 함께 했음을 살펴보는 이 전시에서 '낭만'을 읽어보고자 하는 것은 거대한 하나의 관념으로서의 총체성에서, 개별적인 삶의 구체성과 역동성으로 눈을 돌려보고자 하는 시도다. 다르게 말하면 삶이 계속해서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 변화에 매몰되지는 않고자 하는 것이다.

천경자_화혼_종이에 채색_39×59.5cm_1973 전남도립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소장품
정희승_Untitled #01, 장미가 장미는 장미인 것_ed.5 plus 2 ap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8×78cm_2016
송수민_Blooming Pattern_White Shadow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22
김상돈_불광동 토템-적,청,흑_잉크젯 프린트_ 120×80cm×3_2022(2012 인쇄) 프로젝트스페이스미음 소장
구성연_사탕시리즈, R.01+02_ed.4-5_라이트젯 2022C프린트_120×60cm×2_2013
박기원_대화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2
오딜롱 르동_무제_유채_105×85cm_20세기 전반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오딜롱 르동_무제_직조_100×83cm_1927 고블랭 공방 제작 /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가스통 두앵_앵무새들_직조_230×150cm_1929 사본느리 공방 제작 /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돔 로베르_수천개의 들꽃_직조_205×295cm_1962 오뷔송 아뜰리에,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샤를 르 브룅_사계_금실 직조_318×463cm_루이 14세 시기 고블랭공방 제작,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폴 세귄 베르토_여름_유채_81×60.5cm_1911~44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폴 세귄 베르토_여름_실크 직조_257×195cm_1911~44 고블랭공방 제작 /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로버트 메이플소프_난_ed.7-10_ 젤라틴 실버 프린트_60.96×50.8cm_1987 국제갤러리 소장 / copyright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제니퍼 스타인캠프_미래로부터_단채널 영상_가변설치_2023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제임스 로젠퀴스트_무제(장미)_합판, 캔버스에 유채_ 160.5×213.1cm_1984 리움미술관 소장 / copyright 2023 James Rosenquist, Inc. Licensed by VAGA at Artists Rights
클로드 모네_수련_양모 타피스트리_97×101cm_1913 사본느리공방 제작 /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클로드 모네_수련_양모 타피스트리_89×108cm_1913 사본느리공방 제작 / 모빌리에 나시오날 소장
십일면천수관음보살도_비단에 담채_154.3×72.9cm_19세기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179호 / 해남 대흥사 소장
준제관음보살도_비단에 담채_153.8×75cm_19세기 전라남도유형문화제 제179호 / 해남 대흥사 소장
자수모란도병풍_사직_187.5×37.5×13.5cm×10_19세기 말~20세기 전반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자수문자도병풍_사직_123.4×43.5×13cm×8_19세기 말~20세기 전반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자수 연꽃무늬 태사혜_사직_6×17×6cm×2_19세기 말~20세기 전반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꽃의 도상이 동시대까지 다양한 의미를 가지며 흘러온 것처럼, 낭만의 정의도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낭만(浪漫)은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꿈과 감정에 충실한 태도'라고 국어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물결 랑(浪)과 질펀할 만(漫)이 합쳐진 이 단어는 실제로 조선시대까지는 정처 없이 떠돈다거나 방탕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낭만이 국어사전 속 의미로 사용된 것은 1910년 이후의 일이다. 한편 서양에서 낭만주의(romanticism)는 앞선 시기의 계몽주의에 대한 반발로 일어났다. 계몽주의는 인류의 역사가 선적으로 흐르고 세계와 삶이 물질적‧정신적으로 무한히 진보를 이룬다고 확신했지만, 이윽고 사람들은 다시 개인의 내면에 집중하는 감성적인 인식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낭만의 역사는 하나의 가치가 영원히 옳은 것은 아님을 증명한다. 꽃은 '불멸(everlasting)'이나 '영원(absolute)'과는 극점에 있어 황폐하지 않고, 낭만은 그 사이에 자리한다. ● 인간의 삶을 닮으려는 예술이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삶과 사회를 하나의 명료한 관념으로 보지 않고,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개개인의 삶을 포착하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현재만이 영원하다. 오지 않은 미래에 현재를 저당 잡히지 않고 흘러가는 순간을 어떻게 의미화할 수 있을까. 낭만은 안정과 견고함의 지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를 견디는 불안함 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 척박한 시대에 색색의 꽃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이뤄진 도립미술관의 작은 정원 속을 거닐면서, 관람객 모두 자신만의 낭만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전남도립미술관

Vol.20230620d | 영원, 낭만, 꽃展

@ 우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