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예울마루 창작스튜디오 4기 입주작가전

구남콜렉티브(구혜영×김영남)_백수연_임영기展   2023_1031 ▶ 2023_1224 / 월요일 휴관

오픈스튜디오 / 2023_1110 ▶ 2023_1112

작가×평론가 대화 in 장도 스튜디오 구남콜렉티브×홍경한(&라이브 퍼포먼스) / 2023_1112_일요일_01:00pm 임영기×최연하 / 2023_1112_일요일_04:00pm

작가×해금 연주자 라이브 퍼포먼스 in 7층 전시실 백수연×오정무 / 2023_1111_토요일_05:00pm

관람료 / 3,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GS칼텍스 예울마루 GS CALTEX YEULMARU 전남 여수시 예울마루로 100 7층 전시실 Tel. +82.1544.7669 www.yeulmaru.org

임영기 ● 동이 트기도 전인 이른 새벽, 임영기 작가는 언제나 그러하듯이 카메라를 들고 스튜디오 밖을 나왔을 것이다.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첫날부터 고행과도 같았을 그의 작업 행위는 오롯이 작가 자신을 위한 것으로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기록이다. ● 작가는 자신을 중심으로 둘러싼 모든 것에 공감과 연민의 감정을 이입한다. 이러한 감정의 결과물이 사진이다. 장도를 담아낸 그의 사진을 보면 작가의 시선을 쉬이 파악할 수 있다. 그가 머물러 있던 시간 동안 작가는 급격하게 변해가는 장도의 자연을 보면서 때로 애정을 담아, 때로는 안타까움을 담아 한 컷, 한 컷 집요한 시선으로 그것을 포착하였다.

임영기_진섬다리1_캔버스에 C 프린트_80.3×116.8cm_2023

임영기 작가에게 있어 관계, 즉 인연은 인생을 관통하는 단어이다. 카메라와의 인연이 그러했고, 장도와의 인연이 또한 그러하다. 장도에 머물면서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렌즈로 담아내는 것은 그들과의 인연을 기록함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관계 지향적인 작가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를 피사체로 담아낸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드러내는 것과 다름없다. 작가의 말에 따른 '우연적 필연성'에 의한 선택은 마음의 움직임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그의 마음씀이 없었다면 오늘의 작업도 없었을 것이다. ● 사진은 카메라 렌즈의 오차 없는 광학 원리 작동에 대한 결과물이다. 허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사진이 렌즈에 담기기 전, 피사체에 대한 복잡다단 혹은 애정 어린 작가의 감정이다. 임영기 작가의 시선에 우리의 시선을 투영해 작품을 감상한다면, 어느새 마음 한 켠에 그의 작업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백수연_a q u a_장도바위들, 프로젝터 맵핑_가변설치, 00:16:32_2023

백수연 - 달랑 우체국 택배 박스 3개 ● 백수연 작가가 장도 창작스튜디오에서 10개월간 머물기 위해 가지고 온 짐의 양이다. 이것이 단편적으로 밝혀주듯이 작가는 세상과 일정 부분 단절된 삶을 살아왔다. 집중이 필요한 곳에 열과 성을 다하지만, 그렇지 않을 시에는 무관심에 가까운 관조적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떠도는 행위에 최적화된 작가는 어느 곳에나 정착할 수 있고 또 어느 곳에서든지 떠날 수 있다. ● 장도에서 머묾은 작가에게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그동안의 작업은 아티스트로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대중에게 보여 줌으로써 그 의의가 있었다면, 장도에서 만난 자연은 모든 것을 비우고 내버려 두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내버려 두기'는 허무주의적 관점이 아니다. 어떠한 인위적 가감이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다. 사실 대자연 앞에 인간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는가. 단편적인 예로 달이 차고 기움에 진섬 다리가 잠기고 드러나길 반복한다. 바닷물을 옮기는 에너지를 수학적으로 계산한다면 어마어마한 양이 나올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대자연에 자신을 내던져 파도의 일부로, 바위의 일부로, 자연, 즉 장도와 하나가 되어가는 여정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역설적이게도 장도에서 일어난 작가의 모든 행위 자체가 백수연 작가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작가는 예술의 근원이자 삶의 근원을 찾고자 스스로 자연과 합일시킨다. 비웠더니 채워졌다. 이제 다시 비울 차례이다. 앞으로 이어질 백수연 작가의 작업을 위해 장도에서의 시간을 기억하되, 비우길 바란다.

구남콜렉티브_인생글씨_단채널 영상, 사운드_가변설치_2023

구남콜렉티브 ● 육지와 섬 사이에 바다는 둘을 경계 짓는 명확한 지표이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자면 장도는 그 경계가 모호하다. 진섬다리가 잠기고 드러남에 따라 육지가 되기도, 섬이 되기도 한다. 경계는 구남콜렉티브 작업의 핵심 주제이다. 그들의 작업은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넘나들고 작품의 소재 또한 다양하다. 마치 예술적 경계는 무의미하다는 듯이 작업을 하고 있음에도 그들은 경계를 말한다. 장도와 닮아있다. ● 세상은 너무 많은 경계들로 넘쳐나고 있다. 인종, 종교, 국가, 성, 나이 등 나와 너를 가르는 기준의 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이와 같은 현상의 이유는 구분을 지음으로써 나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구남콜렉티브는 이러한 영역에서 영리한 작업을 추구한다. 3자의 관점에서 양자를 이해하려 한다. ● 이번 전시에서 구남콜렉티브는 기존 작업과 맥락은 같게 두되, 소재는 확장하였다. 연기, 공연, 회화, 영상에 이르는 장르적 다양성으로 시청각적 구성을 완성하였다. 대표작 Acting Practice는 현실과 재현 사이에 존재하는 틈을 우리에게 선보인다. 영상 속 행위자의 연기와 그것을 시청하는 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일정한 시간 혹은 공간은 우리에게 존재론적 의구심을 갖게 한다. 한편, 장도와 어울려 만들어 낸 영상 작업은 자연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드러낸다. 예술적 행위를 통해 자연에 동화되고 그것을 이해하려는 몸짓은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 모두의 삶이 그러하듯이 구남콜렉티브의 장도에서의 삶도 모호한 경계 속이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현실을 버텨내는 예술가의 삶이 쉽지는 않으니 말이다. 애초에 세상에는 명확한 경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유연한 태도로 예술을 바라보고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 김해진

Vol.20231029a | GS칼텍스 예울마루 창작스튜디오 4기 입주작가전展

@ 통의동 보안여관