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시선

A Glimpse of Our Time展   2023_0816 ▶ 2023_1022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박혜수_송승은_양승원_유용선 이지연_정고요나_정아람_함미나

관람료 / 성인 5,000원 / 학생(중학생~대학원생) 4,000원 우대 3,000원(만 65세 이상,어린이,장애인,국가유공자,군인 포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KUMHO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삼청로 18(사간동 78번지) Tel. +82.(0)2.720.5114 www.kumhomuseum.com @kumhomuseumofart

금호미술관 기획전 『다중시선 A Glimpse of Our Time』은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현대 문명의 징후에 주목하여 시각예술을 통해 동시대 감각과 정서를 탐구하려는 시도로서 마련되었다. 기술의 발전이 고도화되면서 현대 도시의 생활은 나날이 편리해지고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특히 근래 사회의 많은 영역이 급격하게 디지털화됨에 따라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방식도 크게 변하였다.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의 사용 시간과 모바일을 통한 소비 지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플랫폼 경제가 점차 확대되어 쇼핑, 영상시청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깊숙이 스며듦에 따라 현재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비대면 시스템에 의지하게 되었다. 가상공간에서 서로 다른 개인들을 연결해주는 소셜 미디어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소통하고 정보공유를 할 수 있도록 하며 개인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와 같이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사회 연결망을 확대하고 빠른 정보의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한편, 직접적인 상호작용의 기회를 차단하여 심화된 개인주의를 촉발한다. 초연결시대는 우리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문명의 혜택을 경험하게 하지만 고립으로 오는 단절감, 만성적인 외로움, 심리적 불안 등 사회 구조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식과 감정의 변화를 초래한다. 전시는 이러한 역동적인 흐름 속 현대 문명이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과 더불어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 존재의 영역에 함께 주목하여 동시대 정서를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 전시에 참여하는 박혜수, 송승은, 양승원, 유용선, 이지연, 정고요나, 정아람, 함미나 등 국내 작가 8인은 이처럼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주변을 첨예하게 관찰하고 대도시 속 개인과 공동체 삶의 속성에 대해 고찰하여 각자의 고유한 시각적 언어로 제시한다. 항상 분주하게 움직이고 쉼 없이 흘러가는 도시의 과열된 삶 속에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오늘날, 이번 전시가 지금의 모습을 반추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현 시대를 바라보고 사유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 이민영

박혜수_다중시선展_금호미술관_2023

박혜수는 공동체와 개인의 삶 속 갈등,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주제로 하여 영상, 설치, 퍼포먼스, 출판물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구성한다. 그의 작업은 주로 공개 모집이나 설문을 통해 익명의 대중으로부터 장기간 수집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작가는 '사랑과 실연'을 소재로 한 프로젝트 "굿바이 투 러브"(2013~2022)를 진행하며 일련의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획일화된 사회 시스템 안에서 잊혀가는 개인의 삶의 영역과 가치를 다루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은둔형 외톨이'에 주목하여 현대인의 고독에 대해 이야기한다. 2022년 개인전에서 이를 주제로 진행한 두 차례의 워크숍 「토론극장: 우리_들」 9-10막을 기록한 영상은 우리 사회의 집단성이 만들어내는 상처에 대한 진단과 인식의 과정을 담는다. 설치 작업 「얇은 방」(2023)은 관객이 닫힌 공간에서 타인의 사랑 이야기를 엿보게끔 유도하여 혼자이고 싶으면서도 세상과 연결되길 희망하는 태도를 나타낸다. 10년간 진행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발간한 동명의 잡문집 『굿바이 투 러브』(2023)를 작품 내부에 비치하여 프로젝트 전체의 과정을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송승은_다중시선展_금호미술관_2023

송승은은 경계가 흐릿한 형태와 연속성이 결여된 서사구조를 통해 우리 삶 속 여러 상황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감정의 충돌을 회화에 담아낸다. 작가는 가상의 인물과 평소에 쉽게 접하는 사물을 곁에 그려 넣음으로써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자아낸다. 느슨하고 과감한 묘사는 사물인 듯, 사람인 듯 윤곽이 모호한 형체를 보이며 어슴푸레한 배경인 공간 속에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작업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 본연의 갈등이나 감정을 응축하며 자신이 경험한 실망감, 아쉬움 등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상태를 포착한다.

