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전의 미술적 가능성_양혜경의 넋전 Possibilities of neokjeon Artistic_neokjeon of Yanghygyeong

양혜경展 / YANGHYGYEONG / 梁惠慶 / installation   2023_0728 ▶ 2023_0806

양혜경_넋대_한지_가변설치_2023

초대일시 / 2023_0730_일요일_07:00pm

기획 / 공간어쩌다보니

관람시간 / 11:00am~06:00pm

다다프로젝트 dada project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3 2층 Tel. +82.(0)507.1329.7061 blog.naver.com/soom_soop @dada.project_

신령한 한지, 미술적 확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 고맙습니다 ● 불현듯 잠에서 깼다. 새벽 1시 30분경, 카톡을 열어보니 전날 오후 12시 "저기가 아라카와강 하류죠" "야히로~" 오늘 오전 12시 17분 "네.. 오늘 집에 왔어요" 관동 대지진 아니 관동 대학살 아니지 관동 조선인 대학살, 100년(1923-2023). 일본 현지 행사를 잘 마치고 돌아왔는가 보다. 페이스북에 올린 양혜경의 일본에서의 현지 소감을 읽어보자. "기사가 나왔다. 고맙습니다. 일본인 도움 없이 어려울 것 같았던 일이... 잘 마무리 되었다. 일본 시민단체에서는 우리 행사에 비협조적이었다. 기독교 단체의 초청장을 받고...대사관에서는 경찰의 협조를 도와주는 것은 자기들이 할 수 있다했고...시청에는 함 목사님이 직접 가서 허가받았다. 일본에서 인정 안 하는 한국인 학살을 추모하는 일에... 일본에서 행사가 치뤄지기까지는... 많은 분의 노력과 수고가 있었다. 모두의 노력이 꽃을 피웠다. 고맙습니다."

양혜경_넋기_한지_가변설치_2023
양혜경_넋칼_한지_가변설치_2023
양혜경_지전_한지_가변설치_2023
양혜경_환생_한지_가변설치_2023

공간어쩌다보니 넋전 ● 시공간어쩌다보니라고 해야 했는데 작명 당시에 불현듯 어쩌다보니에 공간이라고만 붙였다. 때를 말하는 시時를 붙였다면 예술인 회사를 지향하는 이 집단이 상징하는 이미지를 좀 더 쉽게 알아차리지 않았을까? 망막한 우주 속에 떠 있는 달걀 한 판, 그리고 어쩌다보니는 과학이라고 맘대로 주장하는 뜻풀이, 어쩌다 태어나서 필연과 확률로 살아가는 사건과 선택에 대한 알아차림, 그리고 인공 덩어리 자체인 예술. 그 중 미술이란 정의로 양혜경의 넋전에 대한 전시를 정리하고 꾸미고 소개하는 순으로 통상하여야 하지만 여하튼 그러므로 이 일을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아직도 미술과 넋전에 과문한 관계로 이 일을 소개하고 꾸미고 정리하는 역순의 기획 방법을 택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본 전시는 그렇게 벌어져 관객을 맞이한 것이다.

양혜경_가면_한지_가변설치_2023
양혜경_넋당석_한지, 대나무_가변설치_2023
양혜경_원숭이_한지_가변설치_2023
양혜경_혼백단자_색한지_가변설치_2023

넋이 머무는 종이 ● 양혜경의 이야기로는 넋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사람이 죽어 넋이 흩어진다면 이 넋은 살아있을 적 사람에게 머무는 것이고 육체는 그 머무는 장소이자 넋이 존재하는 필요불가분한 조건이 아닐까 싶다. 또는 넋은 육신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믿었다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영'은 사람에게만 한정되어 쓰이는 '혼'과는 달리 사람과 자연 양쪽에 걸쳐 쓰이는 셈이다. (이하 생략) 넋은 사람이 살아 있을 동안에는 육신을 움직이는 삶의 원동력이었다가 죽고 나면 그 자체로서 존재하면서 끊임없이 인간세계와 생동적인 관계를 맺어나간다고 생각되었다."고 한다. 또한 "넋은 한 사람에 하나씩 기계적으로 할당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적어도 두 개 이상의 넋을 지닐 수 있다고 보았으며, 사람에 따라 넋의 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여겼다."

양혜경_오방신_색한지_가변설치_2023
양혜경_오방기_색한지_가변설치_2023
양혜경_신장_한지_가변설치_2023
김병주 & 양혜경 인터뷰_공간어쩌다보니에 설치, 반복재생_2023

이렇게 살아 있는 사람의 육신에 깃들어 생명을 지탱해 준다고 믿는 이 기운의 장소로서 종이는 즉 넋전은 사람의 육체를 대신한다고 볼 수 있겠다. 우리는 이 머무는 장소로서의 종이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종이가 가지는 신령함. 그것은 태워서 사라지는 가벼움과 간편함. 그리고 불과 공기, 습기, 기체를 시각화하는 연기와 하양에서 검정으로 단숨에 바뀌는 색감과 부피의 소멸과 축소 같은 일련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재료. 여하튼 하양 종이에 빛이 부딪히면서 뿜어내는 질감과 색감은 넋이 깃들기에 적합한 장소일 뿐 아니라 이 모든 것을 미술의 재료로 특히 종이 자체에서 내 뿜는 신령함 자체를 재료로써 관심을 가져 보았다.

모순적 등가성 ● 여기서 다시 미술을 생각해 본다. 너무나도 넓고 다양한 해석을 두 글자로 압축시키는 단어이기에 다소 부족하고 모호한 표현이다. 아마도 한국적인 상황에서의 미술이란 용어의 사용은 다시 거슬러 올라 살펴보아야겠지만 여하튼 뜻이 머무는 육체로서의 두 글자는 부족하고 좁은 반면에 모든 내용을 허용하는 넓음의 이중성이 내포되어 있으며 인공적인 생물에 가깝다. 모순적 등가성 矛盾的 等價性. 인공적인데 생물이라니? 또한 재산의 영역으로 유통되는 환급성과 상품성이 추가된다면 미술의 존재는 현재의 양상으로는 미술품 밖의 영역에 의하여 규정되어 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술품을 규정짓는 미술 밖 생물들의 움직임과 투쟁 즉 겨루어 가려보아 재화財貨와 의미意味를 창출하는 일. 주체와 객체의 혼돈과 상실 아마도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처럼 확신과 불안이 차고 넘치는 영력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미술의 확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생산자라고 하기에도 무언가 부족한 그 무엇을 중심으로 이 프로젝트는 연이어 가볼 요량이다. ■ 배인석

Vol.20230728h | 양혜경展 / YANGHYGYEONG / 梁惠慶 / installation

@ 우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