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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제주특별자치도_제주문화예술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버금 갤러리 Burgeum Gallery 제주도 서귀포시 일주동로 8167-2 Tel. +82.(0)64.733.0593
바람 곶- 물, 길展 ● 제주의 풍경 그곳에서 만나고 느꼈던 것들을 캔버스 안으로 끌어와 뒤엉킨 공간으로 마주한다. 바람의 길 위에 소리를 질감으로 표현하기도, 대지의 일렁임을 묘사하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마주하고 같이 숨 쉬고 걷고 뛸 수 있게 해주는 이 땅에 감사를 드리는 마음을 담아 보고자 했다. 풀과 꽃이 눈에 들어온다. 엉겅퀴들과 이름 모를 것들이 언제 이곳에 터를 잡았는지. 바다의 해풍에도 아랑곳 않고 푸름을 유지하며 잎들 마다 저마다의 향을 품으며 올라타고 올라탄다. 가끔 꽃을 품고 열매를 보는 것들이라도 눈에 들어온다 치면 가던 걸음 멈춰 서성여본다. 나의 눈으로는 이 척박하기만 할 것 같은 돌 틈으로 흙을 뿌리로 잡아 놓아주지 않는 이것들이 대단하고 신기하기만 하다. 이곳에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너나할 것 없이 왈츠에 몸을 맡긴 듯 서로의 몸을 비비며 내는 소리로 음계에 올라타 합주 하듯 들리기도 한다. 이때는 내 몸뚱어리 휘~이 감는 바람에 몸 둘 바 모르지만.
아버지가 가꾸는 정원 또한 작업에 귀한 재료로 나에게 매력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한평생 제주살이의 고단함에 쉴 법도 한데 흙을 만지던 몸을 이끌어 또 다시 마당 앞을 가꾸며 저 좋아라 하는 꽃이며 풀들이며 나무를 심고 흔들고 바라보며 또 허리를 구부리신다. 뭐 그리 좋은 물건을 발견했는지 요리보고 조리보고 하는 그런 모습에서 놀이터를 만난 마냥 아이의 모습을 닮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얘기해주는 꽃이며 나무 이야기에 귀동냥으로 어설피 올라타 작업에 넣어 보기도 한다. 3 살배기 아이와 같이 걷는 길은 그 맛이 있다.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온갖 것에 눈과 코와 귀와 손을 대는 아이의 왕성한 호기심으로 사물들을 들여다보는 것들을 지켜보다 저절로 그 옆에서 쪼그려 바라보게 된다. 별거 아닌 돌도 모래도 풀도 꽃도 곤충들이 날아가는 모습도 비행하는 것들도 물웅덩이도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 아이와 있으면 보물처럼 보인다.
이렇듯 나의 최근 작업의 주제이면서 모티브가 되고 있는 바람, 충돌, 길, 그리고 그 안에 제주라는 지역이 갖는 특징, 그리고 아버지가 된 나에 대하여 작업에 담아보려고 하고 있다. 제주의 자연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보며 자란 채화 된 기억이 나이 40이 다되어 가는 나에게 좋은 재료가 되어 다가온다. 터질 듯 폭파되듯 한 울림을 묘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품 안에 '숭고함-비장미'(작가는 숭고미를 '인간이 어찌하지 못하는 순간에 나오는 감정 또는 그 힘을 멀리서 바라봤을 때 느끼는 것 ' 이라 알고 있기에 이 또한 3인칭 시점에서 대자연이 인간에게 집행하는 하나의 폭력적 행위와 미적 아름다움의 경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작품 안에서 마주 할 수 있는 작업들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예쁘고 경치 좋고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닌 매섭고 거친 일렁임 속에 삶과 마주하는 풍경이 오히려 삶과 작업이 연관되어 와 닿는 지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격동적이며 때로는 차분하기도 한 흐름 속 온도와 습도를 채워 나가며 바람의 길 위에 소리를, 그 길 위에 마주했던 사물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표현하며 '길' 연작이 만들어 보고 있다. 그렇게 그 곳에서 느꼈던 것들에 대한 환희와 해학, 불안과 초조함에서 나와 뒤엉켜 잉여로 남겨졌던 것들을 첩첩이 쌓는 과정에서 작가 스스로가 정재하고 '환기' 해 나가는 것들을 담아보려 한다. ■ 고경남
Vol.20231002a | 고경남展 / KOKYUNGNAM / 高炅男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