양승원_다중시선展_금호미술관_2023

양승원은 직접 촬영하거나 조작한 디지털 이미지를 통해 실재와 모조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우리의 인식을 비트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러한 형식을 통해 피사체의 사실적 기록이라는 사진의 고전적 기능에 대해 질문하는 동시에 현대사회에서 발견되는 여러 허구적 특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전시에는 폐광산을 개발하여 조성한 테마파크 속 인공적인 자연의 현장을 촬영한 「금이돌이돌이금이」(2018) 연작과, 3D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구축한 가상의 공간에 촬영한 사진을 덧붙여 조작한 「Overwrite」(2022) 연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모조된 허구의 장소들을 어디에서 본 듯한 익숙한 장면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현대사회의 지리적 환경과 물질의 본질이 왜곡되고, 실재와 허구가 혼재하는 시대적 현상을 담아낸다.

유용선_다중시선展_금호미술관_2023

유용선은 유명 브랜드의 로고와 패턴을 차용하여 다양한 식료품과 생활용품, 의류에 접목한 오브제를 경쾌한 화법으로 묘사한다. 그의 작업에는 대중 매체에서 풍족한 삶의 표상으로 여겨지는 소비재가 자주 등장하는데, 화면에 과도하게 집결된 오브제들은 물질적인 충만함 속에서도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길 원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소유할 수 없는 허무함을 나타낸다. 작품 속 고가의 시계, 옷, 자동차 등은 사회적 권위와 부의 지표로 규정되며, 작가는 이러한 현재의 소비문화가 유발하는 이질감이나 해소되지 않는 욕망 등을 요리 재료를 다루듯 하나의 화면 안에 버무려 현대사회 속 개인의 복합적인 심리를 표현한다.

이지연_다중시선展_금호미술관_2023

이지연은 미시적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거시 세계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관심을 가져 왔다. 작가는 사진 콜라주,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면서 익숙한 풍경과 사물을 새로운 형태로 변형시킨 작업을 통해 현실 이면에 존재하는 비가시적인 규칙과 패턴을 드러내는 방법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은행의 협조로 제공받은 폐기된 화폐 지설물을 직접 손으로 엮어 제작한 설치 작업 「네트워크」(2018, 2023)를 선보인다. 형태가 해체되어 본래의 기능을 잃은 화폐는 예술적 재료로 탈바꿈함으로써 생명력을 얻는다. 이는 오늘날 화폐의 물리적인 기능이 추상적인 가치로 전도되는 흐름 속에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자본의 유동적이고 순환적인 가치를 제시한다.

정고요나_다중시선展_금호미술관_2023

정고요나는 온라인에서 수많은 개인이 서로의 일상을 활발히 공유하고 관찰하는 현상에 주목하여, 소셜미디어에서 채집한 사진을 소재로 한 회화 작업을 통해 동시대 정서를 시각화한다. 그의 작업에서는 주로 자기 자신을 촬영한 '셀피'나 의도를 가리고 상황을 연출한 '간접셀피'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을 브랜드화 하고 타인에게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은 현대인의 욕망을 드러낸다. 빠르게 확산되었다가 이내 휘발되는 온라인상의 이미지들을 작품에 끌어들이는 방식은 작가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지금의 사회상을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정아람_다중시선展_금호미술관_2023

정아람은 분산된 주체들 사이를 교차하는 대안적인 퍼포먼스 생산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플랫폼 배달 라이더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관심 연습"(2022)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영상 설치 작업 「관심 연습: 공동의 시선」은 각각의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하는 동안 일어나는 시선의 움직임을 웨어러블 기기로 기록하여 시각화한 것이다. 관객은 화면 속 라이더의 시선을 따라가는 공동체적 감각을 통해 비가시화된 노동의 움직임을 발견하는 동시에 생산성과 효율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개인의 살아있는 신체활동 그 자체를 인식한다. 「관심 연습: 일의 세계」는 일과 노동에 대한 3가지('노동 재해', '노동 가치', '노동 감정') 묘사 체계들을 제시하여 현재 주어진 일과 노동의 세계를 개념적으로 재구성한다.

함미나_다중시선展_금호미술관_2023

함미나는 자신의 기억에 잔존하는 인물들을 작업에 투영한다. 유년시절 바다 가까이에 살았던 작가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러시아 선원의 아이들의 모습이나 자신이 겪은 험난한 사건을 참조한다. 시간이 흘러도 강하게 남아 있는 어릴 적 기억들은 그의 작업에서 회색빛의 차가운 얼굴을 한 인물이나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아이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감정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발로되는 잠재적인 트라우마를 복기하는 행위인 동시에 감정의 내상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이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누구나 갖고 있을 마음의 상처를 함께 이겨내고자 하는 상호간의 연대를 제시한다. ■ 금호미술관

Vol.20230816e | 다중시선 A Glimpse of Our Time展

@ 우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